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6 화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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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인터뷰] 최경환 ˝文정부, 공수처 신설 등 검찰개혁 나서야˝
최경환 국회의원
김대중 대통령 마지막 비서관
˝文정부, 남북 관계 잘했지만 민생‧개혁 한계 보여˝
˝원칙적이면서도 유연한 DJ야말로 최고의 정치 리더˝
2018년 10월 12일 08:46:01 윤진석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60·광주북구을)을 만났다. 그는 故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다. 인터뷰 후반 DJ에 대해 물었다. 역으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되묻는다.

“긍·부정 평가가 있지요.” 그 말에 “부정평가가 아예 없는 분이죠”라며 웃는다. 농담처럼 했지만 존경심이 뚝뚝 묻어난다. 청와대 시절에 이어 DJ 퇴임 후 임종 전까지 10년을 보좌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문희상·이해찬·정동영’처럼 ‘김대중 학교’를 거치며 성장했다. 청년 시절엔 80년대 학림사건, 민청련 사건 등을 거치며 전두환 신군부 세력에 저항한 민주화 유공자이기도 하다. 악명 높다는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옥고도 치렀다. 

<시사오늘>은 DJ를 무오류 정치인이라고 평한 바 있다.
(관련 기사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855)

헛발질하지 않는 무오류 정치인. DJ는 정치로드맵을 잘 그린 리더로 꼽힌다. 불리한 여건 하에서도 선거구도나 정국구도를 유리하게 만들 줄 안다는 내용이다. 최 의원이 회상하는 DJ도 맥을 같이하는 듯했다. 원칙에 충실하나 유연한 정치인. 그도 닮은 듯 보였다. 인터뷰는 지난 8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됐다.

   
▲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은 작년에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감사였지만 올해는 문재인 정부의 1년 6개월 동안의 성과와 한계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국정감사라고 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정감사는 문재인 정부 평가 자리”
“정부 문제점, 산업정책 없는 것”

이날은 2018 정기국정감사를 앞둔 D-2였다. 먼저 국감에 대해 물었다.  
 
“작년에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감사였다. 이번엔 문재인 정부의 국정감사다. 그럼에도 일부 여당 의원들은 계속 과거 정권 문제를 이슈화하려고 하고 있다. 물론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문재인 정부 집권 1년 6개월 동안의 성과와 한계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게 우선이다.”

- 문재인 정부의 성과와 한계. 무엇이라고 보나. 

“남북 관계와 평화는 적극 지지하고 성원한다. 다만 민생과 개혁분야는 따질 것은 따져야 한다. 소득주도성장으로 대변되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이 여러 부작용과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청와대와 정책당국은 좀 기다려 달라, 성과가 있을 것이다, 이런 식의 이야기만 되풀이하고 있다. 피해를 보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할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제 일자리를 늘리고 고용을 창출하기보단 고용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수치로 나오고 있다. 10월 신규 고용지수도 썩 좋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금의 정책기조와 무관하다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저는 소득주도성장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소득주도성장이 가져오는 것들에 대해 철저히 따져보고 보완해야 한다고 본다.”

-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산업정책이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 정부의 문제점은 산업정책에 있다. 신산업 혁신산업이 보이지 않는다. 이 방향으로 가면 우리가 성공한다! 그 길이 안 보인다는 거다. 과거 김대중 정부 때는 ‘지식정보화 산업으로 가자’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외환위기 때 김대중 대통령은 ‘우리가 산업화에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장서자’ ‘컴퓨터를 제일 잘 쓰는 나라가 되자’ 이 같은 구호를 밥 먹듯 쓰면서 지식정보화 쪽으로 갔다. 그리 가면 과연 먹을 것이 있을까. 때론 의구심도 가졌지만 그렇게 해서 20년 먹을거리를 만들어 준 것이다.

그러나 정부 정책에는 우리 국민들이 이거다, 믿을만한 산업정책이 없다. 정부는 있다고 얘기하는데, 국민들은 체감을 못하고 있다. 경제 심리라는 것이 있지 않나. 지금은 불확실하고 힘들지만 이 방향으로 가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들이 모아져야 하는데 그게 없다. 혁신성장이 소득주도성장 그늘에 가려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감이 잡히지 않고 있다.”

