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효과 누릴 시기별 셈법 달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시기에 대한 저울질은 끝났다. 중진의 바른미래당 이학재 의원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다. 한국당의 물갈이, 인적쇄신 후 알려진 소식이었다. 이를 신호탄으로 바른미래당 탈당 러시가 본격화할지 주목되고 있다. ‘3개월 안에 쪼개진다’ ‘한국당 전당대회 전후가 분수령’이라는 등 설왕설래하는 가운데 무슨 상황, 어떤 말들이 오가는지 <시사텔링>을 통해 정리했다.
17일 이학재 의원실에 따르면 내일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행을 결심하게 된 배경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그간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의 정체성 문제와 보수통합 방향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다 복당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의원실은 이날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견인하기 위해서라도 야권이 분열돼서는 안 된다는 게 의원님 입장”이라며 “한국당에서 보수 대통합과 개혁에 매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상 예감된 일이었다. 당 지도부는 담담한 표정이지만 한편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손학규 대표는 같은 날 당 최고위를 끝내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 아니겠냐”며 “그런데 이부자리(당 몫으로 배정받은 정보위원장)까지 들고 가는 법이 어딨나. 내놓고 가라”며 일침을 가했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한국당 분열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이 갈리면서 저를 포함해 많은 분들이 당시 탈당했던 것”이라며 “(이 의원의 경우) 탄핵에 대한 입장이 바뀐 것인지, 반성문을 쓰고 돌아가는 것인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만약 우리 당에서 탈당하고 빠져나가는 인사가 있다면, 앞으로는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그 자리는 실력 있는 젊은 개혁보수의 몫이 될 수 있도록 지도부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의 경고성 총공세는 내부 단속으로 읽힌다. 혹여 있을 연쇄 탈당 움직임에 제동을 걸려는 작심 발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럼에도 당 안팎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 의원을 기점으로 도미노 탈당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멀리도 안 간다. 앞으로 3개월 이내 바른미래당은 쪼개질 수 있다.”
하물며 이 같은 말도 들려온다. 바른미래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변수도 있겠지만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내년 2월로 예정돼 있다. 당장 공천이 걸린 문제라 조금이라도 일찍 가려는 이들이 왜 없겠느냐. 전대 전에 움직이는 인사들은 나오기 마련”이라고 내다봤다. 각자 탈당에 대한 시기만 다를 뿐 결국은 복당 움직임이 잇따를 수밖에 없다는 견해였다.
가기는 가되 전당대회 이후가 될 거라는 시각도 있다. 바른정당 출신의 한 실무진은 “현재 한국당은 비상대책위 체제일 뿐이다. 내년 초 당 대표가 바뀌면 당의 진로가 결정된다. 총선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어찌될지 모른다. 지금 당협위원장이 된다 해서 공천 받는 보장도 없다. 큰 틀에서 진보 보수 양당체제 구도가 되면 한국당, 민주당으로 이합집산해서 양분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어찌 됐든 한국당과 함께 할 거라는 큰 흐름은 분명하다는 관점이었다.
동상이몽 형국이다. 당 지도부에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관철을 위해 손 대표가 최고령 단식 농성 등 전력을 쏟고 있지만 정작 선거구제 개편에 희망을 거는 눈들은 적은 듯했다. 당이 구심점을 잃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런 얘기도 나온다.
“손학규 대표는 한국당과 함께 할 생각이 없다. 오히려 민주평화당이랑 함께하려 해서…, 추가 탈당이 이뤄져 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되면 평화당, 정의당이랑 연대할지도 모르지….”(바른미래당 당직자 말)
바른미래당이 흔들리는 분위기라면, 자유한국당은 러브콜을 본격적으로 띄우는 모습이다. 이진곤 한국당 조강특위원은 17일 YTN의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서 '바른미래당 의원들을 염두에 두고 당협위원장직을 비워놨단 이야기가 있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런 것은 아니라면서도 "만약에 당에서 이분들을 영입 형식으로 모셔온다면 좀 더 유리한 조건이 부여될 수도 있다"고 했다.
앞서 한국당은 최경환, 김무성 의원 등 친박계와 비박계 및 셀프 물갈이 등 21명의 인적쇄신을 단행했다. 이후 당협위원장 교체 지역으로 79개 지역구를 발표했다. 이달 18일부터 20일까지 공모 접수를 한다. 일반 공모 지역을 보면, 복당이 임박한 이학재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서구갑도 포함돼 있다. 복당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이 의원도 공모 신청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바른미래당 의원을 의식해 둔 지역구 공모가 눈에 띄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승민(대구 동구을), 하태경(부산해운대구갑), 오신환(서울 관악을) 의원 등이다.
반면 정병국(경기여주양평), 이혜훈(서울서초구갑), 지상욱(서울중구성동구을), 정운천(전북전주시을) 의원의 지역구 경우는 기존 당협위원장을 잔류시켰다. 그렇다고 추후 이들 의원들이 한국당 복당을 결심한다 해도 기존 당협위원장이 자리 잡고 있어 부담을 가질 것인가 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분석이다. 앞서 한 실무자의 발언대로 이번에 한국당 당협위원장이 됐다고 그것이 공천과 연결되는 것은 아닌 이유에서다.
한국당 행에 있어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이 국민의당 출신의 이언주 의원 경우는 어떨까다. 현 지역구인 경기광명을 경우 기존의 한국당 당협위원장이 잔류하고 있지만 새롭게 출마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진 부산중구영도는 공모 지역에 속한다.
더군다나 항간에 여의도연구원 자체 조사 결과 이 의원은 부산 중구영도, 경기광명시을 모두 차기 총선 후보군 중 경쟁력이 가장 높게 조사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보수의 새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친박, 비박 모두에게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 의원도 마찬가지로 당장 조바심을 가질 필요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실제 한국당행을 고민할법한, 혹은 연관이 있는 바른정당 출신 등 현역 의원들의 생각은 어떨까. 먼저 유승민 의원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인사는 얼마 전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바른미래당을 창당한 유 전 대표가 명분도 없이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한국당 자체의 인적쇄신에 따라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기상으로는 “내년 여름 전까지 획기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정병국 의원 측은 1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관심 안 두고 하던 대로 열심히 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 의원은 지역구가 탄탄하기 때문에 다자구도로 나가도 경쟁력이 있는 경우”라며 상대적으로 여유로울 것이라고 전했다. 참고로 앞서 정 의원은 “가치가 같다면 총선 전 함께할 수 있다”고 <시사오늘>과 인터뷰 한 바 있다.
이혜훈 의원실은 “국회의장과 해외 순방 중이다”, 지상욱 의원실은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당내 또 다른 이는 “하태경, 오신환 의원 등은 모두 갈 입장이 아니다” “지상욱 의원도 유승민 전 대표와 행보를 같이 하지 않을까 싶다”고 짐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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