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당 “민주당 결정에 따라 검토할 것”
민주당 전당원 모바일 투표… “창당 흐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비례위성정당을 세운 미래통합당의 4·15 총선 비례의석 독식이 예상되면서, 진보 정당들 사이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진보정당끼리 연합한 ‘비례연합정당’을 세우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민생당·정의당 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비례연합정당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민주당 측은 고심 끝에 전 당원 모바일 투표에 부치기로 했지만, 위기감 때문에 분위기가 창당 쪽으로 쏠려 있다는 분석이다.
정의당 “내로남불 정치, 절대 참여하지 않겠다”
정의당은 일찌감치 위성정당 참여불가 의사를 밝혀 왔다. 심상정 대표도 8일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비례대표 후보 선출보고회에서 “우리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하는 그 어떤 비례정당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심 대표는 이날 비례연합정당 창당을 ‘내로남불의 정치’라고 비판하면서 “비례연합정당과 같은 공학적 발상은 자칫 범진보 개혁세력을 위협에 빠뜨릴 수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대의는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생당 “민주당 결정에 따라 검토할 것”
호남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의 연합으로 탄생한 민생당 측은 ‘민주당의 결정에 달렸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지난 6일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행위”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유성엽 공동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에게 “민주당이 자당 후보를 후순위에 배치하거나 비례공천을 포기한다면, 민생당도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적극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박지원·천정배 등 일부 의원들도 참여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전당원 모바일 투표”…창당 쪽으로 기울 가능성 높아
한편 비례연합정당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민주당 측은 고심 끝에 전 당원 모바일 투표에 부치기로 했지만, 위기감 때문에 분위기가 창당 쪽으로 쏠려 있다는 분석이다.
강훈식 수석 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사안이 무겁고 중요해서 (최고위 의견이) 통일돼 있지 않았다”며 “중대성과 무게감 때문에 전 당원 투표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최고위에서는 “촛불세력의 결집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명분이 없다”는 의견이 격렬하게 충돌했다고 확인된다.
당 지도부는 이날 당원들에게 일임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지만, 당원들 사이에서는 미래통합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맞서 비례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 결국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앞서 양정철 원장이 이끄는 민주연구원은 지난달 24일 ‘21대 총선 비례정당 관련 상황 전망·민주당 대응전략 제언’이라는 대외비 보고서를 통해 “촛불혁명 세력의 비례후보 단일화를 통해 탄핵 세력이 1당이 돼 탄핵을 추진하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며 비례정당 창당을 건의한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도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수도권이나 영남 지역구 의원들 입장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높다. 민주당에 대한 반감만 자극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미래통합당이 제1당이 되면 다음 대선에서 정권을 그쪽에게 뺏기게 될 것이라는 주장은 확실하게 당원들에겐 먹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날 본인 SNS에 “(비례연합 정당을 만들기 위해) 부정선거로 감옥 갔다온 곽노현 같은 어용들이 바람 잡는 등 외곽에서 위성정당 추진하게 하고, 거기에 민주당이 못 이기는 척 몸을 싣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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