- 산업정책을 살릴 대안으로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스트 벨트(Rust Belt)로 집권에 성공했다. 중산층들이 많이 살던 자동차 철강 등 전통 제조업 산업분야 중심지가 녹슨 도시로 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내놓았다. 우리도 남 말이 아닌 것 같다. 전북 군산은 현대조선소, GM자동차가 물러나면서 유령도시화 되고 있다는 우려를 듣고 있다. 경남 부산 영도를 간 적이 있다. 원래는 한진중공업, 해양조선업 등으로 활기찬 도시였다. 그러나 조선 산업이 쇠락되면서 지금은 적막하다. 울산도 조선소와 자동차 등 산업도시였다. 하지만 울산 북구 인구가 2만 명 줄었다. 산업형태가 무너져버리고 있음이다. 마산 창원 지대도 큰 공장지대였지만 지금은 어떤가. 거제도 역시 말할 것도 없고…. 제 지역구인 광주북구을 역시 자동차산업 도시지만, 계속 매출액이 떨어진다. 상당한 위기감이 들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로 전통산업 위기가 오고 있다. 그나마 반도체로 유지되고 있는 형편이다.”

   
▲ 평화당 최경환 의원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공수처 신설 및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발표해놓고 추진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공수처 신설‧검경 수사권 조정 진도 못 빼”
“촛불정부라고 했지만 사회개혁분야 실종”

“또 하나는 개혁분야다”

최 의원은 민생 문제에 이어 개혁분야로 넘어갔다. 최 의원이 꺼낸 개혁분야 화두 중 하나도 공수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의 문제였다. 반가웠다. 청와대는 100대 국정과제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연내 설치를 설정한 바 있다. 또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도 정부 과제다. 공수처 설치 등이 성공한다면 YS(김영삼) 문민정부 금융실명제 만큼이나 사회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혁하는 사건이 될 거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하지만 추진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정부라고 이야기 해왔다. 그런데 사회개혁 분야가 거의 실종돼버렸다.  검찰 개혁 분야에서 공수처 신설하는 문제, 검경 수사권 조정문제, 이런 부분들은 제기도 하지 않고 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공수처 신설 및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발표해놓고 추진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 공수처 설치 등 왜 안 된다고 보나. 

“왜 안 되냐. 두 가지다. 근본적으로 민주당이 절대 소수 여당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국회는 자유한국당 찬성 외에는 안 되는 거다. 이번에 은산분리법이나 규제 샌드박스 등은 한국당이 찬성했기 때문에 통과 된 거다. 집권당이 이런 구조를 인식했다면 국회 과반수 개혁 연대를 만든다든지 노력을 했어야 했다. 그런데 전혀 하지 못했다. 어쩌면 국회 여소야대 상황에서 개혁입법의 법과 제도화를 추진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추진할 의사나 능력이 떨어져 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또 하나는 검찰 출신의 국회의원들이 너무 많다. 자기 친정 감싸기가 노골화됐다. 때문에 국민 국민 생각도 회의적이다. 검찰의 공정성에 대해 믿지 못하는 거다. 어떻게 수사권을 주냐, 근본적으로 회의를 하고 있다. 그래서 저는 이 정부에서도 검찰 개혁이 힘들다고 본다. 공수처도 검경 수사권 조정도 현 국회 환경에서는 될 수가 없다고 보고 있다.”

- 정치권력이 과거 군부를 지나 법조계가 중심이 되고 있다.

“다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웃음) 법조인들이 법률 활동 의회 등에 많이 진출하는 것은 전문성면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으는 데 있어 어떤 특별한 직군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완전한 비핵화, 시간 많이 걸릴 것”
“최소한의 대북제재 해제라도 돼야”

   
최경환 의원은 북한이 ICBM, 영변핵 문제를 해결한다면 미국도 무엇인가를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최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북 핵 신고리스트를 나중으로 미룰 필요성이 있다고 한 바 있다. 비핵화 문제 어떻게 접근하나.

“비핵화 문제. 제가 볼 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북한의 ICBM, 핵물질, 핵시설은 물론이고, 심지어 핵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나 과학자까지…. 단시간에 되는 문제가 아니다. 미 핵과학자 해커 박사처럼 15년 걸린다는 전망도 있다. 일방적으로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단계적이고 동시적이고 서로 주고받는 협상에 의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합의는 패키지대로 하지만 이행은 상호 신뢰를 쌓으며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번 평양공동선언 5조1·2항에서 합의된 것이 동창리 대륙간탄도 미사일 ICBM 폐기와 영변 핵실험장 폐기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만난 뒤 발표한 것이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등 폐기에 대해 사찰을 통해 하겠다고 했다. 현재 미국이 가장 큰 위협으로 보는 것이 미 본토까지 올 수 있는 ICBM이다.

