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대가로 미국으로부터의 체제보장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실현가능성이 적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폐기에 따른 상응조치와 관련, “미국 쪽에서 ‘북한이 핵을 내려놓더라도 북한 체제를 보장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체제보장은 어렵다. 북한의 핵 폐기는 북한의 개방을 알리는 신호로 국제사회에 받아들여질 게 분명하다. 그 때부터 전 세계 자유진영의 물결이 북한 내부로 급속도로 스며들게 될 것이다. 기독교 등의 선교사업에 불이 붙을 것이고, 북한 주민을 지원하겠다는 구호단체의 발길도 빨라질 것이다. 무엇보다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증폭될 게 확실하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면 미국 정부가 아무리 북한 체제를 보장해주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된다. 만약 미국 정부가 강제로 북한에 대한 선교와 인권문제 제기 등을 금지하면 그 순간 미국 대통령이 탄핵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 체제 보장이 어려운 것은 리비아 카다피 예를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카다피는 핵 실험을 하다 미국 제재가 강해지자 1999년 핵포기를 선언하고 폐기했다. 이후 리비아는 국제적 제재에서 풀려나 원자력 건설 등 적극적 경제지원과 보상을 받게 됐지만 그 과정에서 자유의 물결이 퍼졌고, 40년 장기 독재자 카다피는 민주화 시민혁명군에 의해 2011년 사살됐다.
김정은 위원장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김 위원장은 섣불리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최근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인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말로만 핵 폐기 운운하며 남한과 미국으로부터 뭔가를 얻어내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상당하다.
좌우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