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KDB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새로운 주인으로 호반건설이 자리매김한 것과 관련해 세부적인 스토리를 공개했다.
31일 산업은행 측은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호반건설이 이사회를 통해 대우건설 M&A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새로운 주인 찾아주기 △정책금융의 선순환 △대우건설 발전에 기여 등 대우건설 매각추진위원회에서 사전에 수립한 기준에 따라 매각자문사의 평가를 바탕으로 결정됐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2016년 10월 이사회에서 대우건설 주식매각 추진을 결정했으나, 같은 해 11월 대우건설의 재무제표 의견 거절로 매각을 잠정 보류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대우건설이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함에 따라, 산업은행은 2017년도 7월 매각자문사를 선정하게 됐다.
매각자문사의 선정 이후에는 국내외 총 188개 잠재투자자를 대상으로 마게팅을 실시했고, 산업은행도 매도자 실사를 거쳐 같은 해 10월 13일 대우건설 주식매각을 공고했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3일 예비입찰에 13개 투자자가 참여했으나, 평가기준을 충족한 3개 입찰적격자 중 호반건설이 유일하게 지난 19일 최종입찰에 참여했고, 이에 따라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의 매각대상지분(50.75%) 중 40%를 즉시 인수하게 됐다. 나머지 10.75%에 대해서는 2년 뒤 추가인수를 위해 산업은행 앞으로 풋옵션을 부여할 방침이다.
특히 산업은행 측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있어 산은 혁신안의 ‘시장가 매각·신속매각 원칙’에 의거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대우건설 매각 과정을 설명하는데 있어서도 ‘공정거래’라는 말을 거듭했다.
산업은행 전영삼 자본시장 부문장은 “호반건설의 건실하고 탄탄한 재무능력과 대우건설의 우수한 기술력, 전문인력이 결합될 경우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며 “새로운 주인이 강력한 오너십으로 대우건설을 잘 경영하여 거래종결 후 2년 뒤 대우건설의 주주가치가 제고된다면, 산업은행도 지분 10.75%에 대한 이익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경제적 측면에서 대우건설의 주인을 찾아 안정화된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대우건설-호반건설-산업은행 3자가 모두 Win-Win할 수 있도록 원만한 M&A 거래 종결과 안정적인 지배구조 변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기자간담회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 내용.
-최초 매각 조건은 지분 전량 매도였으나 호반건설은 전체 지분 가운데 일부만을 매수하게 됐다. 이에 따라 특혜 논란이 나오고 있는데, 관련 내용에 대해 설명해달라.
"우리가 처음(2016년 10월) 매각 추진을 의결했을 때, 일부 지분 매각에 대한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전량 매각을 추진하지만, 분할 매수하려는 투자자의 니즈를 반영해야 했기 때문이다. 또 예비 입찰 안내서에도 일부 지분 매각이라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산업은행의 매각 전략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헐값 매각 논란이 있다. 이에 대해 설명 부탁 드린다.
"‘헐값’의 정의에 문제가 있다. 헐값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는 최초에 대우건설을 사들였던 3조2000억 원보다 낮은 금액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정된 판매금액은, 현재 대우건설의 평균 주가보다 30% 높은 수준에 위치해 있다. 공정 가치 기준으로 본다면, 헐값 매각 논란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금요일(1월 26일) 발표가 미뤄진 이유가 무엇인가.
"26일 발표가 공식적으로 확정된 스케줄은 아니었다. 입찰 이후에 제안서 상에 조정할 부분이 남아있었고, 매각주관사의 프로세스 부문에서도 부족했다. 그래서 31일 오전 이사회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제안서 상에 애매한 부분이 있어 조정을 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호반건설, 매각주관사 가운데 특히 어느 사항에 문제가 있었는가.
"풋옵션 조건, 특히 풋옵션 조건의 담보가 가장 큰 이슈였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파생거래에 대한 카운터 리스크를 고려할 수 밖에 없었던 데다, 장외거래였던 만큼 해당 리스크를 상쇄할만한 수단이 필요했다. 따라서 우리는 담보라는 수단을 얘기해야 했고, 호반건설도 담보를 어떻게 지급해야 하는지 방법을 정해야 했다. 현재는 금융사를 통해 담보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1차 합의했다."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 간담회를 한 이유가 궁금하다. 일각에서는 호남기업 특혜론이 불고 있는데, 이와 관련이 있나.
"자세한 사정을 설명하고 싶어 자리를 가지게 됐다. 호반건설이 뽑힌 것을 두고 호남기업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말을 하지만, 총 188개 잠재 투자자를 대상으로 마케팅했고 그 가운데 13개 투자자가 예비 입찰에 참여했다. 하지만 13개 예비 입찰자가 모두 조건을 충족했던 것은 아니다. 우리의 기준을 통과했던 예비 입찰자는 호반건설을 포함한 3개사에 불과했다. 하지만 호반건설을 제외한 2개사는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호반건설이 단일 후보로 나오게 된 것이다. 특혜가 아니라, 공정거래를 통해 나온 것이라고 봐주셨으면 한다."
-호반건설에서는 산업은행이 세부적인 조건이나 조항을 강화할 것이라고 경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말해 달라.
"주요 매각 조건에 대해 호반과 조율하고 있지만 큰 변화는 없을 거다. 가격 조건, 풋옵션 조건 등을 이미 합의했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에서 10% 가량의 지분을 남겨둔 이유가, 2대 주주로 산업은행을 남겨둬야 해외 수주 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인 것 같다.
"호반에서 풋옵션 형태로 인수를 유예한 것은, 산업은행과 같이 가기 원했다는 부분이 가장 크다. 대우건설이 재무 등에서 불안했던 만큼, 산업은행이 2대 주주로서 대우건설을 지원하기 원했던 것이다. 산업은행도 2대 주주이기에 대우건설을 통해 수익을 봐야 한다는 니즈를 가지게 되고, 호반건설도 대우건설의 경영정상화를 이끄는데 원활하기 때문이다. 내(전영삼 자본시장부문장)가 보기에도 같은 이유로 호반건설이 풋옵션을 제안할 걸로 이해된다."
-29일 대우건설 노조가 산은 앞에서 항의를 했다. 노조 측에서 산업은행이 제대로 된 고용승계부문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는데, 이에 대해 말해달라.
"이번 결정은 대주주로서 산업은행의 지분매각이기에 대우건설 사측이나, 혹은 노조측에 밝힐 이유가 없다. 그러나 노조 의견을 무시하는 게 아니다. M&A의 관행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그래도 최종 MOU 체결 전까지 대우건설 노조에 일정 부문 설명할 계획이다."
-나머지 매각 절차가 궁금하다.
"통상적 M&A 절차에 따라 조속한 시일(2월 말 예상) 내에 산업은행과 호반건설은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에 정밀실사를 하고, SDA라는 주식매매 계약을 하게 된다. 하지만 다음 일정들은 정밀실사를 진행한 후에나 확정할 수 있기에 시점을 특정할 수는 없다. SDA 체결을 성공리에 마치게 되면 클로징 단계를 거쳐 잔금을 납입하게 된다. 아마 올해 여름이면 대부분의 과정이 정리될 것이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