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대한항공, 3세 경영 급물살…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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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대한항공, 3세 경영 급물살…변수는?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9.03.29 2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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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아버지 조 회장, 석태수 부회장 등 우군세력 든든
지주회사 한진칼의 사내이사 내년 연임 여부가 관건

박세창- 비상경영위 참여하여 그룹 위기 극복에 힘 보탤 듯
항공사 경영 경험 없고 오너 일가에 대한 비난 부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총수가 경영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을 맞게 됨에 따라 3세 경영으로의 전환기를 맞게 됐다. ⓒ 각사 제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총수가 경영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을 맞게 됨에 따라 3세 경영으로의 전환기를 맞게 됐다. ⓒ 각사 제공

국적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총수가 경영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을 맞게 됨에 따라 3세 경영으로의 전환기를 맞게 됐다. 다만 주주 행동주의 확산으로 오너일가를 향한 경영권 위협이 지속될 전망인데다 온전한 경영 승계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핵심 측근들을 중심으로 한 돌파구 마련에 무게가 쏠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한 조양호 회장이 회사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음에 따라, 당분간 조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사장과 우기홍 부사장의 2인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게 됐다.

이에 그룹 후계자인 조 사장의 역할론이 부각되는 분위기다. 그간 아버지를 도와 경영 수업을 받아왔던 것과 달리, 경영에 참여하는 유일한 오너가로 활동 보폭을 넓힐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사내이사 임기도 2021년 3월까지 보장돼 있어, 수익성 강화를 통한 경영 능력을 인정받을 경우 그 입지를 넓힐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조 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은 지 채 3년이 지나지 않았다는 점은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자리한다. 하지만 조 회장의 물밑 경영을 통한 경영 안정화와 핵심 측근들의 전폭적인 조력이 뒤따를 것으로 보이는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조 회장은 이사회에서 배제되는 등 표면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지 못하게 됐지만, 미등기임원 신분으로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는 등 회사 지배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더욱이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여전히 쥐고 있어 조원태 사장 체제 확립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 사내이사들도 조 회장의 가신들이라는 점에서, 조 사장의 든든한 조력자를 자처할 전망이다. 특히 경영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는 우기홍 부사장과 정비본부장인 이수근 부사장은 30년 넘게 대한항공에 몸담아 온 대표적인 인물들로, 조 사장 체제의 조기 확립에 전력투구할 전망이다.

더욱이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에는 조 회장의 심복으로 꼽히는 석태수 사장이 버티고 있다는 점도 3세 경영에 힘을 싣는다. 석 사장은 29일 열린 한진칼 주총에서도 조양호 회장에 반기를 든 행동주의 펀드 KCGI의 반대표에도 불구하고 사내이사 연임이 가결, 3년 임기를 보장받게 됐다. 그는 그룹 내 재무통으로 평가받는 한편 한진해운 법정관리인, 진에어 상장을 돕는 등 굵직한 역할을 해내며 조 회장의 절대적 신뢰를 얻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감사보고서 한정 의견으로 말미암아 유동성 위기에 놓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우에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기로 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창업멤버인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맡게 됐다.

다만 대한항공과는 달리 아시아나항공에서는 3세 경영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는 상황이다. 박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사장이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고속 지분 21%를 보유하고는 있지만 핵심 회사인 아시아나항공 대신 계열사인 아시아나IDT를 맡고 있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항공 업종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도 다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때문에 우선은 현 한창수 체제를 통해 아시아나가 위기 극복에 매진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 사장은 그룹 내 재무전무가로 꼽히고 있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안정화를 통한 회생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룹 차원에서는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고, 그룹 회장에 외부 인사를 앉힌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박세창 사장이 구원투수 역할을 해낼 것으로 보는 시각 역시 우세하다. 박 사장이 비상경영위원회에 그룹 사장단이 포함, 필요하다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는 점에서 한창수 사장을 도와 본격적인 경영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이들 항공사의 경영 승계 작업에는 변수도 만만찮아 상당한 진통이 예고된다.

대한항공의 경우에는 내년 주총이 골칫거리로 떠오른다. 대한항공 최대주주이자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경영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사내이사 연임이 필수적인데,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의 임기가 내년 만료되기 때문이다. 올해 조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직을 상실했음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국민연금과 행동주의 펀드 등의 경영권 위협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내부에서는 진에어 노조가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 보유는 회사의 독립경영과 경영정상화를 가로막고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는 등 회사 안팎으로 부정적 여론이 사그라들지 않는 형국이다. 조 사장의 한진칼 지분도 2.34%에 그치고 있는데다 조 회장이 여전히 실권을 쥐고 있는 점도 경영 승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에는 그룹의 경영난을 가중시킨 박 회장에 대한 지탄이 이어지고 있어, 오너가에 대한 경영 승계 작업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선은 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총선 역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재벌 개혁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권의 칼날이 이들을 향해 겨눠질 수 있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 오너일가가 처한 일련의 상황들을 감안할 때, 경영 승계는 다소 먼 얘기가 될 수 있다"며 "주총에서의 주주행동주의와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목소리도 높아질 수 있어 위기감은 심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산업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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