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혐의’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이사직 지켜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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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혐의’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이사직 지켜냈지만...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9.03.22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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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사퇴안' 놓고 HDC와의 표 대결서 승리
향후 재판 결과, 윤리경영 공세 압박 '가시밭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삼양식품 CI.
삼양식품 CI.

회삿돈 횡령혐의를 받는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과 아내인 김정수 사장이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방어하게 됐다. 경영진 사퇴를 요구하는 주주제안은 부결됐지만 향후 전 회장 부부는 윤리경영을 놓고 주주들의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강원 원주공장에서 열린 삼양식품 정기 주주총회에서 2대 주주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주주제안이 부결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사의 자격정지 정관 변경의 건’을 주주제안으로 올리면서 전 회장의 경영진 사퇴를 요구했다. 

해당 안건은 ‘모회사나 자회사에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손해를 끼치고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등기이사는 결원으로 처리한다’는 게 주 내용이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윤리경영이 강화되는 시점에서 2대 주주로서 의견을 개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안건은 HDC와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졌지만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삼양식품 측의 반대로 부결됐다. HDC와 국민연금은 각각 지분 16.99%, 5.27%를 보유하고 있지만 삼양식품 일가 지분은 47%가 넘는다. 단순 정관 변경 등 주주제안은 주총 특별 결의 사안으로 총주식 수의 3분의 1 참석, 참석 주식 수의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통과된다.

만약 해당 안건이 주총에서 통과됐을 경우 전 회장과 김 사장이 최종심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이들은 이사회에서 제외돼 경영 참여가 어려워지는 상황이었다. 

앞서 지난 1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전 회장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며, 같은 혐의로 기소된 아내 김 사장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전 회장 부부는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계열사가 삼양식품에 납품한 포장 상자와 식품 재료 중 일부를 자신들이 설립한 위장회사가 납품한 것처럼 대금을 받아 약 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사장은 위장회사 직원으로 근무한 것처럼 꾸며 매달 4000만원씩 월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표 대결에서 우위를 차지한 삼양식품이 오너 일가의 경영권은 방어했지만 향후 주주들의 기업윤리 압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삼양식품의 2대 주주로 지난 2005년부터 전 회장의 아군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된 HDC현대산업개발이 향후 주주행동을 강화하는 입장으로 선회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이날 삼양식품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정관 변경의 건 △이사·감사 보수지급 한도액 승인의 건 등 안건 등을 의결했고 대부분 안건은 원안대로 통과했다. 새 사내이사는 진종기 삼양식품 지원본부장이, 사외이사에는 전주용 전 KEB하나은행 서초지점 허브장이 신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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