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2015년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관세청이 호텔롯데에 의도적으로 낮은 점수를 매겨 탈락시킨 것으로 드러나 업계 전반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감사원은 검찰에 관세청에 대한 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와 관세청 관계자가 공모했는지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관세청은 2015년 7월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으로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를 선정했다. 감사결과 이 과정에서 관세청이 3개 계량항목 평가점수를 부당하게 산정해 심사위원들에게 제공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정당한 점수보다 240점 많게, 호텔롯데의 점수는 190점 적게 계산됐다.
당시 호텔롯데와 한화갤러리아의 희비가 엇갈렸다. 순위가 바뀌면서 한화갤러리아가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다. 11월 특허 심사에서도 호텔롯데는 면세점 특허권 도전에 실패했다.
관세청이 롯데월드타워점 특허심사에서 2개 계량항목 평가점수를 부당하게 산정해 심사위원에 제공하는 바람에 호텔롯데는 정당한 점수보다 191점을 적게 받고, 두산은 48점을 적게 받아 두산이 특허권을 따냈다.
관세청은 계량항목 수치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평가점수를 잘못 부여함으로써 호텔롯데의 총점을 낮췄으며, ‘시내면세점 시장의 독과점 구조를 해소해야 하니 고려해달라’는 공정위 공문을 심사위원장이 직접 고지하며 호텔롯데에 불리한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3차 면세점 대전도 문제가 됐다. 관세청은 지난해 4월 서울 시내면세점 4개를 추가 설치하면서 매장당 적정 외국인 구매 고객 수 등의 기초자료를 왜곡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에 청와대 경제수석실과 기획재정부가 나서면서 실제로 필요한 면세점보다 많은 신규면세점이 생겨난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4곳으로 현대백화점면세점, 신세계DF, 호텔롯데, 탑시티면세점이 선정됐다. 이 가운데 롯데월드타워점은 이미 영업을 시작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이르면 올 연말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안그래도 힘든데...”…면세업계 이중고 파장 예상
면세점 비리 의혹이 드러나 업계에 파장이 불고 있는 가운데 현재 면세점이 매우 어려운 환경에 있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사드 보복 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면세점 매출이 뚝 떨어진 상황에서 일부 면세점들은 적자에 허덕이고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이번 감사결과가 당장 운영중인 면세점이나 향후 사업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다만 이런 상황에 향후 업계 전반적으로 강도높은 후속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업계는 검찰 수사 결과 등에 따라 면세점 선정 과정과 관세청의 역할에 대해 구체적인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적으로는 최근 1∼2년간 급격히 늘어난 면세점 특허가 조정되는 흐름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익명의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특허 발급과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비리 문제가 현실로 드러난 만큼 관세청이 면세점 특허 발급을 좌지우지하는 방식의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힘든 상황에 이번 문제로 업계가 한번 더 신경이 곤두서야 하는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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