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국내 자본과 해외 자본을 구분지어 볼 필요는 없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의 독립경영 보장을 선언한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을 두고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더블스타 밀어주기에 팔을 걷어붙인 모습이다. 이대현 KDB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22일 서울 영등포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더블스타와 산업은행의 금호타이어 인수 추진 건에 관한 공동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며 사실상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더블스타로의 매각만이 유일한 방안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특히 이날 이 수석부행장은 더블스타의 먹튀 우려 논란을 의식한 듯, 이를 불식시키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쌍용차나 한국지엠 사례로 인해 해외 자본 유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지만, 금호타이어의 경우는 다르다"며 "더블스타는 지배구조와 관련해 원칙적으로 주주권 행사하는 방식과 사외이사 파견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운영 방식을 독립경영으로 해석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내 경영은 한국인 상임 경영진으로 구성하고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기대한다"며 "산업은행은 2대주주로서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경영에 참여, 불합리한 요소들을 견제하는 등 경영 밸런스를 맞춰가겠다"고 피력했다.
더불어 이 수석부행장은 "더블스타가 6500억 원을 투자하고도 먹튀 얘기가 나오는데, 금호타이어가 일정 수순의 영업이익을 낸다고 가정해도 배당을 통한 회수에 나서려면 적어도 15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본다"며 "또한 기술력 이전과 사용에 대해서도 견제하는 방안들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국내자본이다 해외자본이냐를 따지는 것은 맞지 않다. 더블스타 역시 자선사업이 아닌데 이익을 가져가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 역시 자신들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는 목적은 소유가 아닌 협력관계를 통한 기업경쟁력 제고임을 분명히 했다.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본사는 한국에 두고 중국 지리자동차가 볼보자동차를 인수 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중국에는 뿌리가 깊어야 가지가 풍성하다는 말이 있듯, 금호타이어의 뿌리는 분명 한국에 있고 가지가 많아지기 위해 뿌리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산업은행과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 추진과 관련해서는 그 진정성에 여전히 물음표가 따르게 됐다. 이들은 지난 21일 오후에서야 급작스럽게 기자회견 소식을 전한데 이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선결 과제인 노조와의 대화보다 언론과의 만남을 우선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차이 회장은 한국을 찾은 이후 노조를 만났냐는 질문에 "아직 못 만났다. 노조와 만나기 위해 여려가지 방법으로 연락를 취하고 있다.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답할 뿐이었다. 노조가 아닌 기자들과 먼저 대화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노조는 지금 산업은행 통해 연락 취하고 있는데 곧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둘러댔다.
이에 대해 추가 설명에 나선 이 수석부행장은 "차이 회장이 말했듯이 노조와의 면담을 위해 지속적으로 물밑에서 접촉하고 있다"며 "다만 노조의 입장도 있기 떄문에 만남이 성사가 되지 않고 있다. 노조 소통이 우선이긴 하지만 시간을 지체하면서 마냥 기다릴 수는 없기에, 기자간담회를 열고 더블스타의 인수 의지를 밝히는 거라 이해해달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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