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인상 효과 어디로”…속타는 식품업계, 1분기 수익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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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인상 효과 어디로”…속타는 식품업계, 1분기 수익 악화 우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05.09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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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확대에도 수익성은 ‘뒷걸음질’…원자재값 상승에 경기 침체·팜유 대란까지 ‘산 넘어 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김유종
식품업계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1분기 가격 인상 효과를 크게 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시사오늘 김유종

식품업계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가격 인상에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1분기 수익성 개선 효과는 크게 보지 못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곡물, 팜유 등 원재료값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더 확대됐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확대에 성공했다는 평가와는 정반대 양상이다.

대표적으로 동원F&B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9479억 원, 영업이익은 322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4.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8.0% 급감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2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5%나 줄었다.

동원F&B 관계자는 “참치 원가부터 돈육가, 우유 등 원자재값과 유가 등 물류비를 포함해 환율도 상승했다”며 “여러 원가 상승요인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아직 1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기업들도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상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919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영업이익은 489억 원으로, 10.2%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제 곡물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 여파로 수익이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6조6642억 원, 영업이익은 3948억 원으로 각각 7.8%, 2.5%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공식품은 국내외 호조세를 보일 수 있지만 바이오·사료·축산 부문의 원가 부담이 커지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때문에 업계에선 주요 기업들이 제품 가격 인상에 공격적으로 나선 데 비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식품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올해 들어서까지 즉석밥, 냉동만두, 고추장, 쌈장, 된장 등 장류, 포장김치류, 참치캔, 가공햄 제품 등 주요 먹거리 가격을 줄줄이 올렸다. 가격 인상 당시에도 기업들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식품업계의 1분기 체감 경기도 지난해 4분기보다 대체로 나빠진 것으로 확인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3월 21~31일 전국의 식음료 제조 사업체 1519곳을 대상으로 식품산업 경기동향조사를 한 결과, 대다수 업체가 작년 4분기보다 경기가 악화됐다고 답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자금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체감경기 지수는 83.9로 집계됐다. 지수 값이 100을 넘으면 전 분기보다 해당 항목이 호전·상승·증가했다고 본 업체가 많음을 의미한다. 100 미만은 악화·하락·감소 답변이 더 많다는 뜻이다. 

경기 악화 이유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37.6%), 내수 부진(34.0%), 원자재가격 등 물가상승(8.4%) 등이 꼽혔다. 특히 원자재 구매가격(143.2), 제품 출고가격(110.0)과 관련해 ‘상승’ 답변이 우세했다. 원자재값이 오른 이유로는 물가상승(52.0%), 국제유가와 물류비 상승(10.3%),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9.9%) 등의 답변이 나왔다.

더욱이 업계는 2분기에도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체감경기 전망지수는 96.9로, 1분기보다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내다본 업체가 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에는 팜유 최대 수출국 인도네시아가 수출 중단을 선언하면서 식품 물가가 더욱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식품업체들이 물량을 비축해두고는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추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수급 불안정뿐 아니라 미국의 밀 작황 우려 등으로 밀을 원재료로 하는 시리얼, 밀가루 제품 등의 가격 상승세가 우려되는 수준”이라며 “식용유와 밀가루 제품은 기초식품으로 체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해결책 마련에 힘써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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