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내 식품업계가 2019년 기해년 새해 연초부터 이물질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는 모양새다. 지난해 각종 이물질과 세균 검출로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던 만큼, 각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대구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구매한 새우버거 패티에서 에폭시 재질 플라스틱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소비자 신고가 접수됐다. 에폭시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몸 안에서 녹을 경우 생리불순, 기형아 출산 등 호르몬 이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해당 이물질은 새우버거 패티를 납품하는 태국 현지 공장의 바닥재 조각으로 추정된다는 게 맥도날드의 설명이다. 식약처 측은 "해당 업체로부터 이물질 혼입을 인정하는 확인서를 받았다.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물질이 검출된 패티와 같은 날짜에 제조·납품된 패티들이 이미 유통됐음에도 맥도날드가 소비자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이물질 발견 시 안전관리 책임이 납품업체에 있다는 법망의 허술함을 교묘히 이용한 셈이다.
지난해 일명 '코딱지 분유' 사태로 부모들의 공분을 산 남양유업은 올해에는 '맛있는 우유 GT' 멸균우유에서 이물질이 발견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소비자 A씨는 지난달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매일 아침 병원 환자식으로 나오는 남양유업의 팩우유에서 다량의 검은색 이물질이 나왔다. 혈액암 투병 중인 어머니는 이미 반 정도 드셨고, 이후 복통을 호소하고 계속 설사를 하고 있다"며 "남양유업 불매운동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현재 A씨는 남양유업 측의 제품 수거를 거절하고, 자체적으로 식약처에 성분검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보령메디앙스의 이유식 제조기 '베아바 베이비쿡' 녹물 의혹, LG생활건강의 미백 치약 '클라이덴' 곰팡이 검출 의혹 등 이물질 이슈들이 연초부터 제기됐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물질이 나와도 단순 행정처분(시정명령)만 반복되기 때문에 다른 이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각심이 덜한 건 사실"이라며 "새해에는 보다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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