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한국지엠이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함에 따라 본격적인 철수 준비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국지엠은 올해 5월 말까지 군산공장의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키로 결정했다. 이는 군산공장의 최근 3년간 가동률이 20%에 불과해 공장을 지속 운영할 수록 회사의 적자 폭을 키우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한국지엠은 이번 결정이 지난 몇 년간의 경영 실적을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더 이상의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전면적인 사업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조치를 바라보는 업계의 반응은 우려 일색이다. 특히 지엠 본사가 나서서 한국 정부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국지엠 완전 철수도 고려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상황이라 위기감은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메리 바라 지엠 CEO는 지난 6일 회사 실적 발표 자리에서 한국지엠을 두고 생존 가능한 사업장으로 만들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발언, 한국지엠 철수설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댄 암만 지엠 사장도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폐쇄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 정부와 노조와의 협상 결과에 따라 나머지 사업장들도 정리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정부는 지엠의 지원 요구와 관련해 끌려가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한국지엠을 대상으로 객관적이고 투명한 실사 진행이 선결돼야 경영 정상화 방안에 대한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여론 역시 국민 혈세로 외국 기업을 지원해주는 데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거세다. 국내 해운업을 대표했던 한진해운 파산 때는 손을 놓고 있던 정부가 지엠을 도와줄 경우 예상되는 후폭풍도 큰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뾰족한 대책 마련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와 지엠은 물론 국민 공감대가 형성되기에는 간극이 상당한데다 현재 지엠의 지원 요구가 앞선 사업장 철수 국가들에 보였던 행보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중론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엠이 한국지엠 사장직에 구조조정 전문가인 카허 카젬을 선임한 것부터가 철수를 위한 포석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군산공장 폐쇄도 하루아침에 이뤄진 결정이 아닌 이미 상부에서 몇 개월에 걸쳐 철수 계획을 짜놓았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점은 현재 지엠이 한국 시장 철수 시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무기로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 하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지엠의 구조조정 선례들을 봤을때 당장의 지원을 해준다 해도 연명만 될 뿐 철수 가능성은 더 커질 뿐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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