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 조국 딸 특혜 논란…학종이 뭐기에?
스크롤 이동 상태바
[친절한 뉴스] 조국 딸 특혜 논란…학종이 뭐기에?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9.09 17: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능과 특기 살리는 학생부 종합전형…정성평가 탓에 불투명성 한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불거진 딸 특혜 의혹이 ‘학종 공정성 논란’으로 옮겨 붙었다. ⓒ뉴시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불거진 딸 특혜 의혹이 ‘학종 공정성 논란’으로 옮겨 붙었다. ⓒ뉴시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불거진 딸 특혜 의혹이 ‘학종 공정성 논란’으로 옮겨 붙었습니다. 조 후보자 딸이 이른바 ‘금수저 스펙’을 학종에 활용, 고려대에 진학했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인데요.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교육부가 대학입시제도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학종이 이슈의 중심에 선 모양새입니다.

학종이란 ‘학생부 종합전형’의 줄임말입니다. 시험 점수로 줄을 세우는 식의 입시 제도로는 개인의 재능과 특기를 살릴 수 있는 다양한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자기소개서와 학교생활기록부, 교사추천서, 면접 등을 바탕으로 합격자를 선발하는 방식이죠. 쉽게 말해 ‘누가 높은 시험 점수를 받느냐’보다는 ‘누가 자신의 관심과 특기를 살려 다양한 경험을 했느냐’에 초점을 맞춰 사람을 뽑겠다는 겁니다.

가령 국어·영어·수학 점수는 낮더라도 컴퓨터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 있다고 합시다. 과거 제도대로라면 이 학생은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반면 학종을 활용할 경우, 이 학생은 활동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어·영어·수학을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장점이 있죠. 최근에는 비중이 급증해, 2019년도 기준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학종 선발 비율이 평균 4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당초 취지와 달리, 학부모들은 학종에 큰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우선 학종은 ‘금수저 전형’이 될 수밖에 없다는 비판입니다. 학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학교생활기록부인데요. 여기에는 △수상경력 △자격증 및 인증 취득상황 △창의적 체험활동상황 △교과학습발달상황 △독서활동상황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이 포함됩니다.

문제는 조 후보자 딸 사례에서 나타나듯, 학교생활기록부를 ‘보기 좋게 꾸미기’ 위해서는 부모의 힘이 필요하다는 데 있습니다. 부모가 권력, 인맥과 같은 사회적 자본을 갖추고 있을 경우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유리한데, 이것이 곧 대학 입시에 필요한 ‘스펙’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학종을 ‘현대판 음서제(과거 시험에 의하지 않고 상류층 자손을 특별히 관리로 채용하던 제도)’로 평가절하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죠.

사회적 지위뿐만 아니라, 부모의 재력이 입시에 직결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시사오늘> 취재 결과에 따르면, 현재 강남에서는 학종을 위한 입시컨설팅 업체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입시컨설팅 업체에서는 자기소개서는 물론, 논문 작성에 관한 컨설팅과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가이드’까지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모가 어떤 지위를 갖고 있는지, 부모의 경제력이 어떤지에 따라 갈 수 있는 대학의 이름이 달라지는 셈이죠.

무엇보다도 학종이라는 제도 자체가 정성평가를 기반으로 하다 보니 입시 전반이 불투명해진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뛰어난 학생’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부모들이 제도 자체에 신뢰를 갖기 어렵다는 겁니다. 이런 이유로 tbs 의뢰로 <리얼미터>가 9월 4일 실시해 5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3.2%가 ‘정시 제도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시 제도가 바람직하다’고 답변한 사람은 22.5%에 그쳤습니다.

다만 과거와 같은 ‘시험 성적으로 줄 세우기’ 방식으로는 공부 외의 재능을 가진 학생들을 발굴하기 어렵고, 우리 아이들을 ‘문제 푸는 기계’로 키워낸다는 점에서 꼭 좋은 제도라고 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존재합니다. 아무쪼록 이번 기회에 ‘공정성’과 ‘다양성’을 모두 담보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대통령실 출입)
좌우명 : 인생 짧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