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리더십에 대한 국민불신 근본원인
'경제'에 대한 국민의 과대기대심리도 한몱
이 대통령 한나라당 '장악'실패도 큰 원인
'경제'에 대한 국민의 과대기대심리도 한몱
이 대통령 한나라당 '장악'실패도 큰 원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3개월 정도인데 불구하고, 70%의 대통령 인기가 30% 이하에 머물 정도이다. 집권 3개월 만에 대국민(對國民) 사과를 해야만 하는 정부, 일명 허니문 기간이라는 신정부 출범 6개월도 보장 받지 못한 정부를 두고 여기저기서 탄식의 목소리가 들린다.
우리는 이러한 이명박 정부를 보고, 쉽게 위기라고 단언을 내린다. 지금은 심각한 위기다. 민심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돌아서고 있다. 이대로 두면 국정 운영은 점점 어려워진다.
무엇보다 이명박 정부의 위기의 원인은 외부적인 요인 보다 내부적인 원인이 주된 것이 문제이다.
첫째,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국민 불신이 위기의 첫 번째 원인이다. 모든 것은 이명박 대통령에게서 비롯됐다.
지난 대선 기간 동안, 노무현 전임 정부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과반(48.7%)에 육박하는 지지를 얻었던 이명박 대통령으로써는 자신에 대한 지지를 순수 지지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하면 노무현 정부에 대한 반사이익에 빠져 아직도 대선 승리에 도취되어 있지는 않는 지 뒤돌아봐야 한다. 국민의 민심은 냉정하다. 민심이 이명박 정부로부터 벗어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않더라도 알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이명박 정부는 장·차관의 임명이나 청와대 수석 비서관 임명 과정부터 극심한 비판을 받았고, 이명박 대통령은 처음으로 행사한 인사권에서 부터 비판 대상이 되어 언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허니문 기간도 주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여유도 주지 않고 융단폭격을 가하는 것은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드러낸 것이라 이명박 정부를 두둔하고 있지만, 분명 인사의 잘못은 지적하고 넘어가야 한다.
집권층의 도덕성과 신뢰성은 전문성 이상으로 비중 있게 다루어야 함은 기본이다. 옛 말 처럼 ‘바담 풍’ 하면서 ‘바람 풍(風)’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집권층의 부도덕성과 불신 속에서는 국민들의 지지를 기대하기는커녕 국민의 반감과 불만만 자아내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러한 경우 정책의 지지나 신뢰를 받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18대 총선 이후 여?야당의 체제 정비 미흡도 하나의 원인이지만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민심을 얻는 데 실패했다는 것은 새로운 청와대 비서진과 캐비닛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잘 나타나있다. 이른바 강부자(강남 부자),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이라는 비판을 들었던 특정 계층의 인사들이 집권층을 형성하고 있는 등 민심과 괴리를 보이고 있는 것이 그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둘째, ‘경제가 달라질 것’이라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과대한 기대심리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가장 유리하게 작용했던 경제문제가 오히려 이명박 정부를 위기로 몰아넣는 계기가 되고 있다.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물가 인상과 무역수지 적자 등 경제적인 어려움이 이명박 정부의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모두들 이명박 정부를 보면서 미래가 안 보인다고 걱정하고 있다. 국민들의 이명박 정부에 대한 과잉 기대가 빚어낸 환상이 서서히 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도 대내적인 경제여건이 우리 경제의 미래상이 불투명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 대운하 문제 또한 뜨거운 감자로 작용하고 있다. 대선 공약으로 최고의 아젠다였던 ‘한반도 대운하’를 버리자니 아깝고, 추진하자니 국민의 민심이 따라주지 않는 등 이중적인 고초를 겪고 있다.
셋째, 이명박 정부에 대한 지지층이 붕괴되었다는 점이다.
지지층 붕괴의 원인은 이명박 대통령이 여당인 한나라당을 장악하는 데 실패하고, 야당과의 대화가 원활하지 못한 점, 특히 국민의 민심을 얻는 데 실패했다는 점 등 다양한 가운데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또한 당?정 갈등으로 여권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도 정부·여당에 대한 정책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과 자신의 지지층을 공고히 하지 못했다는 것은 국회 차원에서 지원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이른바 친박연대를 형성하고 박근혜 전대표의 갈등과 대립은 지난 대선 경선 과정 이후 형성된 지지층의 갈등을 노정시키고 있는 것이다.
