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이커머스 기업들이 최저가 전쟁을 불사한 데 이어 이제는 입점 수수료까지 낮추고 있다. 시장이 치열해지면서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플랫폼에 입점하는 판매자 모집까지 경쟁이 번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또 다른 출혈경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커머스업계는 무료배송과 최저가를 강조한 행사가 한창이다. 쿠팡은 현재 ‘로켓배송상품 무조건 무료배송’ 행사를 무기한 진행 중이다. 이번 행사는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에 가입하지 않아도 로켓배송상품, 로켓직구상품에 대해 가격과 상관없이 하나만 주문해도 무조건 무료배송이 가능한 행사다.
와우 멤버십은 월 2900원 결제로 로켓배송상품과 로켓직구상품을 무료배송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기존 일반 회원은 로켓배송상품 1만9800원, 로켓직구상품은 2만9800원 어치를 사야 무료배송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이 같은 무료배송 혜택을 일반 회원 모두에게 확대했다. 쿠팡 측은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열심히 최저가를 검색했지만 막상 주문을 하려고 보면 배송비가 추가돼 더 이상 최저가가 아니었다는 소비자들의 경험담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마켓컬리도 채소, 과일, 정육 등 60여 종 상품을 온라인 최저가로 판매하는 ‘EDLP(에브리 데이 로우 프라이스)’ 정책을 시행한다. 마켓컬리는 주요 온라인 마트에서 판매되는 동일 상품을 매일 모니터링해 최저가를 파악, 상품 판매 가격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11번가, 이베이코리아 등 업체들도 일정 기간 대규모 할인 행사를 펼치면서 최저가 경쟁 판을 키웠다.
최근에는 판매자를 잡기 위한 수수료 정책도 최저가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 21일 기존 오픈마켓 방식의 상품별 차등 수수료를 폐지하고, 2.9% ‘정률’ 수수료 정책을 시행했다. 수수료에는 PG수수료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들과 비교해도 업계 최저치라는 게 위메프 설명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포털 기반 플랫폼 사업자는 매출 연동 수수료 외에 별도의 결제 수수료 등을 더해 5% 이상의 수수료를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프는 정률 수수료 정책을 한시적 프로모션이 아닌 위메프만의 고유 수수료 모델로 운영할 방침이다.
포털 방식 수수료 정책 발표 이후 파트너사도 늘었다. 위메프에 따르면 지난 4월 21일~30일까지 10일간 새롭게 참여한 파트너사는 직전 동기간 대비 33.2% 증가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새로운 수수료 정책은 쇼핑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과정으로,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 선순환 안착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티몬은 마이너스 수수료라는 파격 정책을 도입했다. 티몬은 입점업체의 일부 제품 판매수수료를 –1%로 정했다. 티몬에 판매 상품을 등록할 때 옵션을 포함하지 않은 개별 단위의 상품을 단품등록 카테고리에 등록하면 된다. 기존에 해당 카테고리에 등록된 모든 딜의 판매수수료도 -1%로 자동 적용된다.
이번 마이너스 수수료 정책은 파트너와의 상생협력을 기반으로 좋은 상품들을 특별한 가격으로 제공함으로써 플랫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기획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티몬 측은 “단일 상품으로 등록하면 상품 검색이 더욱 쉬워지고 옵션 가격 차이 등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편도 줄일 수 있어 고객들의 쇼핑 환경 개선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판매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없는 만큼 추가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도 생긴다”고 말했다.
롯데온은 오는 7월 31일까지 신규 입점하는 셀러에게 판매수수료 0%를 포함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번 프로모션 기간 신규로 입점하는 셀러에게 입점일로부터 3개월간 판매수수료를 면제해준다. 롯데온에서 사용할 수 있는 광고비 ‘셀러머니’도 30만원을 지원한다. 또한 매월 말, 지난 90일간의 실적을 바탕으로 우수 셀러를 선정해 최대 200만원의 셀러머니를 지급하고, 우수 셀러 상품은 메인 페이지 노출을 비롯해 롯데온 내부에 집중 노출될 수 있도록 관리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출혈경쟁까지 불사하는 만큼 업계 생존 위기가 어느 때보다 크다”며 “대형 선두업체들이 탄탄한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있어 소비자 이탈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진 업체들은 영향력 있는 셀러를 끌어오는 게 존재감을 키우는 데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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