이것을 막아내는 것이 제가 볼 때 11월 6일 중간선거 이전의 목표 같다. 그런데 미국은 뭘 줄 것인가가 아직 안 나왔다. ICBM, 영변핵 문제가 해결된다면 미국도 무엇인가를 내놓을 수밖에 없을 거다.”
 

- 평양공동선언문에서 북한은 상응조치 언급도 꺼냈다. 이를 두고 해석도 분분하다. 북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종전선언 문제도 있지만 대북제재 우선이 아닐까 싶다. 북한이 가장 바라는 것은 경제 제재 해제에 들어가는 것이다. 비핵화 프로세스 들어가는 것과 경제제재 프로세스 들어가는 것. 동시적으로 해나가는 과정. 이것이 접점일 거로 본다. 그런 합의들이 향후 북미정상회담에 이뤄질 것 같다.”

- 미국은 선비핵화 후제재완화 입장인데.

“물론 완전한 제재는 어렵다. 완전한 비핵화가 힘들듯 완전한 해제도 힘들다. 그래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초보적인 수준의 대북제재 해제다. 이를테면 북한에 철도·도로 건설하는 것 있지 않나. 현 대북제재 기준 속 레일 밑에 까는 나무 등 건설품목 공사는 가능하다. 그런데 철강제품은 대북제재로 인해 레일을 깔 수가 없다. 그러니 레일만은 해제해주자는 거다. 그런데 이 또한 시간이 걸린다. 지난 대정부질문 때 이낙연 총리에 질문하니 철도 선로 조사하는 것만 2~3년 걸린다고 하더라. 당장 되는 것이 아니다. 현재 여러 대북제재가 있다. 이중 가장 시급한 것은 개성공단 재가동이다. 개성공단 일대에 쓰이는 일부 부품에 대한 해제. 그런 것들이 완화되기를 바란다. 금강산 관광 시작, 철도·도로 공사 등 이런 부분들이 같이 진행된다면 북한도 숨통이 트이지 않겠나.”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비핵화 시간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발언에 대해 어떻게 해석하나. 또한 오히려 김정은 위원장이 속도전을 내려는 듯도 보이는데.

“북한의 시간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충분히 제재를 통해 압박을 해가면서 북한이 핵을 폐기하는 과정을 밟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반면 우리 입장은 속도의 문제고 시간의 문제다. 마냥 미뤄놓고 있을 순 없다. 3년 후면 문재인 정부 말년이다. 그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나. 우리는 얘기하는 것이 경제협력 등 남북관계 정상화를 통해 완전한 비핵화를 추동해 내자는 거다. 때문에 우리가 생각할 것은 비핵화 단계에서 해제 프로세스를 얼마큼 빨리 들어가느냐 하는 문제다. 시간게임을 하지 않겠다는 미국과 달리 우리는 시간게임을 해야 하는 이유다.

북한이 더 절박한 상황이다. 북한이 지금 이렇게 나오는 것은 핵을 포기하고 경제로 가겠다는 거다. 어쩌면 살기 위해 핵을 개발했다가, 살기 위해 핵을 포기하는 첫 번째 나라가 될 수도 있다. 저는 오랫동안 북한을 관찰해왔다. 그런 입장에서 보면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확실하다고 본다. 처음엔 핵과 경제를 양립해서 가겠다고 했지만, 이게 안 되는 거다. 그래서 핵을 버리고 경제로 가겠다는 거다.”

   
최경환 의원은 남북관계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제 사회의 지지, 국민들의 지지가 필요하다며 남남갈등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을 위해 정부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北, 달라지고 있다…핵 포기할 것”
“文정부, 남남 갈등 극복 노력 부족”

최 의원은 故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평양에 다녀온 일화를 들려줬다.

