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성장 활로 찾아줘 자생력 확보
특허 개방 등 신성장동력 발굴 박차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기범 기자)
한국 최대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의 국가경제 활성화 기여 방안이 점차 다변화·가속화 되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 삼성전자 간 업무협약 체결식이 있었다. 국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이었다.
이날 협약에 따라 중기부와 삼성전자는 향후 5년 간 매년 각각 100억 원씩 총 1000억 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 돈은 전국 2500 개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에 쓰일 예정이다. 계획대로 스마트공장 구축이 실현되면 1만5000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향후 3년간 180조 원 투자와 직접고용 4만 명을 포함한 총 70만 명의 일자리 창출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이번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구축도 앞서 공개한 대규모 투자 계획의 일환이다.
중요한 점은 이번 협약이 1·2차 협력업체에 대한 단순 하청이나 유동성 자금 지원의 범주를 벗어났다는 것이다. 이른바 삼성의 ‘글로벌 노하우’ 전수를 통해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확보케 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국내 제조업의 뿌리가 되는 중소기업 육성을 통해 이들의 실질적 활로와 동반성장을 모색하는 성격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미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50여 명의 제조현장 전문가를 투입해 총 1086 개 국내 중소기업에 혁신 및 자동화 노하우를 전수해 왔다. 이번에 정부와의 협약을 통해 가시화 된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안은 3년 전부터 그 씨앗을 뿌리기 시작한 셈이다.
그동안 스마트공장이 구축된 중소기업들은 신규 매출이 약 1조9000억 원 늘어났으며, 일자리도 4600 개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품질과 생산성도 각각 54%, 58% 향상됐다.
또한 삼성전자는 중소기업의 우수 제품과 기술 전시회 개최, 국내외 거래선 및 투자자 매칭 등에 5년간 총 100억 원을 투입할 것임을 밝혔다. 나아가 중소기업에 특허도 개방할 예정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 협약’이 체결된 날 코엑스에서 ‘스마트비즈 엑스포'를 개최했다. 삼성전자의 제조·마케팅 노하우를 전수받은 중소기업들의 제품·기술 전시와 투자 유치를 위한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선 100여 개 참가 기업들이 삼성전자 지원을 받아 국내외 바이어를 만날 수 있었다.
이때 두드러졌던 것은 ‘삼성 멘토’들의 활동이다. 이들 멘토들은 소위 ‘맞춤형 컨설팅’으로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중소기업과 바이어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주선해 관계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사실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대부분의 엑스포 참가 기업들은 일찌감치 삼성 멘토들을 접해 왔다. 삼성 출신 제조현장 전문가들은 스마트공장 구축 당시부터 체계적인 지원과 관심으로 중소기업들의 공정 개선과 판로 확대에 기여했다.
삼성 멘토들은 각자가 맡은 중소기업을 수시로 방문해 지속적인 유대 관계를 형성했다. 형식적 전시행정에 그쳤던 정부 지원 컨설팅과는 차별화 되는 대목이다.
그 결과 엑스포 참여 기업들은 스마트공장 도입과 함께 품질 및 재고 관리, 생산비 감소 등의 효과를 봤다고 평가했다.
일례로 과채주스, 워터젤리, 곤약젤리 등을 제조하는 ‘좋은영농조합법인’은 스마트공장 구축으로 자동화, 물류, 환경안전 등을 지원받았다. 공장 증축과 함께 실적집계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한 결과 생산량이 70% 증가했고, 공정불량률이 87% 개선됐다. 판로개척 지원으로 매출은 15억 증가했고, 고용은 6명이 늘었다.
삼성의 일자리 창출과 지속성장을 위한 상생경영 방안은 단순히 기존 중소기업 지원에만 그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을 통해 1년간 지원할 외부 스타트업 15 개를 선정했다. 아울러 5년간 500 개의 사내외 스타트업 과제를 본격 육성한다고 밝혔다. 500 개 중 300 개는 사외 스타트업, 200 개는 삼성전자 내부 임직원 대상이다.
2012년부터 삼성전자에서 시행 중인 C랩은 6년간 228 개 과제에 917 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이중 지난 8월 현재 34 개 과제가 삼성전자에서 독립해 스타트업으로 창업했다. 이들은 약 170여 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앞으로 삼성전자는 C랩 사외 스타트업 육성 지원 대상을 종전 모바일 분야에서 전체 IT 기술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아이디어만 있는 예비 창업자, 1년 미만 신생 스타트업도 육성 대상으로 넓힐 예정이다.
이 외에도 대구·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서도 200 개 스타트업을 육성한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지원할 예정이었던 육성 사업을 2022년까지 3년 더 연장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지속 운영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중소기업을 비롯한 협력사 및 스타트업의 경쟁력 제고에 중점을 둘 방침으로 알려졌다. 지속가능한 상생경영과 동반성장을 통한 파트너십 구축만이 신성장동력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30일 재계의 한 관계자는 “대표적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의 제조업 관리 노하우는 이미 탑티어(top-tier)로 평가 받는다”면서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 육성과 상생경영은 향후 일자리 창출과 경제발전 기여를 위해 삼성이 발표한 투자·고용 계획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국내 다른 대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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