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북부역세권’ 우선협상자 선정 문제있나?…국민청원 오른 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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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북부역세권’ 우선협상자 선정 문제있나?…국민청원 오른 코레일
  • 김기범 기자
  • 승인 2019.08.16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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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6,000억 규모 '강북판 코엑스' 사업
우선협상자로 한화컨소시엄 선정됐지만
최고 입찰가 적어 낸 메리츠금융그룹,
금융위 사전승인 못받아 차순위도 안돼
"공정 경쟁질서 파괴 코레일, 엄정 처벌"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 논란 더 거세질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기범 기자]

코레일 로고 ⓒ 코레일
코레일 로고 ⓒ 코레일

최근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 우선협상자 선정과정에서 코레일이 불공정한 방식으로 특정업체를 밀어줬다는 주장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은 서울시 중구 봉래동 2가 122번지 일대 5만791㎡ 부지에 컨벤션센터, 업무, 숙박, 상업시설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총 1조6000억 원 규모로 이른바 ‘강북판 코엑스’로 불린다. 

발주처인 코레일은 지난해 12월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를 실시했고 이에 한화종합화학컨소시엄과 삼성물산컨소시엄, 메리츠종합금융컨소시엄 등 총 3개 컨소시엄이 응모했다.

이중 코레일은 지난달 9일 우선협상자로 한화컨소시엄을, 차순위협상자로 삼성물산컨소시엄을 확정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3개 컨소시엄 중 최고 입찰가를 내 지난 4월 사업평가위원회 평가결과 1위를 차지했던 메리츠컨소시엄이 최종 선정에서 탈락했다는 점이 불거졌다. 

메리츠종금 35%, 메리츠화재 10%, 롯데건설 19.5%, STX 25.5%, 이지스자산운용 10% 등으로 구성된 메리츠컨소시엄은 약 9000억 원의 가장 높은 입찰가를 써내 우선협상자 선정이 유력했다. 그러나 코레일은 금산법을 위반했다며 메리츠컨소시엄을 탈락시켰다.

금산법 제24조 1항에 따르면 동일계열 금융기관이 다른 회사의 의결권 있는 지분 20% 이상을 소유할 경우 미리 금융위 승인을 받아야 한다. 메리츠컨소시엄의 메리츠금융그룹 지분율은 45%(메리츠종금 35%·매리츠화재 10%)로 관련 법규에 따르면 금융위 사전 승인이 필요했다.

하지만 메리츠컨소시엄은 코레일로부터 금융위 사전승인을 받아 오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승인 신청을 하지 않았다. 사업시행자가 아닌 공모제안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특수목적법인(SPC) 정관 등 아직 정해지지 않은 내용을 전제로 금융위 사전승인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코레일은 관련 법령 심의 등을 거쳐 메리츠컨소시엄을 제외했다.

메리츠컨소시엄은 즉각 반론을 제기했다. 메리츠컨소시엄이 경쟁 컨소시엄들보다 2000억 원 이상 높은 입찰가를 제시해 1위로 평가되자 코레일이 실현 불가능한 요구를 했다는 것이다.

메리츠컨소시엄 측은 금융위에 사전승인이 가능한지 문의했고, 금융위는 시기상 승인이 부적절하다는 회신을 보내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래에셋금융그룹 지분이 39.7%인 삼성물산컨소시엄은 왜 동일하게 탈락시키지 않았느냐는 주장도 제기했다. 금융 동일계열 총 지분율 기준으로 메리츠컨소시엄은 메리츠금융그룹이,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미래에셋금융그룹이 각각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메리츠컨소시엄의 경우 메리츠종금을 주관사로 내세웠지만,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미래에셋을 주관사로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메리츠컨소시엄은 현행 금산법은 지분율이 20% 이상일 때 금융위 승인을 받도록 했을 뿐, 주관사만 승인대상에 포함시킨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 우선협상자 선정과정’에 관한 글 ⓒ 청와대 국민청원 캡쳐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 우선협상자 선정과정’에 관한 글 ⓒ 청와대 국민청원 캡쳐

이와 관련해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정한 경쟁질서를 파괴한 코레일의 권력형비리를 엄정하게 처벌해 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만성적자 코레일에 더 이상의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자세히 읽어봐 달라”는 이 게시글은 “서울역북부 유휴부지 개발사업(이하 서울역사업) 우선협상자 선정과정에서 불공정한 부분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코레일이 특정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재량을 넘어 직권남용을 저질렀다는 것.

게시글은 “코레일 공모지침에 따르면 사업신청서 제출 시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사업신청자의 사업신청을 무효로 처리하며 사업평가위원회를 시행하지 않고 무효처리 사항을 사업신청자에게 별도 통보한다”고 규정하여, 사업평가위원회의 평가 이전 단계인 사업신청자의 사업신청서류 접수 단계에서 사업 신청자의 ‘적격/부적격’을 평가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며 “***컨소시엄의 자격요건에 문제가 있었다면 사업평가위원회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어야 하지만, ***컨소시엄은 코레일의 통지를 받고 2019년 4월 2일 사업평가위원회를 위한 사업계획 프리젠테이션과 Q&A 일정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레일은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된 사업평가위원회의 사업계획서 평가 결과 ***컨소시엄이 1순위가 되자 ***컨소시엄의 자격요건을 문제삼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게시글은 “코레일이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 선정 대상에서 배제하고,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것에는 권력형 비리에 의한 위법행위가 개입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만약 코레일이 의도적으로 특정 컨소시엄을 배제하기 위해 불이익을 준 것이 사실이라면 재량을 넘어 직권남용에 해당될 수 있는 사안이므로, 이러한 의혹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청원한다”고 썼다.

코레일은 즉각 반발했다. 코레일은 상법(344조 3조 2항)상 무의결권 주식의 최대 발행은 25%로 이를 감안 시 메리츠종합금융의 의결권 있는 주식은 20%이며, 결국 금융위 사전승인 대상인데 이를 받지 않아 우선협상자에서 탈락했다는 주장이다.

코레일 측은 “금산법 제24조에 분명 해당 행위와 관련해 미리 금융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며 “코레일은 50일간의 충분한 기간을 두고 금융위 승인을 받도록 요청했으나 메리츠컨소시엄 측이 승인 신청조차 하지 않아 부득이 2순위 업체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차 심사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1차 심사 1위를 탈락시켰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며 “이후 진행된 2차 심사에서는 금산법과 같은 관계 법령상 사업주관자로서의 요건이 충족되는지를 전문가들과 함께 심의한 것으로 1차 심사 결과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이번 게시글은 16일 현재 672명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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