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민의 한방정신건강] "이유 없이 발생하는 우울증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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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의 한방정신건강] "이유 없이 발생하는 우울증은 없어"
  • 김경민 광덕안정한의원 원장
  • 승인 2018.07.18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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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과 상담치료 병행하는 한방치료 증상개선에 도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경민 광덕안정한의원 원장)

얼마 전 생리불순으로 고생하는 27세 여성이 내원했다. 8년 전 부모님의 사업실패 이후 불화로 인해 우울증과 생리불순이 발생, 학교도 그만 두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상태였다.

상담 후 3개월 정도 치료를 시행한 결과 규칙적으로 생리가 진행되는 등 신체적 증상이 개선됐다. 이 여성의 경우 뇌하수체 시상하부 자궁의 피드백에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영향을 주게 되고 호르몬의 불균형이 야기된 결과 생리불순이 발생한 사례다.

사실 우울증의 신체 증상은 정서적인 스트레스가 몸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신체증상을 잡으면서, 정서적인 문제까지 같이 잡아가면 치료가 효과적이다.

살면서 어느 누구라도 위기의 순간에 우울한 감정을 느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병적인 우울장애라 볼 수는 없고 '우울감'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기분상의 문제를 넘어서 다른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거나 개인 또는 사회생활에 영향을 끼치게 될 정도의 상태가 지속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우울증은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명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은 우울증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대표적인 물질들이고 이들뿐 아니라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 신경과 관련된 여러 가지 호르몬이 우울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임신우울증, 산후우울증, 주부우울증, 계절우울증 등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우울증의 발병은 내적·외적 영향을 받는다.

다양하게 나타나는 우울증의 증상

우울증의 증상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기분의 변화다. 괜히 슬프고 혼자 눈물을 흘리며 오전에 우울감이 심하며 오후로 갈수록 덜한 것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또 자기 비하감(스스로를 쓸모없다고 생각함), 과거의 내용에 집착, 과거의 내용을 바탕으로 미래도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사고가 강하게 나타나거나 생각하는 속도가 늦어지고 건망증이 심해지며 집중력이 퇴화되는 등 인지능력이 저하되거나 흥미와 의욕을 상실하며 지각장애를 초래, 비현실감을 호소하기도 하며, 자신이 미치거나 남을 헤치거나, 자신을 해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외에 불면증 또는 과다수면, 성욕의 저하, 성교통, 원인 없는 체중의 증가와 감소 등 신체적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우울증의 진단은 정신장애 진단 통계편람(DSM)의 진단기준, 예컨대 ‘하루종일, 그리고 거의 매일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소아 청소년의 경우 과민한 기분’, ‘흥미나 즐거움이 하루의 대부분, 거의 매일 현저히 감소’, ‘식이조절 없이 체중 증가 또는 감소, 식욕의 감소와 증가가 나타남’, ‘거의 매일 불면, 과수면’, ‘거의 매일 피로, 에너지 상실’, 단순한 자기 비난, 아픈것과 상관없이 자신에 대한 무가치감 또는 죄책감‘, ’거의 매일 집중력 감소, 기억력 감퇴, 결정장애‘, ’ 죽음에 대한 반복적 생각, 계획없는 반복적 자살시도 혹은 자살을 시도하려는 상세한 계획‘의 항목 중 5가지 이상의 항목이 2주 이상 나타날 때 진단할 수 있다.

이 중 '우울한 기분' '흥미, 즐거움의 상실'은 반드시 체크해야 할 항목이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고 따라서 전문가와 상세한 상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특히 다른 내과 질환과의 감별 필요한데 대표적으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과 같은 내분비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하며, 뇌졸중과 같은 신경과적인 문제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약물치료와 상담치료 병행하는 것이 치료의 관건

한의학에서는 우울증을 간기울결형과 간울담열형, 혈어간울형, 심간음허형, 심비기허형, 비기허형 등의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간기울결형의 경우 우울하고 한숨을 자주쉬며 짜증을 잘내고 가슴이 답답하고 양옆구리가 아프다 잠을 설치고 생리전에 예민해지는 양상을 보이며 간울담열형은 우울하고 답답증이 있어 가만히 있지 못하고 화를 잘 내며 입 안이 쓰고 변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혈어간울형은 우울하고 답답증이 있으며 분노조절을 잘못하고 잠을 잘 못자며 심간음허형은 가슴이 두근거리며 불면이 있고 어지러우며 입과 목이 건조한 증상을, 심비기허형은 정신이 흐리멍텅하고 눈물이 자주나며 수시로 졸리는 증상이 나타나지만 불면이 생겨 피로하고, 밥맛이 없는 증상이 발생한다.

이외에 비기허형의 경우 우울하며 만사가 귀찮고 무기력하거나  매사에 의욕이 없는 증상을 특징적으로 나타낸다.

우울증의 치료는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병행, 시행한다. 증상이 오래되지 않고 가벼운 경우 1개월, 증상이 오래되고 심한 경우 3개월 이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년 이상 경과한 만성우울증의 경우는 재발 가능성이 매우 높아 지속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 하다.

약물치료는 환자의 증상과 병력청취를 통해 앞에서 설명한 우울증상의 유형에 따라 처방하는 한약을 달리해 적용할 수 있으며 기존에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라면 복용경력에 따라 점진적으로 복용을 줄여나가는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더욱 심한 증상으로 고통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심리치료는 환자들이 저마다 갖고 있는 다양한 사연에 집중할 수 있다. 물론 매우 세심하고 배려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전제조건을 갖는다.

우울증으로 내원한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의 하나가 '아무런 이유 없이 우울증이 생겼다'는 말이다. 하지만 세상에 원인이 없는 경우는 없다.

매일매일 일지를 쓰고 추적 관찰하다보면 현재 상황에 대처하는 나의 모습을 통해 과거의 관찰이 가능하기도 하며, 현재 나의 태도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특히 환자가 과거에 겪었던 내면의 상실감과 좌절감을 분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너무 큰 상실감과 좌절감을 겪게 되면 주변에 표현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스스로 인식하는 것조차 힘들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증상에 집착하거나 우울의 증상으로 나오게 되기 때문이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환자 개개인의 사연과 성격적인 부분까지 관찰, 우울증이 발생한 원인을 찾고 인식하게 해주는 것이 치료과정에서 아주 중요하다.

 

 

김경민 원장은...

광덕안정한의원 강남논현점 원장이며 1급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보유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한의사로, 약에 의존하지 않는 한방치료를 통해 각종 신경정신과 질환을 치료하고 있다.

불안장애 치료제인 강심향과 평심방을 개발하고 ‘한방으로 해결하는 정신면역!’을 저술한 바 있으며 원음방송 등에서 각종 정신질환의 한방치료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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