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매출 750%나 늘었지만…영업손실 762억으로 전년比 1130%↑
넷플릭스 코리아, 국내 OTT 중 유일 흑자 기업…2020년 한국서 63억
K-OTT, 콘텐츠 경쟁력 확보해 글로벌로 간다…母회사 지원도 '빵빵'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웨이브·티빙 등 국내 토종 OTT들이 올해도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넷플릭스가 한국 법인에서만 2020년 기준 63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승승장구 하는 것과 비교되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낙관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가입자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서 비롯된 ‘계획된 적자’라는 주장이다.
웨이브·티빙, 적자 230~1130% 폭증할 때…넷플릭스 코리아, 63억 흑자
13일 각 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웨이브, 티빙 등 토종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들은 지난해 구독자가 늘어난 상황에서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의 OTT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의 2021년 매출은 약 2301억47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27.7% 늘었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전년(169억4200만 원)보다 230% 이상 급증한 558억22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웨이브와 함께 토종 OTT계 양강(兩强)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CJ ENM 계열사 ‘티빙’도 적자폭이 확대됐다. 티빙은 2020년 대비 750%나 늘어난 1315억2500만 원의 매출을 지난해 올렸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130% 폭증한 762억3400만 원으로 치솟았다.
이밖에 공시되지 않은 △왓챠 △쿠팡 △시즌(KT 계열사) △카카오TV 등도 흑자를 보지 못한 상태다.
반면 국내에서만 6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 중인 넷플릭스는 2020년 한국 법인에서만 63억 원 가량의 순이익을 냈다. 한국 OTT 시장에서 유일하게 흑자 기조를 나타낸 것이다. 지난해 한국 시장에 상륙한 ‘디즈니플러스’(디즈니+)도 2021년 4분기 기준으로 가입자가 34% 증가하면서 전 세계 이용자 1억9000만 명을 달성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OTT, 적자에도 웃는다?…母회사 뒷배로 해외진출까지 노린다
적자 규모가 최소 2배에서 최대 7배까지 늘어났지만, 토종 OTT 업체들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입장이다. 재무제표상 '빚'이 넷플릭스와의 전면전을 치룰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와 이용자 증대에 사용됐다는 이유에서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기업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으로 토종 OTT의 월간 실제 사용자(MAU)는 증가하고 있다. 쿠팡에서 출시한 ‘쿠팡플레이’는 최근 5개월 동안 MAU가 26% 확대되면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웨이브와 티빙도 각각 6%, 2%씩 소폭 늘었다.
적자가 되레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토종 OTT들은 현재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 이용자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영업손실을 감수한 콘텐츠 투자 확대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티빙은 콘텐츠 라인업을 다변화하고, 올해 일본과 대만을 기점으로 오는 2023년 미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웨이브 역시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진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SK그룹·CJ·KT 등 거대 모(母)회사의 존재는 대규모 손실을 상쇄할 수 있는 든든한 뒷배로 평가된다. 티빙은 CJ ENM으로부터 5년간 5조 원을 지원받는다. 웨이브도 지난해 초 SK텔레콤으로부터 1000억 원대 금액을 추가로 투자받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손실은 콘텐츠 라인업에 대한 투자 때문”이라면서 “영업손실보다 매출과 이용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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