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Metoo 나도 당했다.”
요즘 세상을 시끌벅적하게 만들고 있는 캠페인입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미투’(METOO) 캠페인은 지난해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을 폭로한 사건을 시작됐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된 ‘성폭력 고발운동’이라고 볼 수 있죠.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재계를 비롯해 연예계까지 오랫동안 묵인됐던 성추행 사건이 수면위로 떠오르며 많은 국민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모두가 알만한 대기업 회장은 물론 예술계에서도 권력을 쥔 수장들의 추악한 행위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금호 아시아나 박삼구 회장의 성추행 사건이 논란이 됐습니다. 여성 직원이 많은 아시아나 항공 승무원들이 미투 운동을 통해 박 회장의 행동을 폭로한 것인데요. 내용에는 박 회장이 승무원들에게 신체 접촉을 자주 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제보에 따르면 “회장님 오시면 너는 나 안 안아주냐?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다 번갈아가면서 한 명씩 안아주고요...”, “박 회장의 동선에 따라 승무원을 배치하고 박수 치거나 노래를 부르라고 지시해요.”, “반가워서 눈물을 흘린다든지 그런 멘트를 정해주세요.” 등 많은 제보가 잇따랐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분노했습니다. 눈으로 보기에도 민망한 댓글들도 존재했지만 생략하겠습니다.
“미투, 미투해도 아시아나만큼 대놓고 회장이 행동하는 곳은 없을걸. 매달 첫째 주 목요일에 아시아나 본사로 오면 북괴 돼지(김정은) 하는 것보다 더한 걸 볼 수 있다.”
“박 회장 인천공항에 오는 날은 사전에 카운터에서 뛰쳐나갈 여직원, 꽃다발 전해줄 여직원, 사진 찍을 때 팔짱 낄 여직원 등 동선 따라 예행연습도 몇 번씩 한다. 100% 내 눈으로 봤다.”
“대기업의 회장이라는 사람이 습관적으로 희롱하고 농락하는 XX들은 매장시켜야된다. 전형적인 갑질이지 그게. 열심히 노력해서 남들 부러워하는 직장에 들어갔는데 승무원들이 불쌍하다.”
논란이 확산되자 박 회장은 지난 12일 공식 사과에 나섰지만 여론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합니다.
3개월 전에 드러난 한샘 성폭행 사건도 미투 운동에 시발점이 됐다는 일부 시각도 있습니다. 신입사원이었던 여직원 A씨가 교육 담당자 B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의 내용을 인터넷 한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사건은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B씨는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사건을 접한 국민들의 많은 질타를 받았죠. 여성 직원이 상대적으로 많고 주 소비층도 여성이 많다는 점에서도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그만큼 여성 소비자들에게 신뢰도가 높았던 기업이었던 만큼 비난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한샘 정말 되게 좋아했는데 사건 이후로 한샘 로고만 봐도 사건이 떠올라서 실망스럽습니다. 한샘에서 일하는 여자들 되게 부러웠는데 이제 쳐다도 보기 싫어졌네요! 저런 사건을 알고 있었으면서 묵인한 회사야말로 반성하고 피해자에게 사죄해야 한다.”
“신입 여직원을 위해 회식을 꼭 해야하나. 술없는 회식, 2차 3차까지 가는 문화는 엄격히 금지돼야 한다. 일 끝나고 카톡도 못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일각에선 이같은 성추행 진실공방을 두고 ‘진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무조건적으로 여성을 피해자로, 남성은 가해자로 낙인찍는 행위에 대해 비판하는 시선도 있었습니다.
“(한샘 사내 성폭행 사건)어느 쪽 말이 맞는지..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필요할 듯 해요. 항상 진실이 확실히 밝혀지지도 않은 채 유야무야 넘어가는 수준의 조사는 이제 그만해야 합니다.”
“(아시아나 회장 성추행 사건)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으로 봤을때는 회장도 여승무원도 둘다 문제가 있다고 본다. 출세하고픈 여자도 있었을테고..문제점을 개선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온것도.. 여자의 적이 여자란것도.. 원인 제공한 박 회장도... 즉 이건 사내정화문제로 풀어야지 성희롱 문제로 푸는건 기회주의적 행위라고 본다.”
현재 한샘은 기업문화실을 신설하고 사내 바른문화 정착 확산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모성보호제도를 적극 도입해 실시 중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성추행 논란의 끝에는 조금씩 변화하는 우리 사회를 볼 수 있었습니다.
여성가족부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희롱 피해자 10명 중 8명은 ‘참고 넘어간다’라고 답했습니다. 아마도 가해자에게 항의하거나 저항했을 때 돌아올 불이익을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위에 언급된 성추행 사건이 드러나기까지는 용기 있는 외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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