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그룹의 주가 부양과 신규 투자 유치를 위해 해외투자자들을 설득하러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대만 보험회사에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오버행 이슈를 해소했다.우리은행이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주식 4.0%를 26일 주식시장 개장전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대만 푸본금융그룹의 자회사인 푸본생명에게 매각했다.
우리금융관계자는 "그동안 우리금융지주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었던 대기물량부담(Overhang Issue)이 해소되어 향후 주가에 긍정적 영향과 더불어 자본비율이 개선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일 우리카드를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지주 지분 5.8%(상호주)를 취득했다. 은행은 지주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에 6개월 내로 이를 모두 매각해야 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25일 푸본생명에게 4.0%를 주당 12,408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같은 성과를 위해 지난 4월 손태승 회장의 지시로 지주와 은행이 공동 참여하는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으며, 이를 통해 철저한 사전 준비와 적극적 투자자 유치 활동을 펼쳤다. 결국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성공적 지분 매각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중동 대형 국부펀드가 우리금융지주 지분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향후 그룹의 주가 부양에 힘이 실어질 전망이다. 손태승 우리금융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오는 10월 중동 지역을 직접 방문해 협력사업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중동 대형 국부펀드는 우리금융의 디지털금융 분야에서 협력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중장기 투자자를 대상으로 오는 10월 유럽과 북미지역 IR도 계획하고 있다"면서 "우리은행의 남은 지분이 1.8%인데,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빠른 시일 내로 매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도 오는 10~11월, 유럽과 북미 IR을 계획하고 있다. 10월 초에는 영국, 노르웨이 등을 방문해 주요 연기금과 노르웨이중앙은행, 피델리티 등 투자자들을 만난다. 11월에는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IR 활동이 예정돼 있다.
윤 회장은 지난 4월 호주에서 IR을 열었으며, 당시 접촉했던 자산운용사 프랭클린 리소시스는 이후 KB금융의 주식을 추가매입하면서 지분율 5.42%를 차지하고 있다. 이로써 국민연금공단에 이어 KB금융의 2대 주주가 됐다.
미중 무역분쟁, 국내 경기 둔화, 일본 수출 규제 등 국내외 경쟁이 좋지 않음에도 해외 투자 유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외국어에 능통한 윤 회장이 해외 IR 등을 통해 해외 투자자들에게 그룹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어필한 성과다.
KB금융 관계자는 "적극적 해외IR을 통해 신규 투자를 유치하고, 주가를 부양시키는 효과를 기대한다"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 성향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필요하다면 자사주 매입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용병 신한금융회장도 올 하반기 해외 IR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그룹의 ESG활동을 중심으로 영국과 북유럽 지역을 공략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지난 4월 캐나다로 출국해 AGF인베스트먼트, 맥킨지금융그룹, CI인베스트먼트 등 캐나다 연기금을 운용하는 초대형 운용사들을 만났고, 이어 미국 샌프란시스를 방문해 캐피털월드인베스터 등 대형 글로벌 자산운용사를 만났다. 당시 해외 일정을 통해 지속가능경영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그룹의 ESG 프로그램을 적극 알렸다.
조 회장은 지난 2017년 취임 후, 신한금융이 아시아 리딩금융으로 도약하기 위해 그룹핵심 전략인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2020 지속가능경영전략'을 수립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유엔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의 책임은행원칙 제정에 참여해 그룹의 환경 비전인 'ECO 트랜스포메이션 2020'을 선포하고, 여성인재 육성 프로그램인 '신한 쉬어로즈'를 출범하는 등 EGS활동을 펼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도 ESG 투자에 관심이 높은 해외 투자자들을 적극 찾아나설 것"이라며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 네덜란드 연기금(APG) 등 ESG 분야에 전문성이 높은 연기금과 기관투자가를 직접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6일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 CEO들의 해외투자유치 노력에 대해 "나름 절박함을 가지고 하는 것"이라면서 "마치 전투기를 타고 전장터로 날아가는 느낌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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