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C에너지는 고공행진하는데…SGC이테크건설은 주가·거래량 급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SGC이테크건설을 향한 동학개미들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 분할합병 당시 최초 합병안보다 불리한 합병비율이 적용됐음에도 회사를 믿고 양보했는데, 돌아오는 건 주가 하락과 거래량 급감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최근 최대주주와 관계사까지 SGC이테크건설 지분 일부를 팔아치운 것으로 확인되면서 소액주주들의 원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 21일 SGC이테크건설의 대주주인 SGC에너지는 기존 보유한 SGC이테크건설 지분 100만6311주(49.71%) 중 일부가 최근 장내 매도 방식으로 처분돼 현재는 90만6501주(44.78%)로 보유 지분이 변동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SGC이테크건설의 기존 2대주주였던 유니드가 보유 주식을 매각했기 때문이다. SGC이테크건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분 7.43%를 보유하고 있던 유니드가 지분을 2.50%로 줄였다"며 "유니드가 SGC이테크건설 주식 일부를 미국계 펀드에 매각한 것으로 안다"고 알렸다.
유니드는 SGC에너지, 개인 최대주주인 이복영 회장과 그의 장남인 이우성 부사장, 권영만 부사장 등과 함께 특별관계를 이뤄 SGC이테크건설의 대주주로 있는 SGC그룹(구 삼광글라스그룹) 관계사다. 소액주주들 입장에서 유니드의 이번 주식 매각은 곧 대주주가 지분을 처분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 이복형 회장, 이우성 부사장, 권영만 부사장 등은 일제히 '증권등소유상황보고서' 공시를 통해 자사주 매입 사실을 알리며 소액주주 달래기에 나섰지만, 이번 유니드의 지분 매각 규모와 비교하면 새 발의 피 수준이어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는 양상이다.
최근 주가 흐름도 동학개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증시 폐장일인 2020년 12월 30일 6만1100원에 달했던 SGC이테크건설의 주가는 지난 21일 기준 5만5800원으로, 올해 들어 8.67% 하락했다. 분할합병에 따른 감자 영향으로 유통주식수가 2019년 말 기준 261만7577주에서 2020년 말 기준 158만1383주로 줄면서 거래량 자체도 줄었다. SGC이테크건설의 최근 한 달(2021년 3월 22일~4월 21일)간 일평균 주식 거래량은 2만525주로 집계됐다.
반면, 분할합병으로 SGC이테크건설과 함께 새롭게 출범한 SGC에너지의 주가는 2020년 12월 30일 3만9250원에서 지난 21일 기준 4만4500원으로, 올해 들어 13.37% 상승했다. 또한 2019년 말 기준 480만2616주에 그쳤던 유통주식수가 분할합병 이후 2020년 말 기준 1462만3111주로 크게 늘면서 SGC이테크건설보다 많은 거래량을 보이고 있다. SGC에너지의 최근 한 달(2021년 3월 22일~4월 21일)간 일평균 주식 거래량은 9만1937주로, SGC이테크건설보다 약 4.5배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SGC그룹 차원에서 SGC이테크건설의 무상증자를 추진해 유통주식수를 늘리고, 새로운 주주환원책을 시행해 주가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SGC이테크건설의 한 소액주주는 "기존 삼광글라스 주주들은 좀 달리 보겠지만 SGC이테크건설 주주 입장에서는 저번 분할합병은 분명히 우리가 회사에 양보한 거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겠다고 공언했는데 지금 주가를 봐라. SGC에너지만 잘나가고 있다. 도대체 SGC이테크건설 경영진들은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주가부양이 어려우면 약속했던 무상증자나 액면분할에 나서서 거래량이라도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액주주도 "SGC에너지는 100억 원이나 자사주를 매입하는데 SGC이테크건설은 오히려 대주주가 지분을 팔아치우고 있으니 어떻데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프로야구 스폰서 뛸 돈이 있으면 자사주 매입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합병비율 조정할 때부터 이미 '팽' 당할 줄 알았다. 인수합병으로 이우성 부사장이 지주사인 SGC에너지 최대주주로 올라섰으니, SGC에너지만 신경 쓸 거다. SGC이테크건설 소액주주들은 계속 외면받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에서는 SGC이테크건설의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다만, 소액주주들에게는 조금의 인내심이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김승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SGC이테크건설에 대해 "보이는 성장, 저렴한 주가"라고 평가하면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임을 감안하면 충분한 주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 상승 여력은 30% 이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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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공행진이라는 부제목은 아직 과하네요. 종합주가지수가 작년 3월 1400에서 올라 요즘 3100대인데요. SGC에너지는 합병 전의 고점 9월 51,700보다 훨씬 낮은 주가입니다. 합병으로 인해서 재무제표도 왜곡되어 보이는데, 1분기 실적 나오면 기자님 표현대로 '고공행진'할 거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