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그룹 의존도 심화' KCC건설, 好실적 속 '취약점'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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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그룹 의존도 심화' KCC건설, 好실적 속 '취약점' 드러나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8.05.17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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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청구공사금액 꾸준히 늘고, 건설신기술 지정 특혜 의혹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KCC건설이 올해 들어 위기에 직면한 눈치다. 표면적으로는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다수의 취약점이 눈에 띄는 모양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건설은 지난해 매출 1조1207억3514만 원, 영업이익 351억8845만 원을 올렸다. 매출은 15.58%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년(영업손실 935억6573만 원)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 166억4907만 원을 기록했다.

2015년 국내외 부실 프로젝트를 선반영한 이후, 무분별한 수주보다 사업성이 확실히 담보된 국내 주택사업 위주로 경영전략을 재편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실제로 KCC건설이 2017년 분양공사를 통해 올린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56%로, 전년 대비 약 5% 증가했다. 반면, 건축 부문과 토목 부문은 각각 3%, 2% 가량 줄었다. 지난해 국내 주택시장이 호황을 누렸음을 감안하면, 경영전략의 재편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 KCC건설(케이씨씨건설)이 그룹 의존도 확대, 신규 수주 감소, 미청구공사금액 증가,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 등으로 난관에 봉착한 모양새다 ⓒ KCC건설 CI

그러나 KCC건설의 성적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곳곳에서 이상징후가 감지된다.

우선, 모그룹 의존도의 심화다. 공시에 따르면 KCC건설이 ㈜케이씨씨, 대산컴플렉스개발㈜, 코리아오토글라스㈜ 등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로 거둔 매출은 2015년 2341억8747만 원, 2016년 2020억6466만 원에서 지난해 3011억4276만 원으로 급등했다.

KCC건설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이 3000억 원을 넘긴 건 2014년 이후 3년 만이다. 모기업과 그룹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상당해 보인다.

물론, 대내외 경제환경과 경기에 민감한 건설업계 특성상 안정적인 수익을 꾀할 수 있는 내부거래는 건설사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지나친 의존은 기업의 내실 강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사업보고서상 KCC건설이 2017년 수주한 신규 사업은 관급공사 302억5756만 원(부산신항호안축조공사)와 민간공사를 포함해 총 7362억9789만 원으로, 전년(9447억9085만 원)보다 22.07% 감소했다.

이중 '대죽공장판유리1호기', '울산물류센터 태양광 발전소 신설공사', '세종 장섬유 2호기 증설공사', '여주판유리2호기오토광폭라인신설', '여천 천연석고 분쇄설비 신설공사' 등 그룹 일감을 제외하면 KCC건설의 지난해 신규수주는 전년 대비 약 60% 수준에 불과하다.

모기업과 계열사의 지원이 끊기면 KCC건설의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것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KCC건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8.22%, 2.58% 줄었다. 당분기 KCC건설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은 332억1819만 원으로, 전년 동기(815억8만 원) 대비 59.25% 감소했다.

또한 건설사의 재무구조를 엿볼 수 있는 수치도 좋지 않은 모습이다. 공시에 따르면 KCC건설의 미청구공사금액은 2015년 792억6198만 원, 2016년 1195억812만 원, 2017년 1285억4223만 원으로 상승세다.

미청구공사금액은 건설사와 발주처 간 시공비, 공정률 등 견해 차이로 건설사 측이 아직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금액을 의미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건설사의 재무구조 불안정을 유발할 수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정치권마저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지난 14일 <한겨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KCC건설 등이 특허권을 공동소유한 공법 증빙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도 건설신기술로 지정돼 내부감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KCC건설 측은 "중소업체 기술개발을 돕는 차원에서 참여했던 것이다. 특혜를 노리고 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감사 요청이 조정식 국회 국토교통위원장(더불어민주당)실로부터 제기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다가오는 2018년 국정감사의 도마 위에 오를 공산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KCC건설 입장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인 셈이다.

물론,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할 역량은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다.

닥터아파트가 실시한 '5월 유망 분양단지' 설문조사에 따르면 KCC건설의 '이수교 KCC스위첸 2차'는 동양건설산업의 '미사역 파라곤', 포스코건설의 '분당 더샵 파크리버'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지난해 국내 주택사업 강화로 수요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고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남북 경제협력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남북경협 초기에는 현대건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범현대가도 함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몽열 KCC건설 사장은 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동생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삼남이다. KCC건설은 지난해 1월 '경의선 용산~가좌 복선전철 위수탁공사'를 완공한 바 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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