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분오열 각자도생 속 이혼명분 찾기 급급
집안싸움 끝내고 각자 살길찾아 분당 최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이언주 문전박대.’
18일 낮 온라인 포털 실검 1위를 달군 검색 키워드입니다. 이날은 국회 본청에서 바른미래당 의원총회가 있던 날입니다. 하지만 당 의총 현안을 가뿐히 제치며 집중 관심을 받은 이가 있었습니다. 막말 논란으로 당원권 중지 1년 징계를 받은 이 의원이었습니다.
9시 20분. 이 의원이 문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곧바로 제지를 당했습니다. 진입로에서부터 입장이 거부되자 이 의원은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앵그리 버드’처럼 눈썹을 바짝 올렸습니다. “패스트 트랙 막으려고 왔다” “이러려고 당원권 정지했나” “누가 시켰냐. 수장이 누구냐” “부끄러운 줄 알아라”며 언성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문을 가로막은 이들은 꿈쩍도 안 했습니다. 이 의원 측과 당직자들 간 몸싸움도 일어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이 의원 측은 앞서 의총에 참관하기 위해 신청서를 내는 등 일정절차를 밟아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의총 당일까지 승인이 안 돼 실랑이까지 벌이는 단계까지 왔지만 말입니다.
9시 26분. 전운이 감도는 의총 앞. 이혜훈 의원이 의총 참석차 문 앞에 당도했습니다. 굳게 닫혀있던 문은 이 의원의 등장에 ‘열려라 참깨’처럼 열렸습니다. 이때다, 하고 이(언주) 의원이 틈을 비집고 잽싸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혜훈) 의원보다 먼저였습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당헌당규 7조 권리 부분에 보면 당원은 △선거권과 피선거권 △당의 중요 정책 등에 질문할 수 있는 권리 △공직후보자로 추천을 받을 권리 △당의 중요 정책 또는 사안에 대해 투표를 요구하거나 발안할 수 있는 권리 △당의 정책입안과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리 △당의 조직 활동에 참여할 권리 등이 나와 있습니다.
당원권이 정지됐어도 참관조차 못하는 조항은 어디에도 적시돼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당 기획재정처 측은 1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이 의원이 밀고 들어와 어쩔 수 없던 것이지, 들어갈 수 없는데 들어간 것”이라며 입장 자체가 당헌당규를 어긴 거라고 했습니다. 참관은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당원권을 중지 당해 발언할 수 없는데, 이 의원은 안에서 (손학규 대표 물러나라 등의) 발언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당 기재처의 입장과 달리 “(이언주 의원을) 왜 못 들어오게 했나. 들여보내라”(하태경 최고위원) “참관만 해라”(김관영 원내대표) 등의 말로 미뤄 볼 때 당헌당규 및 입장 여부 관련 시시비비를 가린다면 달라질 사항이 또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바보 같은 의총.”(유승민 전 대표)
어쨌거나 현장에서 나온 이 한 마디가 이번 의총의 상황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듯합니다. 이날 의총은 설전만 거듭하다 공염불로 끝났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 등 개혁입법 연계의 ‘패스트 트랙’ 표결은 불발됐습니다. 결국 무산됐고,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빈손으로 끝난 당의 파열음은 거셌습니다. 몇 석도 되지 않는 당이건만 누구 하나 배제시키느라 볼썽사나운 모습에, 비공개로 진행하네 마네 옥신각신 까지.
각자도생의 길을 찾아가느라 의총도 서둘러 끝냈습니다. 사분오열 흩어져 당의 미래를 결정짓기 바빴습니다. 손 대표가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연판장 논의 또한 급물살을 이뤘습니다.
의총이 끝나고 바른정당계 원외위원장들에 이어 이번에는 국민의당 안철수계 원외위원장 등이 모였습니다. 지도부 퇴진 촉구에 많이들 입을 모았습니다. 의총 전에는 민주평화당과의 합당파가 회동해 앞일을 도모했습니다.
‘한 달 안으로 사달이 날 것이다.’
한 의원실 측이 전한 복선대로 ‘쪼개지기 임박’의 군불을 때는 분위기가 팽배했습니다. 저마다 거국적 파행의 명분을 얻기 위해 눈치작전을 펼치는 불편한 진실. 각자 머리를 굴리며 집안싸움의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쥐려는 모습이 역력한 상황. 차라리 이럴 바에는 깨끗이 갈라서는 게 낫지 않을지. 바른미래당의 바른 미래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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