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을 향한 엇갈린 시선…보신 vs 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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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을 향한 엇갈린 시선…보신 vs 소신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8.10.31 2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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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실책 면피 발언 지적 있지만
직을 걸지 못하는 까닭, 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청와대와 엇박자를 내면서까지 소신발언을 보이고 있지만, 직을 거는 용기로 소신을 강행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책임을 비껴가려는 것 아니냐는 보신주의 비판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김 부총리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보신주의일까, 소신주의일까.'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관련 엇갈린 시선이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였다. 김 부총리는 정부의 실기로 고용 악화를 초래했다는 심상정 의원의 지적에 "결과적으로 일리가 있다"며 공감한 바 있다. 정부 실책으로 고용 지표가 좋지 않다는 데 동의했다.

김 부총리는 올해 연말께 고용 상황이 개선될 거라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전망에 대해서도 대치되는 모습을 보였다. “10월에도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부정적 관측을 내비쳤다.

최저임금 인상안에도 속도조절을 강조했다. "최저임금을 올리는 방향에는 틀림이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인상속도는 빨랐다고 진단했다.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 효과가 90%였다는 데도 동의하지 않았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은 어렵다”는 신중론도 보였다.

이처럼 그는 청와대와 불협화음을 내면서까지 소신을 견지하는 듯했다. 지난 9월에도 경제전망 낙관론을 강조한 정부여당 전망과 달리 회의적 태도를 보였다. 지난달 13일 KBS 뉴스에 출연했을 때다. “단기적으로 고용 지표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책임감을 느낀다”고 솔직한 인정도 했다.

8월 20일 당정청 회의에서도 그는 경제정책을 놓고 청와대와 충돌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투톱 중 다른 한 명인 장하성 실장과 경제정책을 둘러싸고 공개 설전을 벌인 것이다. 당시 김 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 고수 입장의 장 실장과 맞서며 수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소득주도성장으로는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기에 규제개혁을 통한 혁신성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거였다. 하지만 ‘김동연 패싱’이란 말이 들릴 만큼 상황은 김 부총리 뜻대로 돌아가지는 않았다.

비록 관철된 것은 없다하더라도, 일관된 소신 발언에 대해서는 평가가 나쁘지 않았다는 견해다.

반면 한 나라의 경제운용 책임자로서 보면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 부총리는 경제 수장이면서도 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는 점과 관련, 자신의 직을 걸고서라도 옳다고 여기는 정책을 용기 있게 펼치지 못하고 있다는 관점이다. 상황을 회피하는 적당한 소신 발언으로 정부 실책의 책임에서 비껴가려는 것 아니냐는 점에서 ‘보신주의’로도 해석되고 있다. 전형적인 관료출신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쓴 소리도 들려오고 있는 형편이다.

그래서인지 결자해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또한 커지고 있다. 지난 25일 국감에서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경제정책을 전환하고자 한다면 이제는 책임질 타이밍”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은 "한 나라의 경제부총리로 자신의 경륜을 펼치지 못한다면 당연히 직을 던져야 한다"고 일갈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부총리께서 혁신성장에 신경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기업 독식경제 혁신없는 규제완화, 이걸 혁신경제라고 볼 수 없다"며 "소득주도성장을 똑바로 하든지 사퇴하든지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결국 엉거주춤 하 듯 답답한 행보에 책임론만 더욱 대두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김 부총리가 있기에 그나마 라도 견제할 수 있다는 평도 나온다.

송문희 고려대 연구교수는 31일 이와 관련해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밖에서 볼 때는 저것밖에 못하나 아쉬울 수 있겠지만 청와대가 독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거라도 하는 것은 대단한 것”이라며 “김 총리가 그 자리에서 나오면 누가 과연 들어가서 그 정도 얘기라도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송 교수는 “요즘 관료들 사이에서 들리는 얘기가 ‘복지안동’이다. 납작 엎드려 눈알만 굴린다는 뜻”이라며 “그런 분위기에서 김동연 부총리처럼 그때그때 쓴 소리하고 문제제기하는 것 자체가 용기이자 나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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