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미래통합당에 ‘물갈이’ 바람이 불고 있다. 7일 기준으로 통합당은 전국 253개 선거구 중 100여 곳의 후보를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무려 42명의 현역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공천 탈락해, 현역 교체율이 34.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통합당의 물갈이 자체에는 높은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여당과 달리 야당은 공천 탈락자들에게 별다른 ‘보상’을 해주기 어려움에도, 비교적 잡음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4년을 주기로 반복됐던 ‘공천 학살’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가다.
그러나 ‘칼질’ 이후의 행보에는 물음표가 붙는다는 지적이다. 새 얼굴을 발탁하면서 중진 의원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하려다 보니, 정작 해당 지역구 유권자들과 인연이 없는 후보들에게 공천장을 쥐어준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통합당은 충북 청주상당이 지역구인 정우택 의원을 충북 청주흥덕으로, 대구 수성을 주호영 의원을 대구 수성갑으로 보냈다. 인천 중구동구강화웅진을 지역구로 하는 안상수 의원도 인천 미추홀을로 옮겼다.
그나마 인접 지역에 공천을 받은 이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난 총선에서 인천 부평갑에서 낙선했던 문병호 전 의원은 서울 영등포갑에, 경기 안산시에서 4선을 한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장관을 경기 고양병에 공천했다.
심지어 서울 서초갑에서 컷오프된 이혜훈 의원은 서울 동대문을로,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에서 공천 배제된 김재원 의원은 서울 중랑을로 보냈다. 이 지역에 연고가 없는 이들은 한 달여 동안 지역구민에게 이름과 얼굴을 알리고,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이에 대해 통합당 관계자는 6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아무리 총선이 (지방선거에 비해) 정당 선거 경향이 강하다고는 해도, 대권 후보급이 아닌 이상 선거 한 달 전에 지역구를 옮겨서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지역구에서 열심히 활동한 후보들을 잘 활용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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