“3년 전인 2015년. 이희호 여사를 모시고 평양을 갔다. 그때 북한 관리들과 묘향산 호텔에서 대동강 맥주를 먹으면서 한밤중 토론을 했다. ‘이번 와서 보니 평양이 많이 발전했다. 자동차도 많고 핸드폰 쓰는 사람도 많아지고. 뭐가 달라진 거냐.’ 그랬더니 그분들이 그러더라. ‘일정한 액수만 나라에 갖다 받치고 마음대로 쓰게 합니다.’ ‘학교 공공기관 기업소 단위마다 자율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표현을 했다. 대동강 맥주를 마시면서 포켓볼을 치더라. 이번엔 우리가 ‘중국식 개혁개방입니까?’ 라고 물었다. 그러자 자세를 바로 하더니 ‘무슨 중국식입니까? 우리 식이지.’”

최 의원은 요즘의 달라진 평양 모습도 전했다.

“북한 핸드폰이 500~600만대가 있다고 하지 않나? 평양에 갔다 온 분들 얘기론 핸드폰 가격이 11만 원 정도란다. 100달러 정도 하는데, 월급은 300달러 정도다. 중․고등학생 자녀들이 사달라고 조르면 부모 입장에선 뼈골 빠진다고…. 그런 사회가 됐다. 김정은 위원장도 인민들의 경제적 요구를 거역할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린 거다. 경제 부흥하겠다는 목표가 있는 거다. 북한은 달라지고 있고, 개혁개방으로 갈 수밖에 없다. 핵 포기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다.”

- 남북은 화해 물결이 넘친다. 그러나 남남 갈등은 심화됐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세력은 여전히 북한을 적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화해 협력의 시대 공존의 시대에 적응을 잘 못하는 것 같다. 이런 생각과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본다. 지난 70년 동안 우리 사회를 짓눌러왔던 분단 과제를 깨는 것이 필요하다. 분단구조에서 파생된 남북문제가 화해와 협력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 세력들은 한국전쟁 이후의 반북 대결 논리로 일관돼 있다. 그것이 보수정권들의 이데올로기였고 버티는 힘이었다. 박정희·전두환은 북한이 언제 우리를 적화통일 할지 모른다. 우리를 지켜내기 위해 유신도 하고 광주5·18 사태도 일으키고 그랬다. 지금도 반북 대결 논리에 빠져있다. 북한과는 공존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공존의 시대, 평화의 시대가 오고 있다.

심지어 군비 감축. 군축의 시대가 오고 있다. 평양공동선언문에서 합의한 것이 군비 통제다. 이는 군축과 다르다. 군비 통제는 무기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운용을 줄이는 것이다. 이쪽에서는 정찰 활동을 하지 말자, 비행기도 좀 멀리 두자 등. 군축은 비행기나 탱크 등을 줄이는 것이다. 그 단계를 넘어 군축이 올 것이다. 예컨대 군대수를 30만으로 줄이자, 탱크도 1000대씩만 갖자 등의. 합의 과정이 있을 거다.

문제는 보수 세력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듯하다. 이러다 우리 당하는 것 아니야? 평화 알레르기, 군축 알레르기다. 일반 국민 중에서도 불안해하는 분들이 많이 있을 줄 안다. 그래서 정부가 잘해야 한다. 우리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도 줄이고 있다는 것을, 신뢰 장치를 만들고 있음을 잘 설명해줘야 한다. 안 그러면 남남 갈등의 소지가 될 수 있다.”

최 의원은 그런 점에서 문재인 정부에 아쉬움을 표했다.

“남북관계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제 사회의 지지, 국민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여기에 소홀한 것 같다. 국제사회를 보면 미국, 유럽, 일본도 남북 모습에 회의적 시각이 많다. 정부가 이를 설득하는 노력을 잘 못하는 것 같다. 열심히 안 하는 것 같다. 국민 통합을 위해 정말 세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군산복합체라는 말이 있지 않나. 군대 때문에 먹고사는 국민들이 얼마나 많나. 군축 얘기가 나오면, 직장 잃는 것 아니야. 얼마나 불안하겠나. 그분들에게 다른 직장을 안내하는 등 사회심리갈등관리가 있어야 한다. 보수 세력에도 마찬가지다. 극우주의자들이라고 욕만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을 끌어않고 어떻게 이해시킬 것이냐, 노력해야 한다.”

