(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올해 들어 국내 조선업계가 완연한 회복세를 띄며, 극심한 발주난에 시달렸던 지난해와는 달리 정반대의 행보를 걷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는 여전히 유가 변동이라는 변수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업황 회복을 논하기 이르다고 보면서도 하반기 실적 반등을 조심스레 점치는 분위기다.
6일 영국 조선해운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는 상반기 세계 조선시장에서 283만CGT(가치환산톤수)를 수주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84만CGT와 비교해 3.4배 가량 증가한 수치로, 점유율 역시 12%에서 30.9%로 껑충 뛰었다.
특히 세계 조선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중국(290만CGT)을 턱 밑까지 쫓으며 지난해와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업체별로 보더라도 실적 회복세가 완연함을 알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상반기동안 선박 72척을 수주, 총 42억 달러의 수주고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올해 수주목표인 75억 달러의 56%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올해 실적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삼성중공업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수주금액이 높은 해양플랜트 2척을 포함해 총 13척, 48억 달러의 수주고를 기록했다. 올해 수주목표가 65억 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선3사 중 가장 유리한 고지에 올라있는 상태다.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대우조선은 현재 7척, 7억7000만 달러의 수주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수주목표 55억 달러에 비해서는 초라한 성적이지만 수주 잔량 면에서는 가장 많은 626만CGT를 보유하고 있어 여전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다만 최근 저유가 추세와 함께 일련의 수주 낭보가 당장의 조선소 일감 증가로 이어지지는 못한다는 점에서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 유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회복세에 접어든 해양플랜트 발주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유가 하락이 선가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업체들의 경우 선가 상승을 통한 수익성 확보를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조선사들이 수주를 하더라도 선박 건조에 들어가기까지는 최소 8~9개월 가까운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도 현대중공업의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사례와 같이 체감 경기의 어려움이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손서연 산업기술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세계 수주량이 개선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수주량도 증가하나 본격 회복 수준에는 미흡하다"며 "높은 증가율은 전년 수주절벽의 기저효과에 기인하며 국내 업황 본격 회복시기는 선박 공급과잉 해소와 산업재편이 어느 정도 이뤄지는 2018년 이후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각 업체들마다 향후 추가 수주를 기대할 수 있는 호재들이 남아있어, 하반기 상승 기대감은 여전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현대중공업은 LNG운반선 12척, LPG운반선 6척 등 총 18척, 27억달러 규모의 건조의향서·옵션을 확보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은 계약이 유력시됐던 셔틀탱커 2척을 지난 3일 수주한 데 이어 향후 15억 달러 규모의 대형 화물선 12척 수주계약을 조율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 역시 지난 2월 건조의향서를 체결했던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1척의 본 계약을 앞뒀으며, 현대상선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5척 발주 건과 관련한 본 계약도 조만간 확정지을 예정이라 하반기 실적 증가가 기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대형유조선, LNG선 등을 중심으로 수주 관련 문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 올해 수주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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