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윤지원 기자)
대검찰청 반부패부는 은행 채용비리 사건에 대해 지난 11월부터 7개월간의 수사 결과 12명을 구속기소하고 2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작년 10월 우리은행의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지며 지난 1월에는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광주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등 5곳의 채용비리 혐의가 드러났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하나금융 사장 시절의 특혜 채용에 연루돼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검찰에 의하면 은행들의 채용비리는 은행 인사부서의 적극적인 채용비리 개입, 내·외부 인사들의 청탁, 성·학력 차별 채용 등으로 정리된다.
은행들의 특혜 채용은 다양한 형태로 진행됐다. 광주은행은 인사 부문 임원이 자신의 딸을 면접보고 최고점을 줬으며 하나은행에서는 외부 청탁자가 자신의 딸을 ‘청와대 감사관 자녀’라고 거짓 정보를 전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에서는 부행장의 자녀와 동명이인의 여성 지원자를 부행장의 자녀로 잘못 알고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부행장의 자녀는 남성으로 군 복무 중이었다.
부산은행은 금고 유치를 받기 위해 서류전형, 면접, 필기시험 점수까지 조작한 것도 모자라 합격인원을 늘리는 꼼수까지 써가며 전 국회의원의 딸을 합격시켰다.
한편 이번 검찰의 조사는 채용비리에 연관된 그룹 회장, 은행장들에게까지는 미치지 못해 ‘용두사미’ 수사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실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던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은 모두 무혐의 처리됐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도 모두 영장이 기각되며 채용비리를 저지른 사람만 있고 시킨 사람은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7개월에 걸친 검찰의 은행 채용비리 수사는 관련자의 뿌리를 뽑지 못한 모양새로 마무리 됐으며 채용비리로 인해 자리를 빼앗긴 피해자만 남겨졌다.
좌우명 : 인내는 가장 힘이 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