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세론’ 한국당 전대…변수는?
스크롤 이동 상태바
‘황교안 대세론’ 한국당 전대…변수는?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2.16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세’ 黃은 검증 공세 넘어야…‘추격’ 吳는 비박 결집이 돌파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2·27 전대 당대표 경선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진태 의원의 ‘3파전’으로 치러진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대진표가 확정됐다. 한국당은 14일 오전 중앙 윤리위원회를 열고 김진태 의원에 대한 징계를 전대 이후로 유예하기로 했다. 이로써 2·27 전대 당대표 경선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진태 의원의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전대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이제 정치권의 시선은 ‘황교안 대세론’이 결과로 나타날지 여부에 쏠린다. 초반 판도는 황 전 총리가 한 걸음 앞서나가는 분위기지만, 오 전 시장이 비박 결집에 성공할 경우 판세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공존한다.

‘대세’ 황교안…검증 공세가 불안요소

기본적으로 황 전 총리가 ‘대세론’을 형성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다. <여론조사공정>이 <펜앤드마이크> 의뢰로 2월 9일 조사해 11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 당대표에 누가 당선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4.9%가 황 전 총리라고 답했다. 오 전 시장은 11.7%, 김 의원은 6.9%에 그쳤다.

한국당 지지자로 범위를 축소하면 차이는 더욱 커진다. 같은 조사에서, 자신을 한국당 지지자라고 답한 사람 가운데 무려 57.4%가 황 전 총리의 승리를 점쳤다. 오 전 시장이라고 답한 사람은 6.9%, 김 의원을 선택한 사람은 9.3%였다. 한국당 책임당원과 일반당원, 대의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이 전체 득표율의 70%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황 전 총리가 다른 두 후보를 ‘압도한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다만 황 전 총리가 이제 막 ‘검증대’에 올랐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냈다는 점을 제외하면 그가 정치인으로서 어떤 철학과 비전을 지녔는지 알려진 바가 전여 없는 데다, 정치권의 혹독한 검증 공세도 예고돼 있다. TV토론회 등 선거 과정에서 황 전 총리의 대세론이 꺾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13일 <시사오늘>과 만난 한국당 관계자 역시 “이미 게임이 끝났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아직 변수가 있다고 본다”며 “유영하 변호사의 한마디에 ‘배박(배신한 친박’이니 뭐니 해서 휘청거리지 않나. 검증이 안 된 정치 신입이 당권을 잡는다는 게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비박 대표’ 오세훈…비박 결집만이 살 길

현재 한국당 내 역학구도상, 오 전 시장이 당권을 잡기는 힘들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중도보수층이 대거 이탈하면서 강성보수층이 주류를 형성한 데다, 탈당 이력으로 인해 ‘배신자’라는 주홍글씨까지 새겨진 까닭이다.

더욱이 한국당 책임당원 34만 명 중 30%에 육박하는 9만8000명가량이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TK(대구·경북)에 쏠려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탄핵 찬성파’였던 오 전 시장이 당심(黨心)을 장악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앞선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자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 오 전 시장이 당대표로 당선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6.9%로 김 의원(9.3%)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유일한 ‘비박 후보’라는 점은 변수다. 2020년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지금, 황 전 총리나 김 의원이 당대표로 당선될 경우 한국당에 ‘도로 친박당’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요컨대 국민들의 대다수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친박으로 분류되는 황 전 총리나 김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총선 패배는 불가피하므로, 오 전 시장이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여기에 김 의원이 친박 표를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친박의 지지를 받는 황 전 총리와 ‘태극기 부대’를 비롯한 강성보수를 등에 업은 김 의원 지지층이 일정 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비박이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오 전 시장을 밀고, 친박 일부가 김 의원에게로 떨어져나간다면 오 전 시장에게도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선 관계자는 “사람들이 김 의원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시위에 나가 보면 김 의원은 태극기 부대의 ‘아이돌’ 수준”이라며 “이 분들이 김 의원 쪽에 표를 던지기 시작하면 당대표 당선은 어렵더라도 선거 판세에 영향을 주기에는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대통령실 출입)
좌우명 : 인생 짧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