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둘러싼 악재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그룹 재무건전성 악화와 줄소송에 이어 주력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김수천 사장마저 회사를 떠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수천 사장이 박삼구 회장을 대신해 기내식 대란의 사태의 책임을 짊어졌다는 점에서 오너가의 경영실패 부담을 일부 덜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또한 사장단 연쇄 이동에 따라 후계자인 박세창 사장이 아시아나IDT의 견실한 실적 속 경영 능력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최근 사의를 표명, 임기 1년6개월을 남겨두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오는 10일부로 사장단 인사를 단행, 공석이 된 아시아나항공 사장직에 한창수 아시아나IDT 사장을 앉힐 예정이다. 아시아나IDT 사장은 박세창 전략경영실 사장이 맡게 됐다.
앞서 김수천 사장이 자진 사의를 표명한 배경에는 지난 7월 불거진 기내식 대란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경영진의 오판으로 빚은 해당 사태로 인해 애꿎은 협력업체 사장이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고, 고객들의 불편마저 극에 달하면서 회사 이미지에 치명상를 입었기 때문이다.
박삼구 회장에 대한 퇴진 여론마저 극에 달하면서 김 사장의 부담감은 더욱 커졌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결국 김 사장의 사퇴는 기내식 대란 여파의 수습이 마무리된 지금 시점에 모든 책임을 짊어지는 모양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그간 김수천 사장이 5년 넘게 자율 경영 체제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진두지휘했음을 감안하면 갑작스런 수장 교체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주요 경영진 역시 김 사장의 측근들로 꾸려져 있다는 점은 향후 전폭적인 물갈이로 이어질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어 불안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한창수 신임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아시아나항공 창업멤버이자 2005년부터 아시아나항공 재무담당, 관리본부, 전략기획본부 및 경영지원본부 임원을 거친 인물이라는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그룹 측에서는 항공업 이해도가 높은 것은 물론 그룹내 손꼽히는 재무, 기획 전문가로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안정화를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한창수 사장의 자리이동으로 그간 조명을 받지 못했던 오너가 박세창 전략경영실 사장이 두각을 드러낼 수 있게 됐다는 점은 박삼구 회장에게 더할 나위 없는 득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후계자인 박세창 사장이 건실한 계열사로 평가받는 아시아나IDT를 맡게 됨으로써 경영 능력을 입증할 기회가 생긴 것. 더욱이 지난 6일 아시아나IDT가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 향후 시장 내 성장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는 등 박세창 사장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창수 신임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아시아나IDT를 거쳐 요직에 오른 선례는 향후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에도 영향을 미쳐, 향후 박세창 사장이 아시아나항공을 맡게 되는 그림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 활동에 있어 큰 사건이 발생할 경우 경영진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는 게 향후 경영에 있어 부담을 덜 수 있는 것은 맞다"고 분석했다.
이어 "더욱이 김수천 사장이 떠나면서 발생한 사장단 연쇄 이동으로 인해 박세창 사장이 아시아나IDT 사장으로 깜짝 선임됐다. 아시아나IDT가 상장 예정인 계열사라는 점을 고려할 때 후계자의 경영 능력을 부각시키는 데 있어 매력적인 카드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