   
▲ 최경환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주 언급한 '서생적 문제 인식과 상인적 현실 감각’ 즉 선생님처럼 올바른 문제인식을 가져라'라는 말을 전하며 DJ는 원칙을 지키는 가운데에서도 현실적인 정치력을 펼쳤다고 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개혁진영 정치인들 모두
DJ 나무 그늘에서 성장

-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다. 계승하고 싶은 DJ 정신은 무엇인가.

“정치에는 원칙이란 것이 있다. 자신이 정치를 하는 이유. 그 원칙에 아주 충실한 분이었다. 목숨을 무릅쓰고 군사독재 시절 정치를 했던 분 아닌가. 민주주의를 꼭 이루겠다는 목표를 가진 분이었다. 두 번째는 분단국가의 정치인으로서 통일에 기여하겠다. 통일도 6·25같은 전쟁 통일 해서는 안 된다. 평화통일 해야 된다는 원칙이 있었다. 또 이를 평생 동안 실현해 나간 분이었다. 정권교체, 민주주의도 이뤘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도 했다. 진보개혁정치인으로서 한국 현대사에서 그만한 업적을 이룬 경우는 없다.

개혁진영의 정치인들 대부분 김대중 대통령이라는 나무의 그늘 속에서 성장했다. 문재인 대통령 포함해서 '이해찬·정동영·문희상' 등 모두 ‘김대중 학교’에서 배운 사람들이다. 저도 초선의원이지만 ‘김대중 학교’ 수강생이었다. 무엇보다 그분은 유연하셨다. 절대 원칙만을 강조하지 않았다. 그분이 남긴 유명한 말이 있다. ‘서생적 문제 인식과 상인적 현실 감각’ 즉 선생님처럼 올바른 문제인식을 가져라. 하지만 일을 위해서는 장사꾼들이 돈을 벌 듯 상인적인 현실감각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처럼 원칙과 현실의 조화로 한국진보정치를 리드하셨다. 평화통일이라는 원칙에 충실했지만 극히 현실적인 방법으로 성공을 이뤘다. 저는 그것이 김대중 대통령의 최고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호남에서 영남으로 넘어간
개혁진형 정치 이니셔티브”

   
▲ 최경환 의원은 현재의 호남 정치는 변방화, 주변화 되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진보개혁진영의 정치 이니셔티브는 대구 부산 경남 울산 등 영남으로 넘어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DJ이후 호남 출신 대통령이 나오지 않고 있다.

“지금이 호남 정치의 가장 큰 위기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호남은 경제 사회적으로 많이 낙후됐고 소외돼왔다. 그럼에도 정치적 이니셔티브(주도적 관점)를 항상 쥐고 있었다. 모든 진보 개혁진영이 호남 없이는 안 됐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까지도. 그런데 현재의 호남 정치는 변방화, 주변화 되어가고 있다. 오히려 진보개혁진영의 정치 이니셔티브는 대구 부산 경남 울산 등 영남으로 넘어가는 상황이라고 본다. 민주평화당도 호남을 대변하고 있지만 소수여당으로 전락해버렸다. 집권세력들 내부에서도 호남 주체성은 약화됐다.”

- 그런 점에서 호남 출신의 차기대권주자들은 반가울 듯하다. 이낙연 총리가 유력 차기대권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송영길 의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등도 거론되고 있다.

“이낙연 총리 등 호남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고 도전하는 주자들이 많았으면 좋겠다.(지난 당대표 선거 출마 때 뉴리더를 주창한 것도 같은 맥락이냐를 묻는 질문에) 호남 정치 위기를 닥쳐오고 있다는 것을 느꼈기에 호남정치를 우리 정치의 중심으로 세우는데 일조해보겠다는 뜻으로 뉴리더론을 들고 나왔다. 정치는 절대 스스로 자리를 주지 않는다. 자기가 도전해서 쟁취할 때 대중들이 환호하면서 이니셔티브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과반수 넘는 정당 나오기 어렵다”
“합의제 민주주의 3지대 수요 있을 것”

- 정동영 당대표 체재에 대한 평가는.

“민생개혁정당, 현장중심의 노선으로 열심히 달려가고 있지만 국민들이 많이 주목하지 못하는 것 같다. 세력이 약하니, 어쩔 수 없는 일로도 여겨진다. 그렇지만 진보성을 강화하면서 중도층의 관심에서 멀어져나간 결과도 있다고 본다. 중도개혁정당으로서의 좌표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 선거제도 개혁이 안 되면 탈당 움직임이 가시화 될 거라는 얘기도 있다. 당장 김경진 이용주 의원의 탈당 고심설도 들린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에서 선별해 받아줄 수 있다는 관측부터 아예 받지 않을 거라는 전망 등 다양하다.

