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2018 정기국회 막바지 날인 29일 조선적(籍) 재일동포의 역차별 문제가 조명됐다. 조선적(籍)에서 한국 국적자로 변경 시 사상전향 서약서를 강요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은 통일부를 대상으로 이 같이 문제제기했다.
심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일본 재일동포 가운데에는 조선 국적을 지닌 일명 조선적(籍)이 여전히 많다. 조선을 고향에 뒀다는 뜻이다. 해방 후 일본에 거주했던 조선인들 중 상당수는 남북 중 어느 한 국적을 취득하지 않았다. 그들에겐 남북 모두가 조국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패망한 일본을 관리한 미군정은 임시 국적인 조선적을 부여했다. 그 수는 재일동포 45만여 명 중 3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간 조선적 재일동포의 경우 일본에서는 출입국관리법상 무국적자로 분류되어 법적지위를 보장받지 못해 왔다. 우리 정부도 ‘북한 국적자’로 인식해 한국 입국을 위해서는 여행증명서를 발급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보수정부 시절에는 입국이 제한되다가 작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고향 방문 정상화를 천명한 이후 자유로운 입국이 이뤄지고 있다고 심 의원 측은 설명했다.
또 최근에는 조선적 재일동포 중 한국국적으로의 변경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일본 내 북한에 대한 차별이 커지면서 한국국적을 취득하는 재일동포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
문제는 한국국적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일본 재외공관은 본인의 의사에 무관하게 ‘서약서’를 작성하게 하고 서약서 ‘낭독’을 강요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 의원은 “탈북민에게도 서약서 작성과 낭독 의무가 없는 것과 비교하면 조선적에 대한 조치는 권위주의 산물이라며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한글을 모르는 재일동포들을 위해 카타카나(カタカナ) 일본어 표기까지 해가며 서약서를 작성하고 공개적인 낭독 행사를 개최해오고 있어 참가자들은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끼고 있다”며 “국적을 변경하는 재일동포들에게 서약서 작성과 선서를 강요하는 것은 관계 당국이 그동안 ‘조선적(籍)’ 재일동포들을 ‘북한’국적으로 간주하며 입국을 제한해왔던 것과 유사한 처우”라고 비판했다.
이어 “인권문제로 인해 권위주의 시절의 사상전향서도 폐지됐고 북에서 온 탈북자들도 한국에 입국할 때 ‘서약서’를 강요하지 않고 있다”면서 “일본내 재외공관이 ‘서약서’와 ‘낭독’을 강요하는 것은 일본에서 차별받고 있는 재일동포들에게 같은 한민족에게도 차별받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으로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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