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끝장토론] ‘끝당(黨)’ 아닌 ‘봉당(封黨)’으로 임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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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끝장토론] ‘끝당(黨)’ 아닌 ‘봉당(封黨)’으로 임시 마무리
  • 한설희 기자
  • 승인 2017.11.21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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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친안계vs비안계 설전 ‘팽팽’… 安, '온건통합론' 제안에 일부 화답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 추진 여부를 놓고 국민의당 원내외 친안계와 비안계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당 지도부는 21일 ‘끝장토론’을 개최해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중도통합 당론을 확정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양 측 의견 개진이 양보 없이 팽팽한 상황이라 일각에서는 ‘끝장토론’이 결국 ‘끝당(黨)토론’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했으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의원 대부분이 분당 아닌 '봉당(封黨,당의 봉합)’을 강조하고 있어 일단은 한 숨 돌렸다는 분석이다.

▲ 통합 찬반 양측이 양보 없이 팽팽한 상황에서, 안철수 대표는 정책연대에서 선거연대, 통합까지 천천히 나아가는 이른바 '온건통합론'을 제시했다. ⓒ뉴시스

토론 직전까지 갈등 양상 ‘불길’… "적폐연대" vs "민주당 2중대"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국민의당 끝장토론의 주요 쟁점은 안철수 대표가 밀어붙이고 있는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론’이다. 꾸준히 중도통합의 가능성을 시사해오던 안 대표는 지난 16일 덕성여대 강의에서 합리적 연대를 의미하는 ‘빅텐트론’을 주장해 비안계의 집단적 비판을 받았다.

박지원·천정배·정동영·유성엽 등 국민의당 ‘호남계’를 포함, 이상돈·박주현 등 약 14명의 ‘비안계’ 의원들은 안 대표의 빅텐트론에 크게 반발해 대대적 반안(反安) 조직인 ‘평화개혁연대(이하 평개련)’라는 모임을 조직하는 등 당 내홍이 절정에 달했다. 호남계 정동영 의원을 주축으로 한 평개련에 서명한 의원은 20여 명으로,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수구대통합’으로 표현하며 빅텐트론을 맹비난해 끝장토론이 원만한 결론을 맺을 수 없음을 암시했다.

21일 끝장토론이 벌어진 의원총회 직전까지 당내 갈등은 수습되기는커녕 불길이 번졌다. 안 대표는 당원들에게 “당의 외연을 넓히는 연대와 통합이 필수적”이라는 문자를 돌리고, 42%의 당원이 중도통합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거듭 인용해 당원들의 통합 지지를 적극적으로 호소했다.

반면 통합 반대파인 천정배 의원은 서면을 통해 “바른정당과의 연대나 통합은 어떤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적폐연대 이상이 될 수 없다”며 “당장 힘들다고 해서 중도보수통합으로 가면 집권은 커녕 군소불임정당으로 전락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완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 의원은 이날 “문 정부는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적폐청산에 매진하고 있다”며 “민주당과 개혁연대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해, ‘호남계의 반대가 실은 민주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 아니냐’는 친안계의 의혹을 사기도 했다.

토론 예상外 무난한 '평행선' 마무리… ‘온건통합론’도 등판

안 대표는 토론회 직전 기자들의 “지난 20일 오찬에서 호남계 의원들이 통합 시 분당하겠다고 통보한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인정하며 “그런 반대 의견도 다 듣고 논의하는 것이 순서”라고 덧붙였다. 이어 “전현직 원내대표에 이어 오늘 의원들 말씀을 듣고, 이틀 후 원외지역장들과 간담회를 통해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다”고 말해 중도통합에 대한 강력한 ‘대화 의지’를 표명했다.

비안계 김광수 의원은 토론 진행 중에 기자들과 만나 “당이 어려운 이유는 국민께서 요구하는 개혁정체성에 (당이) 부합하지 못하는 측면이 가장 크다”며 “지금 시점에선 민주당과 개혁 경쟁을 해야 하는데, 바른정당과 통합문제 등 국민이 별로 관심 없는 부분으로 자꾸 가기 때문에 당 지지도 폭락하고 어려운 것”이라는 의견을 안 대표에게 건넸다고 전했다.

참석한 의원들에 따르면, 이날 분위기는 고성 한 번 오가지 않는 ‘생산적 토론’이었다는 주장이다.

김광수 의원은 토론 때문에 “당이 깨지거나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못 박았으며, 주승용 의원도 기자들에게 “호남계와 비호남계 의견이 팽팽하지만, 찬반 모두 당이 잘되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주 의원은 “당내 단합이 중요하니, 끝장토론이 끝나면 통합 문제에 대해선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우선 개헌·선거구 개편 등 정책연대에만 ‘몰빵’하고, 선거연대는 내년 2~3월 정책연대가 잘 이뤄지고 하면 된다”는 합의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7개월 후에 있을 지방선거 걱정으로 통합 논의를 하는 것은 나중에 허망해질 수도 있으니 하나씩 해나가야 한다”며 “물론 여기에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으나, 이후 더 이상 이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대표께서 확실하게 언급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주 의원에 따르면 안 대표 또한 정책연대와 선거연대를 거쳐서 통합하겠다는 ‘온건 통합론’을 제안했으며, 이에 일부 의원들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결국 이날 토론을 통해서도 완전한 합의안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에, 향후 호남 중진 의원들의 행보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뉴시스

호남계 향후 거취 주목… 평개련 비판 목소리도

끝장토론 내내 평개련에 속한 의원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으나, 안 대표는 물러서지 않고 통합 드라이브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따라 향후 호남계 중진들의 거취가 주목된다.

안 대표는 모두발언 당시 “현재 국민의당은 외연 확장을 하지 못하면 희망이 없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2당으로 올라 자유한국당을 쓰러뜨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소통의 부재로 당 내홍이 빚어진 것에 대해 직접 사과하며 “한국당까지 3당 합당이란 말은 인격 모독이다”라고 언급했다.

안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호남계의 수구대통합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빅텐트론’ 구상에서도 호남계를 배제하지 않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대표적 친안계인 송기석 의원도 토론 도중 회의장에서 나와 기자들에게 “안 대표의 방향은 국민의당이 장기적으로 바른정당과 통합으로 가자는 것”이라며 “다만 정책연대, 선거연대에서 나아가 통합까지 가는 그 시기와 내용은 모든 의원, 지역위원장 등 당원들 의사를 물어서 함께 가겠다는 것”이라고 보충 설명했다.

호남계가 조직한 평개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친안계에 속하지 않는 주승용 의원도 평개련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참여하지 말자고 제안했다”며 “평개련은 편가르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비안계지만 평개련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의원도 있다는 내용이다.

한편 이날 토론으로 갈등은 '임시' 봉합했지만 완전한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향후 호남 중진 의원들의 행보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부 의원들은 안 대표와 결별하고 민주당으로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지금은 잠잠해 보이지만 국민의당도 결국 바른정당과 같은 분당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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