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식물성 식품 출사표…“비건 넘어 소비자 전반 공략”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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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식물성 식품 출사표…“비건 넘어 소비자 전반 공략” [현장에서]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07.18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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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중 70%·매출 2000억 원 목표…가정간편식 라인업 확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식물성 식품 플랜테이블 주먹밥 2종(전주비빔 주먹밥, 불고기 주먹밥), 왕교자, 떡갈비(미트볼), 함박스테이크 ⓒ안지예 기자

CJ제일제당이 식물성 식품 사업에 본격 뛰어든다. 최근 성장하고 있는 대체육 시장을 잡고, 바다 너머로 무대를 넓혀 매출 2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한식에 최적화된 메뉴를 중심으로 식물성 식품 카테고리 저변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18일 CJ제일제당은 서울 중구 CJ 인재원에서 ‘Plant-based(플랜트-베이스드) R&D Talk’ 기자간담회를 열고, 식물성 식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오는 2025년까지 매출 2000억 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주요 진출 국가는 미국과 유럽 등이다.

정길근 CJ제일제당 커뮤니케이션실장은 “CJ제일제당 식물성 식품은 국내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며 “대체육은 물론, 보다 범위가 넓은 플랜트-베이스드 배양육까지 포함하는 대체단백시장과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건강, 친환경을 생각하는 모든 소비자를 아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메뉴는 플랜테이블 떡갈비, 함박스테이크, 주먹밥 2종이다. 고기 없이도 풍부한 식감과 육즙이 특징이며, 이탈리아 V라벨 비건 인증을 받아 재료는 물론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철저히 관리했다는 게 CJ제일제당의 설명이다. 최적화된 플랜트-베이스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인천 2공장에 연 1000톤 규모의 자체 생산라인도 구축했다. 향후 글로벌 사업 확대에 맞춰 추가 증설도 검토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식품이 기존 제품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공존을 모색해 새로운 식품 유형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궁극적으로는 육류가 함유된 가정간편식 대부분의 제품을 소비자들이 식물성 식품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제품을 확대해 나간다.

식물성 식품은 고기(肉), 생선, 우유 등 동물에서 유래한 모든 식품을 식물성으로 대체한 것을 지칭한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26조4000억 원으로 추정되며, 매년 평균 두 자릿 수 이상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도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식물성 식품 시장 규모는 2017년 73억 원에서 2020년 94억 원으로 확대됐고, 지난해에는 111억 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는 2025년에는 181억 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정현학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담당 Plant-based팀 부장은 “버터와 마가린, 우유와 두유, 게살과 게맛살이 각자 영역을 창출한 것처럼 식물성 식품도 고유의 영역을 창출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CJ제일제당_사진자료]18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Plant-based 사업 기자간담회에서 식품전략기획 Plant-based팀 정현학 부장이 발표하고 있다
18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Plant-based 사업 기자간담회에서 식품전략기획 Plant-based팀 정현학 부장이 발표하고 있다. ⓒCJ제일제당

다만, 아직까지는 생소한 식물성 식품 시장을 공략하는 데 과제도 산적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식물성 식품은 맛이 떨어진다는 인식의 전환이다. 2020년 Good Food Institute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소비자들은 ‘맛 개선(25%)’, ‘더 저렴한 가격(24%)’ 등이 실현되면 식물성 대체육을 먹어보겠다고 답했다. 국내 소비자들 역시 맛에 대한 기대감이 낮고 비슷한 여론이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이에 CJ제일제당은 맛과 식감에 중점을 두고 신제품을 개발했다. 특히 고기를 대체하는 식물성 소재인 'TVP'(Textured Vegetable Protein)를 독자 개발해 고기 함량이 높은 떡갈비 등에 적용했다. 해당 소재는 대두·완두 등을 자체 공법으로 배합해 만든 식물성 단백질이다. 단백질 조직들이 촘촘히 엉겨 붙도록 만들어 실제 고기와 유사한 육질과 육즙을 구현하고자 했다는 게 CJ제일제당의 설명이다. 특히 조리 과정에서 열을 가한 후에도 고기의 맛과 식감이 유지되며 다양한 제형으로 제품화할 수 있어 국·탕·찌개 등 한식에 적합하다고 부연했다.

윤효정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Science&Technology 담당 상무는 “현재 대체육 제품들은 씹는 맛이 부족한 실정으로, 이를 살리기 위해 5년 이상 연구를 실시했다”며 “해당 기술을 통해 다양한 제형 구현이 가능하며 이를 통한 식물성 대체육 라인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저항도 고민거리다. CJ제일제당은 이번 신제품의 소비자 가격은 기존 식물성 식품이 아닌 판매 제품과 유사한 수준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제 곡물가 인상, 원달러 환율 상승 등도 수입 의존도가 큰 식물성 식품 사업에는 부담이다. 

정현학 부장은 “사업을 준비할 당시엔 국제정세가 이렇지 않았는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때 곡물가 등이 전반적으로 모두 인상됐다”며 “그렇다고 제품 품질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공장 생산성을 높이고 고정비를 절감하는 식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랜테이블'(PlanTable) 인지도 제고도 고민거리다. 플랜테이블은 CJ제일제당이 지난해 12월 론칭한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로, 비건 만두와 김치 등을 처음으로 선보인 바 있다. CJ제일제당은 소비자들의 낮은 인지도를 고려해 당분간 기존 브랜드 비비고, 고메, 햇반 등과 함께 브랜드를 사용하는 전략을 택했다. 향후 인지도가 상승하고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 단독 브랜드로 내놓을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연구개발을 지속해 식물성 식품 사업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국내 시장 대형화를 위해 급식업체와 협업을 강화하고, 프랜차이즈 브랜드와도 파트너십을 늘리는 등 식물성 식품을 경험할 수 있는 B2B 채널을 확대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의 노하우와 경험이 축적된 식물성 식품으로 국내 시장을 개척하고 미국, 유럽 등 해외 선진시장 직접 진출을 확대해 한국 식문화의 세계화를 완성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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