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산업재해율이 최근 3년새 최고치를 기록함에 따라 회사의 안전관리 책임 강화 노력을 무색케 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 2017년부터 2년 연속 중대재해율 0%라는 결과를 부각시키고 있지만, 산재율이 되려 높아졌다는 점은 안전재해 방지의 허점을 노출하고 있다.
23일 현대차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 국내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자 수는 지난해 286명으로 집계, 최근 3년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217명이었던 산업재해자 수는 2017년 210명으로 줄었으나, 다시금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사업장 산업재해율도 0.50% 수준에서 지난해 0.71%까지 높아졌다.
그나마 해외사업장에서의 산업재해자 수가 줄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2016년 38명에서 2017년 41명으로 늘었지만, 2018년 32명으로 크게 줄어들서다. 해외사업장 산업재해율은 0.10%를 넘던 것이 0.09%로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현대차는 근로손실재해율과 직업성질병 발생율 역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사업장의 근로손실재해율은 지난해 2.39%를 기록, 2년 전 1.87%와 비교해 0.50% 포인트 이상 올랐다. 국내사업장에서의 직업성질병 발생율도 2016년 0.70%에서 이듬해 0.49%로 줄었다가 지난해 0.86%로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무엇보다 국내 협력사의 근로손실재해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위험의 외주화'를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지난해 협력사 근로손실재해율은 현대차 사업장(2.39%)보다 높은 2.46%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같은 수치는 2년새 0.70% 포인트 오른 것으로, 그 상승폭도 원청인 현대차보다 컸다.
기아차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기아차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수록된 산업재해 발생추이를 살펴보면, 산업재해 건수는 2016년 255건에서 2017년 203건으로 줄었다가 2018년 285건으로 크게 늘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40.3% 증가한 수치다.
이에 산업재해율도 V자 반등을 나타냈다. 지난2016년 0.76%에서 이듬해 0.59%로 줄어들었지만, 2018년 재해건수가 급증하며 0.81%로 올랐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2018년 1월 1일부로 통상적 출퇴근 재해가 산업재해로 인정되는 등 산업재해 인정 기준 완화가 이뤄지면서 산업재해율 증가에 다소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다만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2018년도 산업재해율이 0.54%임을 감안하면, 같은해 현대기아차의 산업재해율이 이를 크게 상회한다는 점에서 간과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특히 산업재해 증가율 폭 역시 고용노동부 통계치인 0.06% 포인트를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안전관리 역량을 제고하고 있다는 현대기아차의 노력이 무색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과거 국내외 사업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를 분석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핵심안전수칙을 도출했고, 이를 기반으로 9대 안전 골든룰을 제정·운영하는 등 안전관리에 힘쓰고 있다"며 "근로자의 생명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지속적인 안전관리 정책 강화와 제도 개선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기아차 측도 "매년 보완 투자 중 10% 이상을 안전환경 분야에 할당해 재해 예방을 위한 시설 및 설비를 개선하고 있다"며 "산업재해율 감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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