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노무현처럼´ 반전을 이룰 수 있을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결국 홀로 남았다. 바른정당의 국회의원 9명이 6일 탈당하면서, 바른정당은 교섭단체 지위를 잃었다. 기시감이 있다. 3당 합당 당시 합류를 거부하며 만들어진 일명 '꼬마민주당'이다. 꼬마민주당은 정당으로선 실패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출했다. 작아진 바른정당에 남은 대권주자, 유승민 의원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잠깐 시계를 과거로 돌려보자. 1990년 2월 15일, 민주정의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 3당은 전격 합당하면서 민주자유당을 만든다. 그 중심엔 통일민주당을 이끌던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있었다.
그런데 당시 이기택 전 의원을 비롯해, 김정길, 박찬종, 이철 등은 ‘명분이 없는 합당’, ‘야합’이라고 이를 비판하면서 잔류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여기 속해 있었다. 통일민주당의 잔류파와, 무소속으로 있던 정치인들이모여서 ‘민주당’이 출범했는데, 그 숫자가 적다 보니 ‘꼬마민주당’이라고 불렸다.
꼬마민주당은 나름의 명분이 있었지만 세를 확장하는 데 실패했고, 결국 야권통합의 목소리가 커지자 약 1년여 만인 1991년 9월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신민주연합당과 합당하면서 사실상 그 짧은 역사를 마감했다.
이후, DJ가 국민회의를 창당하면서 민주당은 또 한 차례 갈라서게 되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 당시에도 잔류했었으나 나중에 결국 잔류파가 신한국당에 흡수될 때 DJ와 함께하게 된다.
그리고 2017년 현재, 바른정당은 둘로 쪼개졌다. 꼬마민주당처럼, 거대 정당으로 떠난 이들 뒤에 소수의 잔류파가 남았다. 그 구심점은 유승민 의원이다.
지난 대선을 거치며 보수진영 대권 후보 대열에 이름이 올린 있는 유 의원이지만, 주변을 다지는 데 실패했다. 정치 베테랑들로 이뤄진 ‘스타정당’ 바른정당을 통합하는 데 실패한 셈이다. 통합파의 탈당이 결정되자 유 의원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중이다. 일각에선 동정론도 일고 있지만, 고립을 자초한 것이 아니냐는 날선 지적도 있다.
시시비비는 차치하더라도, 당장 유 의원의 처한 입장이 최악인 것은 확실하다. 한국당과의 통합을 주장하던 이들이 행동에 옮기면서 의석은 11개로 줄어들었다. 그나마도 추가 탈당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과거 꼬마민주당에 있었던 이철 전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지난 2014년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우리에게 명분이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마지막까지 민주화의 주역으로서의 자존심이 있었다. 그러나 할 수 있는 것이 적었다. 사람도, 그 밖의 모든 것들이 너무 부족했다.”고 회고했다.
한국당의 한 당직자는 7일 “지금은 꼬마민주당 때와 또 다르다. 그 때는 삼당합당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인 거지만, 지금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출당됐으니 (바른정당)창당 명분이 없어진 셈”이라면서 “유 의원이 돌아오지 못하는 건 단순히 대권 욕심 아니면 고집이다. 정치적 치명상”이라고 평했다.
다만 현재 한국당에 뚜렷한 대권후보가 부재한 상황에서, 나중에 유 의원이 노 전 대통령처럼 반전을 이루며 급부상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보수개혁이라는 명분을 지킨 것이 재기의 실마리다. 유 의원은 7일 당사에서 “보수의 환골탈태를 바라시는 국민만 보고 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야권 정계의 한 관계자는 같은 날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나중에 명분이 있을 때 큰 보수 통합이 있으면 그때는 (유 의원도) 합류하지 않겠나”라면서 “가능성은 낮지만, 보수진영에 워낙에 지금 선수(대권주자)가 없으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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