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포럼] 노웅래 “이재명 후보 되면 안철수와 힘 못 합칠 이유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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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포럼] 노웅래 “이재명 후보 되면 안철수와 힘 못 합칠 이유 없어”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1.09.29 16: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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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185)〉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20대 표심 회복 못하면 선거 이기기 어려워”
“차기 대선, 누가 국민 삶의 질 향상시킬지가 관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민주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9월 28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 연단에 섰다. ⓒ시사오늘
민주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9월 28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 연단에 섰다. ⓒ시사오늘

시계제로(視界zero)다. 여야 대선주자도, 그들이 펼칠 본선 구도도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여론조사마다 1위 후보가 바뀌고, 정권 교체를 원하는 국민이 과반(過半)인데도 여당 후보가 1위를 질주하는 기현상(奇現象)이 벌어지기도 한다.

‘역대급’으로 혼란스러운 차기 대선을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까. <시사오늘>은 이 문제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 9월 28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 연단에 선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현 상황, 결코 민주당에게 유리하지 않아”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은 그 특성상 전체 민심의 향배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barometer)다. 그리고 그런 서울(마포구갑)에서만 4선을 한 노 의원은 그 누구보다 냉정하게 현 상황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는 ‘전략가’로 인정받고 있다. 민주당이 자신들의 싱크탱크(think tank)인 민주연구원 원장을 노 의원에게 맡긴 것도 이런 맥락일 터. 이번 강연에서도 노 의원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재 민주당이 놓인 현실을 냉철하게 분석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역대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이 된 경우는 두 차례 있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이어진 때죠. 그런데 이맘때쯤 김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31%, 이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32%였습니다. 정권 말에 대통령 지지율이 30%를 넘으면 정권 재창출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낮으면 35%, 높으면 40%를 넘기기도 합니다. 역대 대통령들보다 월등히 높죠. 이렇게 보면, 무조건 정권 재창출이 되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분석을 착시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지금은 단군 이래 처음 겪는 감염병 위기 상황입니다. 원래 국가 위기 상황에서는 무조건 집권당을 밀어주는 경향이 있는데, 지금은 50%가 안 되는 게 이상한 거라는 주장이죠. 어느 쪽이 옳은지 알 수는 없지만, 저는 바닥 민심으로 볼 때 후자의 분석이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긍정론과 부정론을 모두 소개한 노 의원은, 자신이 분석한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정권 재창출이 그리 쉽지 않은 목표라는 점을 강조했다.

“여론조사를 보면, 현 상황이 결코 민주당에게 유리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정권 교체를 원하는 여론이 정권 재창출을 희망하는 여론보다 평균 15%정도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과 충청에서는 20%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또 정부여당의 국정 운영을 적극 지지하는 사람보다 적극 반대하는 사람이 두 배가량 많습니다. 적극 투표 의사도 진보보다 보수가 높고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투표를 하는 사람들 중 보수 성향 유권자와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 민주당에게 불리한 신호입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친여성·친페미니즘 정책을 많이 하다 보니 남성들이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여성층에 비해 남성층의 민주당 지지율이 훨씬 낮습니다. 중도층도 국민의힘 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자영업 하시는 분들도 반대가 많습니다. 주부층도, 학생층도 민주당이 약세입니다. 연령별로는 과거에 우리를 열렬 지지하던 20대가 민주당에 굉장히 반대하는 입장으로 돌아섰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사무직 쪽이 여전히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 과거에 민주당이 열세였던 50대에서 호각 상태로 올라선 것 정도입니다.

실제로 지난 4월에 있었던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89만 표 차로 졌습니다.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이 서울에서 지고 선거에서 이긴 적이 없었습니다. 89만 표를 우리가 되찾지 못하면 선거에서 이기기는 어렵습니다. 민주당이 차기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서울시민들과 20대의 마음을 살 수 있는 정책이나 메시지를 내놔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민주당이 고전할 수밖에 없는 구도입니다.”

 

“차기 대선, 5%포인트 내 박빙 승부 될 것”


노 의원은 비주류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주당 후보로 선출될 경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힘을 합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시사오늘
노 의원은 비주류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주당 후보로 선출될 경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힘을 합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시사오늘

현 상황을 냉정히 진단한 노 의원은, 곧이어 민주당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처방전도 제시했다.

“역대 대선을 돌아봤을 때, 이명박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같은 특별한 경우를 빼놓고는 모두 근소한 차이로 승부가 갈렸습니다. 1997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DJP 연합을 해서 1.6%포인트 차로 이겼고,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를 했다가 깨지고 하면서 겨우 2.3%포인트 차로 이겼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3.6%포인트 차이로 승리했고요. 2017년 문재인 대통령도 17%포인트 차 이상으로 이겼지만, 범진보와 범보수로 나눠서 비교하면 범진보 쪽이 오히려 5%포인트 졌습니다. 이번 선거도 아마 큰 차이 없이 5%포인트 이내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죠.

그렇다면 민주당이 내년 대선에서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치공학적으로 봤을 때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같은 분들이 출마해서 보수 표를 분산시켜주는 게 민주당에 유리합니다. 정의당의 경우 예전만큼 지지도가 높게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당의 존립을 위해서도 후보를 낼 가능성이 높은데, 진보가 민주당과 정의당으로 분산되고 보수가 연합을 해서 나오면 민주당은 불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의 방법은 DJP 연합처럼 민주당이 안철수 대표나 김동연 전 부총리를 데려오는 겁니다. 사실 안철수 대표는 처음에 민주당으로 시작을 했지만 비주류가 되면서 당을 떠난 거기 때문에, 같은 비주류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선 후보가 된다면 안철수 대표와 힘을 합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조금은 파격적인 정치공학적 방안을 공개한 노 의원은, 마지막으로 차기 대통령이 지향해야 할 가치에 대해 설명하면서 강연을 마무리했다.

“저희가 국민 정책 인식 조사를 해봤더니, 차기 대통령이 지향해야 할 미래가치 중 가장 높게 나온 게 공정, 소통, 성장이었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뼈아픈 대목입니다. 문재인 정권이 공정과 정의를 외쳤던 정권인데, 차기 대통령이 지향해야 할 가치가 공정과 소통, 성장이라는 건 현 정권이 이걸 제대로 못했다는 뜻이니까요. 민주당이 그동안 추구했던 정책 슬로건과 캐치프레이즈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차기 정부는 국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조사 대상이 되는 OECD 40개국 중 우리나라 삶의 질 지수가 29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소득은 23위인데 삶의 질은 꼴찌 수준입니다. OECD가 삶의 질을 측정할 수 있는 11가지 기준을 내놓고 있는데, 주택, 소득, 환경, 공동체, 건강, 워라밸 같은 것들입니다. 진영논리, 이념논리에서 벗어나 누가 이런 부분들을 향상시키고,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시킬 방안을 제시하는지가 내년 대선의 관건이 될 겁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대통령실 출입)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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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라 2021-09-30 07:41:46
안철수를 견제하냐???. 안철수가 또라이냐???. 이재명 잡는데 100% 확실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