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국정감사를 앞두고 주목될 여성정치인에 대해 가늠해봤다.
그중 잔다르크 유형에 눈길이 간다.
흔히들 전투력이 높은 여성 정치인을 잔다르크에 빗대곤 한다. 대체로 강한 추진력과 리더십, 센 화법 등이 특징이다.
최근 새로운 잔다르크로 주목받는 이들이 있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이다. 이들은 지키려는 가치가 뚜렷하다. 주장도 저격도 확실하다. 선명성이 부각되고 있다.
앞서 원조 잔다르크로 불렸던 정치인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전 대표를 빼놓을 수 없다. 또 다른 정치인,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도 있다.
어떤 점때문에 잔다르크로 불렸고, 또 불리는지 정리해봤다.
어째서 잔다르크로 불렸나
원조 잔다르크 추미애, 심상정
추미애 지역주의에서 민주당 수호
심상정 재벌개혁기치로 노동자 수호
대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5선)전 대표가 잔다르크로 불린 것은 지역감정과 맞서면서부터다. 1997년 15대 대선 당시 초선이던 추 전 대표는 김대중 후보 캠프에서 유세단장을 맡아 대구로 내려갔다. 지금은 그나마 나아진 편에 속하지만 그때만 해도 지역주의 벽은 높았다. 추 전 대표가 이끄는 유세단도 열세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추 전 대표는 지역주의 타파를 기치로 더욱 기세를 높였다. “지역감정의 악령으로부터 대구를 구하는 잔다르크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유세단 이름도 잔다르크 유세단이라고 했다. 이후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는 추 전 대표의 수식어가 됐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광풍이 휘몰아치던 17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진두지휘했다. 앞서 노무현 정부 탄생에 기여한 그였지만 열린우리당에 가지 않고 민주당에 남아있던 추 전 대표는 당론에 따라 탄핵 찬성에 표를 던졌다.
탄핵반대 역풍을 고스란히 맞을 수밖에 없었다. 선거 결과는 참패였다. 추 전 대표는 당을 대표해 삼보일배를 무릎 썼다. 책임지고 선봉에 선 모습에 추다르크라는 별명도 더욱 공고화된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쳐 문재인 정부 탄생의 공신으로 꼽히고 있다. 2년여 간의 당대표 임기를 유일하게 마친 점도 호평으로 남겨졌다. 거침없는 언사로도 유명하다. 박근혜 대통령 하야하라, 문재인 대통령을 문재앙이라고 비난한 댓글을 범죄행위로 규정하는 등 논란을 안긴 바 있다.
3선 의원의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는 지난 20일 JTBC <썰전>에 출연해 심크러쉬(심상정+걸크러쉬)보다 심블리(심상정+러블리) 칭호에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런 심 전 대표도 심다크르(심상정+잔다르크)로 인식 된 적이 있었다. 18대 대선출마 때였다. 진보정의당 창당준비위 당시 심 전 대표는 2012년 12월 14일 서울 청계6가 전태일다리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때 얘기한 것이 99%를 위해 싸우는 잔다르크가 되겠다는 거였다. “60년 보수정치가 빚은 시장만능주의를 단절할 것”이라며 “진보적 정권교체를 위한 잔다르크가 되겠다”고 한 것이다. 이에 앞선 통합진보당 원내대표 때도 심 전 대표는 잔다르크로 빗댄 적이 있다. 2012년 7월 국회비교섭단체 연설에서 재벌개혁의 잔다르크가 되겠다고 한 것이다. 심 전 대표의 출발은 노동운동가였다. 1980년 서울대학교 초대 총여학생회장을 지낸 뒤 구로공단에 위장취업을 시작으로 25년간 노동운동을 했다.
1985년 6월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에 저항하는 최초의 정치적 연대파업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일명 구로동맹파업으로 수배생활도 했다. 정치권에 입문한 때는 2004년부터다. 민주노동당 소속 17대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원내 입성했다. 금산법 개정 발의 등 재벌 중심 개혁 활동에 주력했다. 현재는 차기 범진보진영 대권주자 중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든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로 지난달 27~31일 전국 성인 2507명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한 결과 심 전 대표는 진보 지지층에서 박원순 서울시장(15.8%), 이낙연 국무총리(15.3%)에 이어 3위로 13.2%를 차지했다.
왜 잔다르크로 주목되나
뉴잔다르크 이언주, 전희경
이언주, 중도적 시장경제 수호
전희경, 우파적 자유주의 수호
바른미래당 이언주(2선)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저격수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스스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주의를 지키기 위해 반시장경제주의인 문 정부와 각을 세운다”는 입장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은 ‘국가폭력’ 이라는 비판을, 노동자는 약자라는 구시대적 사고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제 악화에 대해 “최저임금, 52시간 부동산 평준화 등등 사다리 걷어차기 정책으로 가속도를 붙인 게 큰 원인”이라고 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산업전환과 혁신, 노동의 유연성”을 통해 경제를 살려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버지 사업부도로 어렵게 자랐지만 열심히 공부해 개천에서 용 난 경우다. 사법시험 공부할 때도 하루에 알바 4개를 뛰는 등 힘든 시절을 이겨내고 변호사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로펌과 대기업을 거쳐 정치권에 입문했다. 생활고로 쇠약해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더는 그런 경우가 없기를 바라며 정치를 할 결심을 했다. (<시사오늘> 기사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77393) 더불어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했지만 당시도 중도보수 성향의 목소리를 냈다. 경선결과를 보고 변화에 대한 더 이상의 희망이 없다며 탈당,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합당에 역할을 하며 개혁적중도보수 의원들과 시장경제살리기 연대모임을 이루고 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초선)은 반공보수우파 성향으로 자유주의와 시장경제 수호를 위해 전면에 나선 정치인으로 꼽힌다.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실장을 지낸 뒤 한국당 비례 초선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근래 페이스북에 남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라는 글에서 그는 지켜야할 사명으로 “자유, 사적자치, 재산권의 존중, 법치, 기업가정신, 경쟁, 작은 정부, 빈자를 위한 복지와 같은 것”을 열거한 바 있다.
어느 때는 이념적 문제 제기로 정부에 날을 세워 첨예한 쟁점을 만들기도 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임종석 청와대비서실장을 겨냥해 주사파가 청와대를 장악했다고 맹비난해 여당 내 반발과 고성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얼마 전 유은혜, 진선미 장관후 보 인사청문회 당시에도 "유은혜 후보 위장전입은 민주화 갑질" "진선미 후보, 보유 주식 관련 상임위 또 선택" 등에 목청을 높여 민주당과의 신경전을 높였다. 페이스북 정치에서도 우파 자유주의를 강조한 글들 일색이다. “건국대통령 이승만과 그분의 길을 상기하자” “미국을 비롯 22개국이 참전해 37902명이 전사하고 103460명이 부상당한 6.25전쟁. 자유를 위한 위대한 헌신에 머리를 숙인다” 등. 때문에 그를 둘러싼 호불호도 신념의 정치인, (수구)극보수 정치인 등으로 나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양분된 반응에 전 의원실 측은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전희경 의원은)자유주의자, 시장경제주의자다.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 가치를 일관되게 지켜가는 분”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보는 시각은 불호일 것이고, 자유주의에 동감하는 쪽은 호평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좌우명 : 꿈은 자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