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4일 광화문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날 오후 5시께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박삼구 회장은 기내식 대란 사태와 관련해 "무거운 마음으로 뵙게 돼 송구스럽다"며 "진즉 이런 자리를 갖고 말씀드려야 했는데 늦어져 죄송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모든 잘못은 제 부덕의 소치"라며 "빠른 시간 내 정상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박 회장은 지난 2일 운명을 달리한 샤프도앤코코리아 협력업체 대표가 숨진 것에 대해 우선 깊은 애도를 표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협력회사의 대표께서 불행을 당해 무척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유족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 직접적인 계약 관계의 회사가 아니니까 책임이 없다고 얘기하지는 않겠다.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전했다.
더불어 기내식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잘못으로 불편을 겪은 고객들과 이를 처리하느라 고생하는 직원들에 대해서도 "그동안 사랑해주셨던 승객들께 큰 실망 끼쳐드려 임직원 일동을 대신해 사과드린다. 직원들에게도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기내식 대란이 발생한 지난 1일 연세세브란스병원의 중국 칭다오 병원 착공식에 동문회장 자격으로 참석했음을 밝히며, 지난 3일 귀국해 이날 기자회견을 급하게 열게 된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역시 사과의 말을 전하며 기내식 준비에 있어 예측이 부족했음을 시인했다. 김수천 사장은 "6월 말과 7월 1일에 걸쳐 하루 사이 케이터링 업체가 전환되는 어려운 시기를 감안해 작업 시뮬레이션을 실시했지만 해당 종사자들이 바뀐 생산 표준과 시스템에 적응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다"며 "기내식 생산이 안정화되고 있는 만큼, 7월 말 성수기를 대비해서는 절대 기내식 부족 문제가 발생치 않도록 준비 공정과 작업 훈련을 철저히 추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박삼구 회장은 기내식 대란과 관련해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 해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게이트고메코리아와 기내식 공급 계약을 맺은 것과 관련해 "기존 LSG와는 80:20의 다소 불리한 합작으로 인해 경영권 참여가 힘들었고, 계약에 명시된 원가 공개 합의를 수 차례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에 비즈니스 차원에서 새로운 케이터링 업체를 물색했고, 비교 결과 지분율 40를 보장받으면서도 투자를 무상조건으로 받을 수 있었고 경영 참여, 원가공개, 케이터링 질에서도 충분히 아시아나항공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게이트고메코리아와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다만 "LSG와는 6월 말까지 계약이 돼있었는데 불행스럽게도 지난 3월 게이트고메의 신축 공장 건설현장에 화재가 발생해 기내식 준비 과정이 늦어졌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LSG와 협상해 계약을 연장해보려 했는데 잘안됐고, 상황이 여의치 못해 샤프도앤코와 기타 협력사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예측을 잘못한 것이 큰 실수였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기내식 생산 현장 문제로 인한 세간의 식중독 우려에 대해서는 "어제도 김수천 사장에게 신신당부했으며, 여름철이기 때문에 위생에 대해 굉장히 신경쓰고 있다. 식중독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경영진 잘못으로 인한 직원들의 불만 증가와 내부 비리 폭로를 위한 단체 메신저방이 만들어진 데 대해서도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불만이 있다면 회사의 책임"이라며 "향후 어떻게 전개될 지는 모르지만 회사가 고칠 것은 고치고, 책임지고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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