“언론에서 확대해석한 듯하다. 탈당 복당 모두 쉬운 문제가 아니다. 호남 지역에서도 민주당 소속 원외지역위원장들이 있다. 김경진 의원 지역구에는 강기정 전 의원이 있다. 무소속의 손금주 의원이 있는 전남 화순·나주에는 청와대 비서관 출신의 신정훈 전 의원도 있다. 쟁쟁한 분들이다. 그렇기에 누구는 받고 누구는 안 받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만약 자리를 준다면 그분들이 가만있겠나. 게다가 민주당이 한명씩 빼내간다면, 민주평화당이 협력하겠나.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돌아가겠지만 어렵다고 본다.

선거제도 개혁이 그래서 중요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해야 한다. 다행히 지난 방북 기간  정동영·이해찬·이정미 대표가 합의 접점을 찾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민주당 쪽에서도 전향적으로 나오는 것 같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도 적극 찬성, 문희상 의장도 그럴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연동형 비례대표를 권고해 환경은 만들어졌다. 한국당도 결국은 적극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만 올 연말까지 돼야 한다는 것에 서둘러야 한다. 2020년 4월 총선에 반영하려면 내년 4월에는 변동된 지역구를 확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늦어도 연초까지라도 합의가 돼야 한다. 우리로서는 최선을 다 해볼 수밖에 없다.”

   
최경환 의원은 "선거제도 개혁이 중요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해야 한다"며 "늦어도 연초까지라도 합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만약 안 된다면 향후 정계개편은 어떻게 될 거로 전망하나.

“지난 6·13지방선거는 예외적인 정치 환경이 일어났지만, 앞으로 우리 정치구조에서는 과반수 얻는 정당이 나오기 어렵다고 본다. 여론조사에서도 보면 양당제로 가는 것은 국민들이 반대한다. 다당제를 선호한다. 그래서 다음 총선에서도 150석 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요즘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는 높지만 민주당 지지도는 40%가량 밖에 안 되지 않나. 50%가 못 되는 거다. 정치에서 제3지대의 정치수요들은 꾸준히 있을 것 같다. 민심 그대로 선거구제 개편이 만들어지면 합의제 민주주의인 다당제 구조의 3지대는 형성될 것으로 본다. 예컨대 바른미래당의 한국당 출신과 정체성이 보수 쪽인 분들은 한국당에 합류하는 거다. 또 박주선·김동철 의원 등 호남출신의 개혁인사들은 민주평화당으로 합류해 제3지대를 이루지 않을까 싶다.”

- 지역구에서는 민주당 합류를 바라는 목소리도 많을 것 같다.

“민주평화당 안에서 우리가 정치를 시작한 것은 다당제 합의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가자, 호남을 대변하는 정치를 하자, 도도하게 흐르는 역사의 발전을 생각하며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열자는 것이었다. 앞으로 정계개편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민주당으로 가서 통합하는 것은 그런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5‧18진상규명에 앞장서왔다.

“최근 새로운 자료들이 많이 나오면서 5‧18은 ‘전두환이 일으킨 사건이고 발포 명령을 했다’ ‘책임자다’라는 것이 확연히 규명되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만들어진 것도 역사적 기록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해나가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에 따라 5‧18 진상규명위원회를 출범해야 하지만 현재까지 못하고 있다. 다른 당은 다 추천했는데 자유한국당이 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태도가 아직도 촛불 이후의 세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자유한국당은 왜 전두환의 잘못을 책임지고 있는 건가. 조속히 위원 추천을 해 5·18진상규명에 나서달라. 38년이 지났다. 진실을 규명 할 마지막 기회다.”

- 평소 가슴에 담고 있는 정치소신을 말한다면.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많은 사람들. 이들에 대한 역사가 왜곡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평화를 위해 노력한 사람들. 이들의 역사가 기록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정치가 발전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경제 정의. 우리 경제 구조상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과의 차별이 너무 심하다. 그건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다. 정의로운 역사, 정의로운 경제, 정의로운 사회. 이런 것들이 실현되었으면 좋겠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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