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올해 상반기 성적표를 받은 국내 상장 5대 건설사의 표정이 엇갈렸다. GS건설, 대림산업,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은 호(好)실적으로 방긋 웃은 반면,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은 전년 보다 주춤한 모습을 보이며 울상을 지었다.
하지만 성적이 뛰어나다고 해서 꼭 훌륭한 학생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법이다. <시사오늘>은 실적, 해외 수주, 연구개발비, 재무구조 개선, 사회공헌 등 수치를 바탕으로 상장 5대 건설사 상반기 시상식을 준비해 봤다.
'우등상' GS건설, 까칠한 성적우수생
상장 5대 건설사 중 가장 눈에 띄는 성적표를 받은 업체는 GS건설(대표이사 임병용)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GS건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80%, 320.27% 올라, 5대 건설사 가운데 실적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말 대비 부채비율은 45.71%p 줄었고, 미청구공사는 전년 동기보다 8.78% 감소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 부문에서도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0.39%로 5대 건설사 중 3위로 집계됐다. 아울러,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해외 수주 상승률은 267.9%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다만, GS건설은 사회공헌 부문에서 아쉬운 기록을 남겼다. 지난 6월 기준 GS건설의 정규직 직원 수는 지난해 말 대비 1.80% 감소, 주택사업부문 포기설이 돌고 있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이어 뒤에서 두 번째에 이름을 남겼다.
특히 다른 4개 업체가 기부금 항목을 정기적으로 공시하는 것과는 달리, GS건설은 이를 공시하지 않고 있다. 불투명성에 비판을 던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다소 까칠한 우등생인 셈이다.
'모범상' 대림산업, 소심과 화끈 사이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림산업 건설사업부(대표이사 박상신, 주택·토목·플랜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6%, 85.96% 상승했다. 특히 미청구공사 금액은 26.12% 감소해 이 부문 1위를 차지했으며,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보다 0.65%p 줄었다.
하지만 해외 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감소하면서 5대 건설사 중 가장 좋지 않았으며, 전체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0.3%를 기록, 4위로 집계됐다. 모험적인 기업가 정신 대신 보수적인 전략을 택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사회공헌 부문에서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대림산업의 기부금은 전년 동기 대비 434.90% 늘었고, 정규직 직원 수는 지난해 말보다 1.26% 증가했다. 5대 건설사 가운데 최고 수치로 타의 모범이 됐다. 소심함과 화끈함 사이를 넘나든 대림산업이다.
'개근상' 삼성물산, 특별하지 않은 건실함
삼성물산 건설부문(대표이사 이영호)은 업계 1위다운 건실한 모습을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32%, 68.55% 뛰었고, 같은 기간 해외수주도 181.9% 올랐다. 기부금은 4% 줄었지만 대림산업에 이어 이 부문 2위를 지켰다.
미청구공사가 19.25%, 부채비율이 1.19%p 증가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나 업계 최상위권의 재무구조를 갖췄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1위를 자랑하기에는 특별함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특히 건설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정부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야 하는 위치에 있음에도 정규직 직원 수를 지난해 말 대비 3.01% 줄인 것은 분명 되새겨야 할 대목으로 보인다.
'노력상' 현대건설·대우건설, 내실 다지기
현대건설(대표이사 박동욱), 대우건설(대표이사 김형)은 올해 상반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전년 동기 대비 전자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82%, 13.92%, 후자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39%, 26.39% 하락했다.
현대건설은 치열한 수주전을 연이어 치른 데 따른 피로감이, 대우건설은 매각 실패로 인한 시장신뢰 저하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건설은 전년 동기보다 해외 수주가 40.4% 감소한 점이, 대우건설은 지난해 말 대비 부채비율이 42.6%p 증가한 점이 각각 눈에 띈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재도약을 위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는 눈치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전체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2%로 5대 건설사 중 가장 높았으며, 대우건설은 0.55%로 2위에 올랐다. 또한 미청구공사 금액도 각각 2.19%, 21.17%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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