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 목표했지만 유니클로 ‘후광효과’ 기대 어려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유니클로와 세컨드 브랜드 GU로 국내 SPA(제조·유통 일괄형의류) 시장을 장악하려던 에프알엘코리아의 계획이 물거품이 되는 모양새다. 두 브랜드는 현재 일본과의 경제 마찰로 촉발된 불매운동 정중앙에 서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불매운동 이후 매출이 40% 이상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오카자키 타케시 유니클로 CFO(최고재무책임자)가 한국의 불매운동을 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최근에는 택배노동조합의 배송 거부 운동과 유니클로 매장 감시자를 자처하는 누리꾼들마저 나타나는 등 갈수록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유니클로의 자매브랜드인 GU도 국내 2, 3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지만 이같은 상황에서 오픈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GU 2, 3호점은 각각 오는 29일 경기도 용인 롯데몰 수지점과 다음달 6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문을 열 계획이다.
GU는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이 지난 2006년 지바현 미나미교토쿠 1호점을 오픈하면서 론칭한 브랜드다. 이후 2009년 초저가를 앞세운 일명 ‘990엔 청바지’가 히트하면서 사업을 확장했고 지난 2013년에는 해외 사업을 시작하면서 중국, 홍콩, 대만 등에 진출했다. GU는 패스트리테일링그룹 내 제2의 중심축으로 꼽히며, 국내에서는 패스트리테일링(51%)과 롯데쇼핑(49%)의 합자회사인 에프알엘코리아가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는 지난해 9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1호점을 냈다. 앞서 GU는 국내 진출설이 몇 차례 이어졌지만 지난 2014년 관련 작업을 중단한 만큼 패스트리테일링그룹 입장에서는 4년여간 야심차게 준비한 한국 상륙이었다. 국내 SPA 시장이 포화 상태로 접어들면서 지난 몇 년간 적당한 시기를 살핀 끝에 비로소 지난해 국내에 진출했지만 오히려 시기적으로 독이 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당시 GU 진출을 두고 유니클로가 한국에서 시장을 충분히 확보한 만큼 세컨드 브랜드를 들여와 또 다른 고객층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봤다. 실제 GU는 지난해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유니클로와의 시너지로 사업을 안착시키고 한국 시장을 교두보로 아시아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유노키 오사무 GU 대표이사 사장은 “아시아 사업 확대를 위해 필수 불가결한 지역인 한국 론칭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유니클로는 베이직 패션, GU는 트렌드 패션이라는 포지션으로 시너지를 한층 더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일본에는 유니클로와 GU가 인접한 점포들이 많이 있다”면서 “이들 브랜드를 인접 출점함으로써 두 브랜드 모두 매출 플러스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기회가 닿는다면 이런 형태 점포를 늘려가고자 한다”고도 말했다.
GU는 1호점을 일단 안착시킨 뒤 매장 확대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현재로서는 중장기 계획을 세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유니클로와의 시너지는 더더욱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GU 신규매장이 문을 연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오픈 전부터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더욱이 일본이 최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 국가)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하면서 향후 반일 분위기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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