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드루킹? 뉴스에서 들어는 봤지. 그런데 우리는 잘 몰라.”
5월 29일, 경남 양산 서창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의 말이다. 그는 언론을 통해 ‘드루킹 사건’의 존재를 들어봤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런 경향은 높은 연령대의 유권자들에게 일관되게 나타났다.
“드루킹이 어떻고 둘리인가 뭔가가 어떻고 하던데, 하이고, 복잡해서 우찌 알긋노. 먹고살기도 바쁜데. 우리는 그냥 못사는 우리 서민들 잘 살게 해주는 사람이면 되는 기라.”
다른 지역에서도 ‘드루킹 사건’에 대한 무관심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남 진주에 거주하는 한 유권자는 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6·13 지방선거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어른들은 드루킹이니 뭐니 이런 건 모르고, 그냥 누가 내 사돈의 팔촌이고, 누가 내 선배고 후배고 이런 거밖에 관심 없다. 그거 아니면 보통 당 보고 찍고.”
다만 ‘드루킹 사건’에 대한 무관심이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의 당선 확률을 높이지는 않는 것으로 보였다. 오히려 취재 과정에서는, ‘샤이 보수’의 존재 가능성이 확인되기도 했다.
“나는 정치에 관심 없어.”
“그럼 이번 선거에 투표 안 하실 거예요?”
“투표는 해야지.”
“살짝만 알려주세요(웃음).”
“(턱짓으로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를 가리키며) 저쪽. 근데 이거 다른데 말하면 안 되는데. 대통령 반대편 찍은 거 (누가) 알면 큰 일 난다.”
또 다른 상인도 기자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나는 김태호가 잘할 것 같아. 이거 방송에 (얼굴) 나가는 거 아니제? 요새 말 잘못하면 큰 일 난다. (손사래를 치며) 아이고, 그만 그만. 우리 아들한테 (인터뷰 했다고) 혼난다.”
이에 대해 한국당 관계자는 다음과 같은 분석을 들려주기도 했다.
“샤이 보수라는 게 없을 수가 없어요. 어르신들은 아직도 대통령 반대당을 찍으면 불이익을 보는 줄 아시거든. 요새는 또 언론에서 워낙 한국당을 때려대니까 한국당 후보를 찍을 마음이 있어도 아무 말씀 안 하시다가 투표장에 가서 조용히 찍고 오는 거지. 반대로 젊은 사람들은 정작 투표하러는 많이 안 가거든. 우리가 확실히 이긴다고는 못해도, 최소한 비슷하기는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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