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증권社의 史⑨] 증권가 ‘사회공헌’ 변천사…“그때도 ‘김장’ 버무렸을까”
스크롤 이동 상태바
[대한민국 증권社의 史⑨] 증권가 ‘사회공헌’ 변천사…“그때도 ‘김장’ 버무렸을까”
  • 정우교 기자
  • 승인 2019.12.09 1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장, 함께 모여 누구에게나 필요한 음식 만들고 나누는 의미”
1997년~2000년 초반, IMF와 경기불황으로 나눔행사도 ‘잠잠’
2002년~, 대기업 계열 증권사 중심으로 다양한 아이디어 등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국내 최초 증권사인 대한증권(現 교보증권)은 지난 1949년 설립됐다. 5년 뒤, 현대적 모습을 갖춘 증권시장이 개장되면서 증권회사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한증권이 설립된지 70년. 그동안 국내 증권시장에서는 야심차게 등장했던 증권사가 한순간 사라지는가 하면, 인수와 합병을 통해 사명(社名)을 바꾸고 새롭게 태어난 회사도 있었다. 본지는 그 긴 시간 치열하게 피고 졌던 대한민국 증권사들의 역사(歷史)를 되짚어보기로 했다.<편집자 주>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증권업계의 사회공헌사업은 지난 몇년간 정형화된 '패턴'이 반복돼 왔다. 

소외계층에게는 생필품을 직접 지원했고, 어린이・노약자들에게는 연령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전개했다. 또한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1사 1촌 운동'을 기반으로 농촌지역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자원봉사가 주를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증권업계들은 그동안 비슷한 방식 속에서도 변화를 꾀하고 있었다. 

연말이 다가오는 요즘 이어지고 있는 '김장'이 대표적인데, 관계자들은 "김장이라는 문화가 어느 특정층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에 '나눔'의 의미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고, 직원 간 '통합'을 도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연말만 되면 '김장'이나 '연탄 나르기' 행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KB증권의 경우, 최근 본사에서 '사랑나눔 김장축제'를 개최했다. KB증권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는 박정림·김성현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가족 170여명과 50여명의 다문화 가족들이 참여했다.  참여자들은 1000포기를 담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함께 참여한 다문화 가정과 지역아동센터로 전달하면서 행사를 마무리 했다. 

교보증권도 지난달 20일 창립 70주년을 맞아 기획된 '드림이 특별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김장'을 담갔고, 같은 날 여의도공원에서도 금융투자협회를 비롯한 증권・자산운용・선물사 및 한국거래소 등이 모여 '제9회 사랑의 김치 Fair'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62개 금융투자회사와 증권유관기관의 CEO 40명, 직원 730명이 동참했으며 총 3만6000kg의 김치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및 회원사 후원 복지시설 100여곳에 전달됐다.  

한 증권사에서 사회공헌사업을 몇년 째 진행해온 한 관계자는 9일 통화에서 "김장을 하거나 연탄을 나르는 봉사는 잘 알다시피 다른 업계에서도 종종 진행하고 있다"면서 "(우리)업계의 경우, 다른 업계에 비해 직원들을 하나로 모으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편인데, 김장이라는 행사는 한꺼번에 재료를 준비한 뒤에 속을 버무리며, 만든 음식을 함께 나누는 과정을 한 장소에서 대규모로 진행할 수 있어서 좋다"고 설명했다. 

또한 "여기에 의미부여를 하자면, 김장은 특정층에 국한되지 않고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라면서 "소소하지만 겨울을 보낼 필수 양식을 함께 만들고 나누면서 정도 나눌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증권사들은 철만 되면 김장을 담그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과거 증권사들의 '사회공헌'은 어떤 행태로 펼쳐졌을까. 1997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업계에서는 별다른 활동을 전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 이유는 IMF와 함께 찾아온 경기불황에 증권사들도 조용한 연말을 보낸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 얼어붙은 냉기가 조금씩 녹게 된 시점은 2002년 전후다. 당시 삼성, 한화, SK 등 대기업에 속한 증권사를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또한 현재는 이름을 바꾸거나 역사 속으로 사라진 증권사들도 주식시장의 활황과 함께 사회공헌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특히 급여 및 이익의 일정부분을 적립한 후 기금을 만들고, 이를 기부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사회공헌사업이 전개됐다. 

지난 2015년 NH투자증권으로 통합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은 2005년 당시 '밝은 세상, 우리와 함께'라는 슬로건과 함께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이중 '우리천사 펀드'라는 사업이 있었는데, 이는 급여 일부를 공제해 만드는 펀드 상품이었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월드비전'과 파트너십을 맺은 뒤, 임직원이 후원금액을 모으면 우리투자증권이 이와 동일한 금액을 추가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이외에도 동부증권(現 DB금융투자)은 지난 2008년 '주가 매칭 그랜트'와 '급여 우수리 제도'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특히 '주가 매칭 그랜트'란 임직원의 사회참여활동에 회사의 주가를 연동하는 제도로, 2007년 당시 동부증권 임직원이 벌인 총 263회의 사회참여활동에 사업연도 말 주가 8940원을 곱한 금액을 기부한 바 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