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지난해 호황을 누린 수입차 시장에서 개인 구매 고객들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대중화에 속도가 붙으며 합리적 가격대의 선택지가 늘어난 요인이 주효했다. 개인 구매 수요는 처음으로 17만 대 선을 넘어섰고, 법인 구매 증가 폭까지 앞지르며 수입차 성장세를 이끌었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시장 내 개인 고객 대상 판매량은 17만568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했다. 대수로는 2만2000여대 가량 늘어 역대 최대치다.
같은 기간 법인 구매 대수는 9만9178대로 8.9% 늘었다. 법인 구매 대수도 10만 대를 넘볼 정도로 성장했지만, 개인 고객 증가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수입차 전체 판매량이 27만4859대로 12.3%의 확대됐음을 감안하면, 개인 고객이 수입차 시장 확대를 견인했음을 알 수 있다.
종전 수입차 역대 최대 판매량을 달성했던 2018년(26만705대)의 경우, 개인 구매 대수는 증가율 면에서 법인 구매에 뒤쳐졌다. 당시 개인 구매 대수는 10.1% 늘어난 16만6271대, 법인 구매 대수는 15.0% 늘어난 9만1103대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개인 명의 구매자들이 늘면서 개인 구매 비중도 63.9%로 늘었다. 전년 대비 1.1% 포인트 증가했음은 물론 최근 3년새 가장 높은 수치다. 개인 구매 고객 유입이 활발해질 수 있었던 것은 수입차 대중화에 발맞춘 합리적 가격대 모델이 등장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수입차 베스셀링카 10위권에는 5000만 원 이하 가격대의 모델들이 4개 차종이 이름을 올렸다. 쉐보레 콜로라도와 트래버스가 각각 5215대, 4103대의 판매량을 올리며 두각을 드러냈고, 벤츠 A220 세단은 4014대가 팔렸다. 폭스바겐 티구안(2.0 TDI)도 8631대나 팔리며 2위에 올랐다. 이 외 출시 이후 두달간 2600대가 팔린 폭스바겐 제타도 큰 인기를 구가했다.
지난 2019년 베스트셀링카 10위 권에 5000만 원 이하 모델이 단 한 대도 이름을 못올렸음을 상기하면, 지난해에는 젊은 세대 중심의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개인 고객들이 늘었음을 추론할 수 있다. 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해외여행 등의 지출이 줄어들면서 보복·과시 소비에 따른 차량 구매 여력이 증가한 것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5000만 원 대 미만 가격의 수입차 판매대수는 지난 2019년 5만9808대에서 2020년에는 7만 대를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0월 일찍이 전년 수치를 따라잡았고, 11월까지의 해당 가격대 수입차 판매량은 6만6807대로 집계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차 판매 부진과 코로나로 인한 수입 물량 부족 등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신차효과를 누린 독일 프리미엄 차종들과 폭스바겐·쉐보레 등의 주력 모델들이 인기를 끌면서 수입차 성장세가 견고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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