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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기대감에 들떴던 산업계, 미중 무역분쟁으로 '도루묵'
2018년 07월 12일 15:46:59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남북 경제협력 기대감도 한풀 꺾인 분위기다 ⓒ 시사오늘(그래픽=김승종)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한껏 달아올랐던 국내 산업계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로 상승세를 도로 반납하는 형국이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를 개편하고,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12일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무역회담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역전쟁 확대를 시사하자, 시진핑 중국 정부가 이에 대한 보복 의지를 피력하면서 양국의 무역전쟁이 점차 치열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행정부는 지난 10일 연간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미국이 수입한 중국 제품 규모 5000억 달러의 40%에 달한다. 그러자 중국 상무부는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강력한 반발 움직임을 보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양국 간 분쟁이 당분간 지속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루퍼스 예르사 전미대외무역위원회 위원장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막후 협상을 통해 휴전을 선언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양측이 당분간 그것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중국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는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미중 상호 관세가 더 많은 품목을 겨냥할수록 우리 수출에 더 많은 악영향을 끼칠 것이고, 이에 따른 산업비용의 증가로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의 연이은 개최로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던 국내 산업계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 상승세를 다시 반납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5·26 남북 정상회담을 전후로 2500선에 머물렀던 코스피지수는 연중 최저치인 2200선으로 곤두박질쳤다.

백광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남북 경협 최대 수혜주로 분류됐던 현대건설을 분석하면서 "북미정삼회담 이후 이벤트 소멸, 경협 협상 진행 과정에서 경협주 주가 급락에 동조했다"며 "남북 경협 기대감에 따른 주가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실적 기대감을 통한 주가 반전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문재인 정부는 미중 무역분쟁 관련 실물경제 대응반 회의를 연일 개최하는 등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사실상 손가락만 빨고 있는 꼴이라는 게 중론이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현실이라는 이유에서다. 어느 한쪽에 힘을 실어주면 반대쪽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단기적인 대응책이 아니라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제악화를 피할 수는 없지만 향후 이와 비슷한 사안에 직면할 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원로인사는 "우리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것도 문제지만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게 더욱 큰 문제"라며 "일례로 이번에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한 항목 중 반도체가 포함돼 있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20~30%를 맡고 있다. 그런데 그 반도체는 대부분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생산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경제대국의 무역전쟁이 우리나라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핵심적인 이유는 우리가 재벌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라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여러 크고 작은 기업에 파이를 나누는 구조적 개편이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내수가 강화되면 자생적인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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