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정부가 내년부터 복합쇼핑몰도 대형마트처럼 영업 제한 대상에 포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골목상권 침해 여부를 놓고 관련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청와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통해 2018년부터 복합쇼핑몰도 대형마트 수준의 영업제한을 추진 중이다. 현재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시행하고 있는 오전 10시~자정시간 이외 영업 금지와 월 2회 의무 휴업이 복합쇼핑몰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이 추진되면 롯데월드타워·신세계스타필드·현대아이파크몰·코엑스몰·타임스퀘어 등은 월 2회 문을 닫아야 한다. 그렇게되면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타격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복합쇼핑몰은 주말에 방문객이 더 몰리는데 문을 닫게되면 임대료를 내고 입점한 업체들도 영업을 중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복합쇼핑몰의 의무 휴업 이야기는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그동안 정부는 대형 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침투를 막고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 정책 대안을 내놨다. 최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유통규제법안에 중점을 두면서 업계는 각자 나름대로 골목상권과의 상생방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복합쇼핑몰 규제, 골목상권 매출 증가와 무관
그러나 복합쇼핑몰의 규제현안에 관해서는 정답은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대형업체의 입점이 주변 골목상권과 상인과의 갈등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무조건적인 휴무가 서로간의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복합쇼핑몰을 운영하는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대형마트 의무 휴업으로 인해 전통시장의 매출이 늘었다는 객관적 평가가 보여진 곳은 없다”며 “복합쇼핑몰의 영업을 법적으로 막는다고 골목상권 보호라는 목표가 실현될 순 없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업계의 말대로 대형마트의 휴업으로 전통시장을 찾는 소비자가 느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5년 동안 대형마트를 규제한 결과, 오히려 중소상인 매출이 12.9%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가지 고려해야 할 점으로는 현재 복합쇼핑몰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어느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냐는 것이다.
요즘 소비자들의 소비행태는 단순비 소비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단순히 소비재를 구매하기 위해 쇼핑몰을 방문하는 것이 아닌, 외식과 문화생활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을 찾고 있다.
가족나들이, 커플 데이트 등 한정된 공간에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효율적인 소비를 하는 몰링족의 개념인 것이다. 여기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지역의 복합쇼핑몰의 경우 자칫 잘못하면 의무 휴업으로 인해 관광객들이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많은 지역에 위치한 쇼핑몰의 경우 의무휴업이 진행됐을 시 매출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무엇보다 방한한 관광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부분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관광객들이 실망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모두 복합쇼핑몰을 포함한 대규모 점포 출점 계획을 갖고 있다”며 “규제 방침이 확정되면서 향후 입법·정부 방침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다만 복합쇼핑몰 등장으로 인근 소상공인과의 갈등이 점화되고 있는 경우도 비일비재해 복합쇼핑몰의 의무휴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복합쇼핑몰 주변 중소유통업자와 소상공인 400명을 대상 ‘복합쇼핑몰 진출 관련 주변상권 영향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결과 중소유통업자 및 소상공인의 66.3%는 복합쇼핑몰 진출로 점포경영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복합쇼핑몰 진출 전과 대비한 월평균 매출액과 1일 평균 고객 수 모두 급감했다. 수원의 경우 복합쇼핑몰 진출 3년 후 월 매출액은 진출전과 비교 시 29.1%, 1일당 고객 수는 38.2% 감소했다.
복합쇼핑몰 진출에 대해 인근점포 45.2%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답했다. 그들은 ‘휴업·폐업 고려’도 10.3%로 나타나 과반수 이상이(55.5%) 자체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에 복합쇼핑몰 관련 지역상권 보호 조치 방안으로는 ‘대형마트 수준과 동일하게 의무휴무일 지정·영업시간 제한 적용 확대’(22.0%)를 가장 많이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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