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폰 빈자리 유도 전략 통할까…SKT 갤럭시F, KT·LGU+ 갤럭시A 변형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국내 이동통신3사가 삼성전자의 ‘갤럭시’ 브랜드를 빌려 자사 5G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저렴한 가격이다. 여기에는 통신사의 5G 보급화 전략이 숨겨져 있다. 단말기 제조와 유통 확대로 인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라도, 가입자당평균수익(ARPU)이 높은 5G 요금제로 소비자들을 유인하겠다는 의도다.
SKT·KT·LGU+ 전용 갤럭시 배경엔…"5G 가입자 늘리고 매출 올리고"
9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삼성전자의 기존 제품에 브랜드만 바꿔 자사 전용 5G폰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갤럭시F42를, LG유플러스와 KT는 갤럭시A22와 A32를 변형해 판매한다.
업계에선 3사의 ‘리브랜드 마케팅’이 사실상 5G 점유율 확대를 꾀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7월 말 기준으로 5G 가입자는 약 1708만 명으로, LTE 가입자(5045만 명)의 약 66% 수준이다. LTE 요금제는 5G 요금제보다 저렴해 평균 ARPU가 낮다. 기존 LTE 가입자를 5G로 유도해야 통신 부문 수익을 높일 수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5G로만 쓸 수 있는 단말이 출시되면, 5G 가입자는 자연스럽게 증가하게 돼 있다”며 “5G폰 점유율이 높아지면 ARPU도 현재의 한 자릿수 증가세에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3사는 특히 LG폰의 빈자리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LG스마트폰 점유율은 약 11%로, 시장 규모로 환산하면 약 11억 달러(한화 1조 3000억 원)의 가치를 지닌다. 이에 최근 △대만 HTC △미국 모토로라 △구글 등 세계 보급형 스마트폰도 국내 시장을 눈독들이고 있다.
3사는 국내 최고 기술력으로 인지도가 높은 갤럭시 브랜드를 활용해,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고 이들을 5G 요금제에 가입하게 만든다는 전략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변형한 제품이라 제조원가 부담도 높지 않고, 가격도 워낙 저렴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SK텔레콤, 갤럭시F42 변형…LG유플러스·KT는 갤럭시A 시리즈 리브랜딩
소비자가 쉽게 체감할 수 있는 3사 제품의 차이점은 △SK텔레콤 블루 △LG유플러스 민트 △KT 블랙·레드 등 색상이다.
SK텔레콤은 오는 10일 5G 전용 모델 ‘갤럭시 와이드5’를 출시한다. 갤럭시 와이드5는 ‘갤럭시F42’를 변형한 제품이다. 갤럭시F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인도 시장 특화 라인업으로, 보급형 ‘갤럭시A’와 ‘갤럭시M’ 라인업보다 저렴하다. 신흥 개발도상국을 공략하기 위해 카메라에 기능을 ‘올 인’한 로우엔드 상품이다.
갤럭시 와이드5는 갤럭시F42의 △메인 카메라 64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800만 화소 △미디어텍 AP ‘MTK6833’ △6.6인치 대화면 △128GB 저장용량 △5000㎃h 배터리 등이 탑재됐다. 출고가는 44만 9000원으로, 색상은 그레이·화이트·블루 세 가지로 출시된다.
LG유플러스도 같은날 5G폰 ‘갤럭시 버디’를 출시한다. 해당 제품은 ‘갤럭시A22’가 변형됐다. 갤럭시A22의 △6.6인치 대화면 △128GB 저장용량 △5000mAh 배터리 △삼성페이 △측면 버튼 지문인식 등의 기능이 그대로 포함됐으며, 색상은 그레이·화이트·민트 3가지다. 출고가는 39만 9300원이다.
KT는 3사중 가장 먼저 30만 원대 5G폰 ‘갤럭시 점프’를 출시했다. ‘갤럭시A32’를 리브랜딩한 갤럭시 점프 세부 사양은 △6.5인치 대화면 △128GB 저장용량 △5000mAh 배터리 △삼성페이 △측면 지문인식 등 LG유플러스 제품과 거의 비슷하다. 출고가는 39만 9300원으로, 색상은 블랙·화이트·레드 세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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