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보다 ‘보상’이 핵심…e머니로 온·오프 시너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이마트가 쿠팡을 비롯한 3개 온라인몰을 겨냥해 ‘최저가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온라인몰 사이에서 단순 가격 경쟁 열기는 이미 식은지 오래인 가운데 이마트가 최저가를 앞세운 건 새로 도입한 ‘e머니’ 인지도 제고와 이를 통해 온-오프라인 경쟁력 강화하겠다는 의중으로 보인다.
8일 이마트는 이마트앱을 전면 개편하고 앱에서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최저가격 비교 대상은 쿠팡, 롯데마트몰, 홈플러스몰 3개 온라인몰이다. 가격 비교 상품은 쿠팡의 로켓배송 상품, 롯데마트몰과 홈플러스몰의 점포배송 상품에 대해 상품 바코드를 기준으로 동일상품 동일용량과 비교한다.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는 구매 당일 오전 9시~12시 이마트 가격과 쿠팡, 롯데마트몰, 홈플러스몰 판매 최저 가격을 비교해 고객이 구매한 상품 중 이마트보다 더 저렴한 상품이 있으면 차액을 ‘e머니’로 적립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차액을 보상받으려면 고객은 이마트앱 ‘영수증’ 탭에 들어가 구매 영수증 목록의 ‘가격보상 신청’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신청 가능 기간은 구매일 기준 익일 오전 9시부터 7일 이내다. 구매일 기준 1일 최대 3000점까지 적립 가능하고, 사용 기한은 30일이다.
이마트는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를 통해 고객 혜택을 강화하고 가격 신뢰도를 높이는 한편, 고객이 하나하나 가격을 비교하는 수고를 하지 않더라도 합리적인 쇼핑에 대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제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내 가격 전쟁 트렌드가 이미 한 차례 지나간 상황에서 이마트의 최저가 전략은 ‘플러스 알파’를 노리고 선보인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앞서 이커머스업계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던 때는 가격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경쟁력으로 꼽혔다. 2019년 위메프는 쿠팡보다 비싼 제품이 있을 경우 2배로 보상하겠다는 ‘최저가 보상제’를 이미 운영한 바 있다. 이마트 역시 2016~2017년 쿠팡, 위메프 등과 최저가를 위한 ‘1원 전쟁’을 불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저렴한 가격은 기본이 됐고 편리한 배송, 높은 품질의 서비스 등을 강화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실제로 이마트가 경쟁 업체로 지목한 쿠팡 역시 과거에는 가격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았지만 최근에는 가격보다는 빠른 배송, 손쉬운 반품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만족도가 높은 서비스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추세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이마트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는 ‘최저가’보다는 ‘보상 적립’이 주요 전략으로 추정된다. 이마트가 보상으로 적립해주는 e머니는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이마트앱 전용 쇼핑 포인트다. 이마트는 e머니를 통해 이마트앱의 온-오프라인 연계 실용성을 높일 방침으로, 최근 신세계가 강조하고 있는 온-오프라인 시너지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설사 경쟁사보다 비싼 가격에 팔리는 상품이 있더라도 차액을 e머니로 지급해 고객의 오프라인 매장 유입을 늘릴 수 있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 담당 상무는 “이번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 실시로 이마트는 체험적 요소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까지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e머니 제도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혜택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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