넷째, 유가 인상과 환율 문제라는 대외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의 로드맵이 명확히 제시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 더 큰 문제이다.
무역적자가 6개월 째 계속되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분명 국제유가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 달러 이상으로 폭등하면서 원유 수입액이 4월말 현재 270억 1,700 달러로 지난 해 같은 기간 보다 무려 59% 증가했다. 앞으로의 전망 또한 밝지 않다. 당분간 유가 상승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한 점을 감안하면 흑자전환 시기는 더 늦어질 수 밖에 없다.
유가 인상은 대외적인 요인이지만 환율정책에 대해서는 정부가 개입해야 할 때가 되었다. 환율정책은 변동환율로 시장에 맡겨 두기에는 이제 한계에 도달해 있다. 환율이 높다고 해서 수출이 잘 된다는 보장 또한 없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수출 채산성을 확보할 수 없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물가문제와 국가 경제의 침체를 시장질서 운운하면서 두고만 볼 것인가 하는 점에서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석유 비축량을 풀고 수급 물량을 늘려서라도 유가 가격을 진정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물가 상승의 원인을 고유가, 고환율에만 돌리고 닭 쫒는 개 지붕 쳐다보듯 방관만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결과만 볼 것이 아니라, 원인과 문제점에 대해 눈을 돌려야 한다.
끝으로 집권 초부터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추락한 원인은 너무 서둘렀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곳곳에서 아마추어적인 접근 방법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한?미가 결국 광우병 발생 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키로 서명했는데 처음부터 그렇게 했어야 했다. 서두르다 실수한 것이다.
한·미 정상 회담 결과, 미국 부시 대통령과의 전격적인 한?미 FTA 합의는 노무현 정부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던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한?미 FTA문제는 여전히 양국가간의 난제로 남아 있다. 한국으로써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와 광우병을 둘러싼 국내의 대내적인 소요가 전국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국회 비준 통과 또한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정치 현실이다. 야 3당 원내대표가 쇠고기 협상을 재촉구할 정도이다.
미국 또한 마찬가지이다. 부시 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시간적인 여건이 장애로 남아 있지만, 무엇보다 차기 대선 후보들이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 일차적인 어려움이다.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버락 오바마 후보가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명박 정부의 위기는 일차적으로 집권층의 안정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갈등 해소와 단합은 국가적으로 중대한 문제이다. 정권교체를 통해 새로운 정부를 기대해왔던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적인 도리이다. 만약 지금처럼 여전히 양자간의 갈등이 노출되고 대립양상이 이어져 온다면 우리 역사는 두 사람을 역사의 반역자라는 비판을 거침없이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당ㆍ정 갈등 해소를 통해 청와대와 국회를 둘러싼 우위 논쟁을 불식시켜 나가야 한다. 당ㆍ정ㆍ청 일치가 바람직하다. 당.정간에 회의도 자주 갖고, 의견 차이를 줄여나가면서 정책 조율과정 거쳐야 나가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따라서 당?정간에 서로 합의되지 않은 정책의 대국민 발표는 신중을 기해 나가야 한다.
특히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큰 만큼 하루 빨리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동안 누적된 경기침체와 더불어 경제상황의 악화는 단 순간에 호전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따라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로드 맵을 제시하여 정책에 대한 국민적인 신뢰를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의 의견처럼 모든 행정부가 이명박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따라 움직이는 권력 집중현상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대통령이 다 하려고 하니 무리가 가는 것이다. 각료들이 소신을 갖고 책임 있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지금처럼 실용을 앞세워 원칙과 과정이 무시되고 결과만 중시되는 패턴으로서는 국민적인 지지를 받기 어렵다. 대통령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따라 달라지는 정책이 아니라 제도와 시스템에 따라서 움직이는 국가 정책이 될 때 국민적인 신뢰를 받는다는 평범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제 집권 초반기이다. 앞으로 개선할 시간은 충분하다. 하루빨리 국민의 민심을 읽고, 국민이 원하는 찾아서 일 하는 정부의 근간을 마련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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