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신세계그룹이 지난 7월 초 편의점 ‘위드미’를 ‘이마트24’ 로 야심차게 리브랜딩 했지만, 본격적인 출범 작업은 주춤하는 분위기다. 아직까지 새로 출점한 점포만 이마트24 간판을 달고 운영중일 뿐, 기존의 편의점들은 상호를 변경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30일 이마트24에 따르면 위드미 본점과 스타필드코엑스몰 내 1,2,3호점과, 스타필드고양 내 6개의 편의점만이 이마트24 상호를 달았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편의점 2247개(7월 말 기준) 중 대부분이 위드미 상호로 운영중인 셈이다.
지난달 말 신세계측은 순차적으로 이마트24 간판을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교체 시기와 점주들의 의견에 대해 자세한 설명 없이 “8월 초부터 순차적으로 간판 변경을 진행할 것”이라는 간단 명료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아직까지 본사와 점주들간에 간판 교체 동의·시기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24는 현재 순차적 진행을 밝힌 만큼, 가맹점주 설득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마트24 측은 9월 말까지 점주들의 동의를 거쳐 이후 순차적으로 간판 교체 작업이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편의점24를 운영하는 가맹점주들의 이같은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눈치였다.
<시사오늘> 취재진이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한 이마트24 관계자에게 위드미 리브랜딩 과정에 대해 묻자 “잘 모른다. 간판 바꾼다는 얘기는 있더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신세계가 지난 8월부터 본격적으로 이마트24로의 영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야심찬 계획을 밝힌 것과 달리, 실제 현장에선 전혀 다른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일각에선 브랜드 교체를 공식 발표한지 한달이 훌쩍 넘도록 제자리 걸음인 이유에 대해 '점주와의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었다. 또 본격적으로 간판이 교체된다해도 여러가지 잡음이 출연할 것으로 예상했다.
간판 교체 시기 등에 대해 본사와 가맹점 간에 소통이 이뤄지지 않으면 향후 점포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편의점의 상호를 변경하는 과정에서도 점주와의 갈등이 불가피 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실제로 국내 주요 편의점인 CU와 GS25 역시 과거 상호를 교체하던 과정에서 점주들의 간판교체 거부 반발이 일어난 바 있다.
신세계 역시 모든 점주들이 간판교체에 동의한다는 보장 없이는 일부 가맹점과의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애초에 이마트24 리브랜딩에 관한 자세한 설명과 과정을 공유하지 않은 시점에서 점주들의 심기가 불편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마트24를 운영중인 한 가맹점주는 “위드미가 이마트24로 바뀐다는 공고는 봤으나 본사로부터 자세한 이야기에 대해 듣지 못했다”며 “정작 운영점주는 상호를 바꾸는 과정에서 본사로부터 어떤 얘기도 들은 것도 없는데 언론 보도나 편의점을 방문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그런 얘기를 들어야 했다”는 심경을 전했다.
이런 상황에 이마트24가 계획했던 대로 리브랜딩 효과를 제대로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간판교체 시기가 길어질수록 기존에 기대했던 브랜드 파워 효과 역시 미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관련업계는 ‘이마트’라는 국내 브랜드 파워 2위를 내세워 편의점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이 올해 안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신세계가 유통채널을 확대하고 이마트를 내세워 편의점 리브랜딩까지 거쳐 사업을 키우려는 목적이지만 시기적으로 섣부른 점도 있다”며 “1차적으로 점주와의 소통을 거쳐 간판을 바꾼다 해도 대형마트의 이미지 때문에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서도 피해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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