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현정 기자)
지방은행들의 대표자가 각종 비리로 인해 사퇴하거나 구속기소 되는 것이 밝혀지면서 은행들의 이미지 추락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향후 이미지 제고를 위해 어떤 변화를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9일 긴급 임원회의를 개최해 그룹 회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일련의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주주 및 고객, 임직원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사퇴는 지난 23일 주주총회에서 겸직하던 대구은행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입장을 표명한지 일주일만이다. 당시 박 회장은 행장 자리에서는 물러나지만 회장직은 새 은행장이 선출되는 상반기 안으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발표 이후 노조의 반발을 포함해 지역 여론까지 악화일로(惡化一路)를 걷자, 박 회장은 사퇴를 예정보다 빨리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6일 57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대구은행 박인규 행장 구속과 부패청산 시민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박 회장의 회장직 유지는 시민들의 부패청산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같은 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대구은행지부도 “행장 선출을 사실상 좌지우지할 지주회장을 사건 당사자가 맡고 있는 상태에서 지배구조 개선이 가능한지 알 수 없다”며 “지배구조 개선과 은행의 안정은 박 회장 본인이 물러나야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처럼 지역사회와 노조 모두가 박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게 된 배경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대구은행 간부들이 회식자리에서 비정규직 여직원들을 성추행·성희롱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후 내부조사를 통해 관련 혐의가 입증되면서 박 회장이 사과문을 발표하고 관련자들을 중징계하는 등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채 몇 달도 지나지 않아 박 회장이 법인카드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회장은 현재 취임 이후 법인카드를 사용해 상품권을 구매한 뒤 상품권 판매소에서 수수료를 제외한 나머지를 현금으로 바꿔 32억7000만 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대구은행에 대한 채용비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에 있다. 경찰은 지난달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박 회장과 관련 관계자들 16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현재 검찰은 2015년~2017년 사이 채용 청탁 리스트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비리 혐의는 부산은행도 자유롭지 못했다. 부산은행은 부산시 고위 간부 자녀를 부정 채용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지난 2015년에는 부산은행이 신입행원 채용 당시 면접점수를 조작해 전직 국회의원 딸과 전 부산은행장 외손녀 등 지원자 2명을 합격시켰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 때문에 박재경 BNK금융지주 사장이 지난 26일 검찰에 구속기소 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들이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만큼 이미지 추락은 경영에 나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면서 “관련 논란들이 조속히 마무리되고 이미지 제고에 힘써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좌우명 : 행동하는 것이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