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편의점업계가 서울시교육청이 진행하는 '희망급식 바우처' 지원 사업에 참여한 가운데 용이한 접근성을 제외하곤 아쉬운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0일부터 희망급식 바우처 지원 사업을 시행했다. 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원격 수업이 지속됨에 따라 학생들의 결식 우려를 해소하고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고자 마련됐다.
해당 사업은 매일 등교하지 않고 원격수업을 병행하는 초·중·고교 학생 56만여 명 중 희망자에게 1인당 10만 원을 제로페이 모바일 포인트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 전역 소재의 편의점(GS25·CU·세븐일레븐·미니스톱·씨스페이스24·이마트24)에서 사용 가능하며, 제로페이 모바일 방식의 바우처로 지원, 사용 금액의 10%가 할인됨은 물론, 통신사 할인도 중복 가능하다. 바우처 사용 기간은 오는 7월 16일까지다. 희망급식 바우처에는 예산 560억 원 정도가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시행 당일인 지난 20일에는 희망급식 바우처 등록 대란이 벌어질 정도였다. 하지만 좋은 취지와 달리, 일주일간 희망급식 바우처를 사용한 학부모들은 서울시교육청이 이번 사업에 대해 준비가 상당히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품목 다양성이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현재 희망급식 바우처로 구매 가능한 품목은 도시락, 제철 과일, 흰 우유, 두유, 야채 샌드위치, 과채주스, 샐러드, 떠먹는 요거트, 훈제계란, 김밥 등 10가지다. 도시락의 경우, 나트륨이 1067mg 이하, 칼로리 990kcal 이하, 단백질 11.7g 이상인 제품만 구매가 가능하며, 삼각김밥은 살 수 없다.
학부모 A씨는 "편의점에 아이들과 바우처를 사용하기 위해 갔더니 포스를 찍어봐야 가능한 상품인지 알 수 있다고 해서 당황스러웠다"라며 "품목에도 이건 되고 저건 안되고 기준도 애매하다. 큰 예산이 들어간 만큼, 교육청에서 사업을 시행하기 전에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갖고 행정을 펼쳤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부모 B씨도 "품목에 대해 설명할 때 권위 있는 학교급식 자문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반영했다고 하는데 이것이 바로 탁상행정의 결과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며 "오늘 집 앞 편의점 갔다가 헛걸음했다. 안되는 상품이 너무 많아 헛걸음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점주께서 푸념까지 했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편의점업계는 학부모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6일 서울시교육청의 학교급식 기준을 반영해 칼로리와 나트륨을 낮춘 맞춤 도시락 '소불고기덮밥'(560kcal, 920mg), '숯불닭갈비덮밥'(625kcal, 870mg) 등 2종(각 3900원)을 선보였다. CU 역시 도시락 상품의 열량과 나트륨 함량 표기를 기존보다 10배 이상 확대하고 바우처 사용 가능 상품 확인도 쉽게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양질의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희망급식 바우처 지원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며 "향후에 바우처 기준에 부합되는 다양한 상품을 준비해 출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좌우명 : 매순간 최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